2022 KBO리그에서 전통의 명가 KIA 타이거즈가 5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KIA는 2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둬 2연패를 피했다. 하지만 6위 롯데 자이언츠에 5경기 차로 쫓기는 가운데 마운드에 불안 요소가 많아 아직 5위 사수를 장담하기 어렵다. 

시즌 막판 KIA의 불안 요소 중 하나는 에이스 양현종의 부진이다. 그는 10승 6패 평균자책점 3.76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58로 외형적인 지표는 무난한 편이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3.11로 팀 내 투수 중 1위다. 

올시즌 10승을 이미 달성한 가운데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며 141.1이닝을 던졌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정규 시즌 종료 시점에는 180이닝을 돌파하며 이닝 이터의 면모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 KIA 양현종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하지만 8월로만 압축하면 투구 내용이 매우 저조하다. 4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66 피OPS 0.853으로 부진하다. 7월까지 14차례에 달했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8월에는 한 차례도 달성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는 5이닝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팀 패배에 일조했다. 

양현종의 8월 부진은 무더위와 함께 시즌이 거듭되어 피로가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KIA는 외국인 투수는 물론 불펜 필승조의 핵심 투수들까지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해 그에게 상당한 부하가 돌아갔다. 선발진과 불펜에 여유가 있었다면 선발 로테이션을 한두 번 거르며 휴식을 부여받았을 수도 있었다. 

지난해 양현종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아 올해가 더욱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12경기에 등판해 35.1이닝, 마이너리그에서 10경기에서 45이닝을 던져 합계 80.1이닝만을 소화했다. 
   
하지만 올해는 규정 이닝인 144이닝에 육박하는 141.1이닝을 이미 소화한 형국이다. 지난해의 두 배 이상 이닝을 소화할 공산이 매우 크다. 외국인 투수가 전년도에 구원 위주로 등판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않았으나 KBO리그에 데뷔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다 이닝 누적으로 지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1988년생으로 만 34세 시즌을 치르는 베테랑 양현종을 강력한 구위를 앞세우는 파이어볼러로 분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이전이었던 2020년 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2km/h였으나 올해는 142.3km/h로 1.9km/h 하락했다. 패스트볼 구속만 놓고 보면 이제는 경쟁력 있는 선발 투수라 보기는 어렵다. 

김종국 감독은 25일 경기를 앞두고 양현종이 한 번 정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시기가 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못 박지 않았다. 6위권 팀들의 추격이 거세 1승이 아쉬운 와중에 불펜 필승조의 공백이 여전히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반등 여부는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와 직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현종이 '대투수'의 면모를 되찾아 KIA를 가을야구로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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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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