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치

인천경기

포토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 집무실 책상에는 40여 년 전 사무관 첫 발령 때 받은 명패가 놓였있다. 3면으로 된 명패에는 각각 '김동연' '정직 성실 창의' '출장중'이 새겨져 있다. ⓒ 권우성
 
김동연 경기도지사 집무실 책상. 왼쪽 모서리에 40여 년 전 사무관 첫 발령 때 받은 명패가 놓여있다. ⓒ 권우성
 
'김.동.연'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면으로 보이는 책상 위에 직함도 없이 한글 이름 석 자만 새겨진 작은 명패가 소박하게 놓여있다. 그 흔한 용무늬 자개도 없고, 크리스털도 아닌 검은색 나무 명패다.
 
"딱 40년 전 공무원 시작할 때 받은 명패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초임 사무관 발령 때 받았던 명패를 들어 보이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35년 공직생활 내내, 심지어 경제부총리를 지낼 때도 이 명패를 고집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명패 뒤에는 '정직·성실·창의'라는 세 글자가 새겨져 있다. 김동연 지사는 "정직과 성실이야 공무원이면 당연하지만, 창의는 공무원에게서 가장 부족한 덕목"이라며 "자리가 안정될수록 창의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집무실의 특별한 명패 
 
김동연 경기도지사 집무실 책상에는 40여 년 전 사무관 첫 발령 때 받은 명패가 놓였있다. 3면으로 된 명패에는 각각 '김동연' '정직 성실 창의' '출장중'이 새겨져 있다. ⓒ 권우성
 
그래서일까? 판잣집 소년 가장에서 경제부총리까지 '흙수저의 신화'를 이룬 김동연 지사의 최대 화두는 "기득권 깨기"이다. 그가 2017년 쓴 첫 번째 책 제목은 <있는 자리 흩트리기>(쌤앤파커스) 였고, 지난해 쓴 두 번째 책 제목은 <대한민국 금기 깨기>(쌤앤파커스) 였다.
 
그는 "기득권을 다른 말로 하면 대한민국 금기다. 정치인들, 공무원들은 자기가 가진 기득권을 쉽게 내려놓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제가 정치교체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저 역시 제가 있는 자리 흩트리기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숱한 정계 입문의 유혹을 떨쳐내던 김 지사가 결국 지난 대선판에 뛰어든 것 역시 '있는 자리 흩트리기'의 일환이었다. '정치교체'를 아젠다로 내세우며 기득권과 싸웠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연대한 후 다시,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출마해 당선됐다. 민주당 정치교체위원회 위원장인 그는 오는 28일 당 전당대회에서 '국민통합 정치교체를 위한 결의안'을 전 당원 앞에 발표한다. 이 모든 일이 만 1년 만에 벌어졌다.
 
김동연 지사는 "결의안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정치교체를 왜 하느냐'이다"라며 "이념 싸움, 정쟁,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양극화,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고, 사회 계층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올바른 경제정책과 민생을 위해서 정치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에는 기득권 내려놓기, 양당 구조 깨기, 정치세대 다양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권력구조 개편과 정치개혁의 내용이 포함됐다.
 
김 지사는 "새로운 민주당 지도부가 정치교체를 어떤 식으로 실천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분명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민주당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문 걸어 잠그고 안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당론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고통스럽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민주당이) 다시 국민에게 지지받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와의 인터뷰는 24일 오전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이다.
 
"양극화와 소득불균형이 근본적 원인... 계층 이동 사다리 놓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 권우성
 
-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웠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앞으로 도정을 운영하면서 본인의 삶이 녹아드는, 꼭 해보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길고 짧은 계층 이동 사다리를 놓고 싶다. 정치인의 역할은 젊은이들에게 태어날 때 입에 물고 있는 수저 색깔로 인생이 결정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거다. 그걸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의 역동성 때문이다. 계층이동 사다리가 끊어진 사회는 계층이 고착화 될 수밖에 없고, 그게 심해지면 옛날 왕조시대 양반, 상놈이 고착화 되는 거다. 옛날에는 그런 사회가 지속되면 혁명이 일어났다. 지금은 경제 위기의 모습으로 나타날 거다.
 
많은 사람이 2008년 국제금융위기나 IMF 위기의 근본적 원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밖에 나가서 찬 바람 쐬면 심한 감기에 걸린다. 직접적인 원인은 찬 바람(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을 쐰 것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자기 면역력이 약화 됐기 때문이다. 그게 뭐냐면, 양극화와 소득불균형, 거기서부터 비롯되는 사회 갈등이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두고 시혜라고 하는 것은 마이크로 한 얘기이고, 매크로 하게 얘기하면 우리 경제와 사회의 역동성과 직결된다."
 
- 최근 발생한 '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은 사회안전망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경기도에서는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생각인가?

"아무리 공공에서 촘촘하게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도 사각지대는 나오게 돼 있는데, 그 부분을 사회 공동체가 담당해야 한다. 사회 공동체의 경우는 주변에서 그런 상황을 인지하게 되면 본인이 못하더라도 공공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할 수 있다. 그렇게 연락하는 분들이 어떤 보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사회적 인정과 보람을 얻을 수 있다.
 
공공분야도 제도만 가지고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이 대표적이다. 제가 도지사에게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핫라인 만들자고 했다. 이번 건은 기초단체의 일에 가깝다고 하지만, 지금 사람 생명이 달려있는데 기초면 어떻고 광역이면 어떻고 중앙이면 어떤가. 특히, 어려움에 부닥친 분들이 지원받는 것에 대해 낙인 효과나 남한테 폐 끼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권리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줘야 한다."
 
"경기도, '혁신적 포용도'로 만들 것"
 
김동연 경기도지사. ⓒ 권우성
 
-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에 이어서 민주당 소속 경기도지사로 당선됐다. 이전과 어떻게 다른 경기도를 구상하고 있나?

"경기도에서 민주당의 가치를 한번 제대로 실현해보고 싶다. 민주당이 지난번 선거에서 패배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민주당 가치를 모르거나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강령에 있는 '혁신적 포용 국가'라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저는 더 많은 기회와 더 고른 기회를 강조했다. 혁신과 닿아 있는 더 많은 기회는 우리 경제와 사회 역동성을 통해서 질적인 성장을 하고 파이를 키우는 일이다. 더 고른 기회는 상대적으로 포용, 상생,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저는 경기도를 '혁신적 포용도'로 만들고 싶다.
 
17년 전, 노무현 정부 때 제가 '비전 2030'을 만들어서 복지국가를 주장했다. 그때 제가 누구도 얘기하지 않았던 양극화와 인구 위기를 얘기했고, 동반성장이라는 말을 처음 썼다. 복지국가를 달성하는 두 방향을 제시했는데, 하나가 제도개혁, 즉 혁신이었고 두 번째가 선투자, 즉 포용이었다. 선투자는 국가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얘기한다. 궁극적으로는 돈을 절약하는 길이다. 선투자하지 않으면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 그 논리로 당시 야당, 지금의 여당이 주장했던 '세금폭탄'이라는 프레임을 좌초시켰다."
 
- 경기 북부 특별자치도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고양시를 비롯해 일부 도시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앞으로 의견이 다른 시군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 예정인가?

"제 공약이라고 해서 내지르거나 무모하게 추진하지 않고 경기 도민들로부터 지지받아 일하고 싶다. 전임 지사들은 재정 등의 이유로 반대하거나 소극적이었다. 저의 철학은 다르다. 경기북도는 과거 60~70년 동안 분단국가로서 군사 보호구역이나 상수도 환경보존 지역으로 중첩 규제를 받아서, 영업이나 주거, 활동 제한 등 피해를 많이 봤다. 하지만 그 피해를 보상해달라는 논리로 접근하지 말자고 호소하고 싶다.
 
경기북도는 대한민국 어느 지역보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 만약 북도가 신설된다면 18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가 된다. 경기북도가 가지고 있는 360만 인적 자원의 우수성, 자연과 그 생태계의 비교 우위, 경쟁력 등은 대한민국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단연 으뜸이다. 이 잠재력을 가지고 경기 북부뿐만 아니라 경기 남부를 포함해서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엔진을 만들어 보겠다. 경기 북부가 성장하면 대한민국 성장률 1~2%포인트 올리는 거 어렵지 않다.
  
다만 비전과 청사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정교하게 만들어서 추진해야 한다. 그냥 무대뽀로 단기간에 추진하지 않고 공론화 과정을 밟을 것이다. 비전과 콘텐츠, 앞으로 뭐가 바뀔지, 할 일은 뭔지 등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토론하고 소통하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고, 마지막에 도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하고 싶다. 극단적으로는, 도민들께서 원하지 않는다면 저는 하지 않을 것이다."
 
- 임기 초여서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 등 인사와 관련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캠프에 있던 인사들 논공행상 문제도 있는데, 인사 원칙은 무엇인가?

"공공기관 인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기관별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이 완료됐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매듭짓겠다. 사람을 정해놓고 자리를 주는 식으로 하지 않는다. 해당 자리에 맞는 능력과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사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선거캠프에 있던 분들은 제 도정 철학을 잘 알고 있고, 그중에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분들이 많이 있다. 이분들 포함해서 역량과 능력을 갖춘 분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
 
"정치교체는 정치세력 교체... 정치 기득권 깨야"
 
김동연 경기도지사. ⓒ 권우성
 
- 지난 대선 때 '정치교체'를 아젠다로 제시했고, 이를 매개로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한 뒤, 지금 경기도지사의 자리까지 왔다. 정치에 입문한 지 불과 1년 만에 정말 큰 변화를 경험했는데, 소회가 어떤가?

"정치를 하게 된 이유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아무리 좋은 경제 정책, 교육 정책도 정치판의 변화가 없이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 때문에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비호감과 네거티브가 아니라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을 아젠다로 만든 것에 대해서는 보람을 느낀다. 경기도지사까지 운 좋게 선출이 돼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그 일에 매진하겠다."
 
-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교체'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는 뭔가?

"정치교체는 정치세력 교체다. 이제까지 정치는 말과 싸움에 익숙한 정치였고, 그런 정치세력이었다. 앞으로의 정치는 실력과 협력으로 가야 한다. 사람 교체가 아니라 세대교체를 위해서는 정치판이 바뀌어야 한다. 물갈이가 아니라 판갈이가 돼야 한다. 이재명 후보와 연대할 때 (공동선언) 5개 조항 중 1번 권력구조의 개편, 2번 정치개혁이 정치교체에 관한 내용이었다. 정치교체에 정치개혁이 포함되는 것이다. 기득권 내려놓기, 양당 구조 깨기, 정치세대 다양성,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도 정치교체에 포함된다.
  
정치교체는 결국 정치 기득권을 깨는 것이다. 기득권의 반대말은 기회다. 그래서 경기도를 '기회 수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금 정치 기득권의 토양은 양당제다. 이 승자독식 구조와 기득권 카르텔을 깨지 않고서는 정치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이 만들어지고,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시장이 정치 시장이다. 정치 신인이 정치판에 들어와서 살아남는 것은 스타트업이 특정 산업에 들어가서 사는 것보다 더 힘들다. 정치보조금 제도를 정치바우처 제도로 바꿔야 한다. 전체 유권자에게 5천 원씩 바우처를 나눠주고 매년 쓸 수 있도록 하면, 그걸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세력에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당 보조금 나누는 것을 왜 정부가 결정하나? 유권자들이 결정해야 한다."
 
- 오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국민통합 정치교체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결의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나?

"결의안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정치교체를 왜 하느냐'이다. 민생을 위해서다. 많은 국민들이 이것을 정치인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갈 거다. 정치교체에 대해 국민의힘에도 일부 지지하는 분들이 있다. 이념 싸움, 정쟁,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양극화,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고, 사회 계층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고, 올바른 경제정책과 민생을 위해서 정치교체가 필요하다."
 
- 그동안 정치권에서 많이 논의되어 왔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던 내용들인데, 이번에는 정말 실현할 수 있을까.

"결의로만 끝나면 안 된다.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초짜 당원인 저에게 정치교체위원회 위원장을 맡긴 것 자체가 실현 의지를 보여준 첫 번째 시도라고 생각한다. 앞서 2월 27일 의원총회에서 결의했고, 3월 1일 저와 이재명 후보가 공동선언을 통해 결의했다. 이번 전당대회 때 제가 결의안을 소개하고 전 당원 투표를 한다. 투표해서 만약 가결되면 전 당원의 중의를 모아서 결의안이 채택되는 것이다. 당연히 민주당에서는 이걸 기본으로 해서 정치교체에 나서게 된다.
 
특히 새로운 당 지도부가 이걸 어떤 식으로 실천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분명한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하겠다. 무엇보다 민주당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을 가지고 안에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질 것이다. 문 걸어 잠그고 안에서 최대한 토론해 당론을 모아야 한다. 단기적으로 고통스럽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민주당이) 다시 국민에게 지지받는 길이 될 것이다."
 
- 1350만 경기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도지사의 역할과 민주당의 정치교체추진위원장 역할을 동시에 맡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제 원칙은 분명하다. 저는 도정에 100% 전념할 거다. 다만, 지금 중앙 정치하고 닿아있는 유일한 끈이 정치교체위원장이다. 정치교체는 제가 정치를 한 이유고, 대선 때 민주당 후보와 연대한 이유다. 지금도 대한민국이 가진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 역할을 하겠다."
 
"9월부터 레드팀 운영... 관성 깨는 공무원 중요" 
 
김동연 경기도지사. ⓒ 권우성
 
- 경기도정에서도 정치교체를 실현할 방안이 있나?

"우선은 청년과 기업, 도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도의회와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침 도의회가 여야 78대 78, 동수로 구성돼 있는데, 우선은 제가 진정성을 가지고 도의회를 존중하면서 해 나가겠다. 중앙정부와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하는데, 협치 못할 게 뭐가 있겠나."
 
- 경기도가 추진하는 사업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레드팀'을 운영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9월 초에 구성한다. 레드팀은 도에서 하는 일을 비판적 시각에서 보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팀원은 도청 공무원 중 일정 직급 이하를 대상으로 공모해서 구성하고, 팀장은 외부 자문위원 중 한 명을 모실 계획이다. 정기적으로 모여서 경기도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고 문제점 제기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좋은 의견을 제시하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씩씩하게 자기 의견을 얘기하는 창의적이고 관성을 깨는 공무원이 여기에 더 가까운 모습일거다." 
 
- 본인도 공무원으로 오래 일했기 때문에 은연중에 어떤 관성 같은 게 있을 것 같다. 특히 관료와 선출직 지자체장의 업무 스타일은 매우 다른데, 이 간극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좀 건방지게 얘기하자면 저는 이미 약 20년 전부터 관성에서 벗어나 살고 있다. '내가 왜 공무원을 할까?'라는 질문에 답이 있다. 관료 생활 초반부터 15년 동안은 답을 몰랐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출세? 아마 가장 정확한 답은 제가 어렸을 때 당했던 가치박탈에 대한 보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공무원을 하는 이유를 찾았다.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명문대 나오고 사회적인 지위를 향유한다. 제 마음속에는 그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한 분노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그 정도에 있는 사람, 이건 정치인도 마찬가지인데, 자기가 하는 일에 있어서 그냥 일 열심히 하는 걸로 내 사회적 책무를 다했다? 아니다. 거기에 대해 못마땅함이 있는 거다. 그래서 공무원의 관성을 깨려고 애 많이 썼다. 그리고 직원들한테도 그걸 요구했다.
 
장관이나 부총리는 거대 담론을 얘기하기 때문에 뿌듯하지만, 어떻게 아웃풋으로 나올까 하는 것에 있어서는 공허하다. 반면 경기도지사는 주민 생활 밀착형 정책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 이 두 개가 합쳐지면 좋을 것 같다. 장관이나 부총리는 지방행정이나 주민 생활에 대해 잘 모를 거고, 지자체장은 거대 담론을 모를 것이다. 저는 운 좋게 경기도지사가 됐고, 또 중앙정부에서 경험도 많이 했다. 그 장점을 잘 조화 시키겠다."

- [인터뷰②] 김동연 "윤석열, 내 문제제기로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경각심 가져"
태그:#김동연, #경기도지사, #흙수저, #민주당전당대회, #정치교체
댓글2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삶은 기록이다" ... 이 세상에 사연없는 삶은 없습니다. 누구나의 삶은 기록이고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이야기를 사랑합니다. p.s 오마이뉴스로 오세요~ 당신의 삶에서 승리하세요~!!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