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밤 JTBC서 방송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와 북일고등학교의 1차전서 활약한 박용택

22일 밤 JTBC서 방송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와 북일고등학교의 1차전서 활약한 박용택 ⓒ JTBC


충암고등학교와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한 이후 회식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던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은 큼지막한 현수막과 마주했다. 그 안에는 충암고전을 포함한 몬스터즈 선수들의 개인 성적이 정리돼 있었다.

규정 타석을 소화한 7명의 타자 중에서 가장 타율이 낮았던 선수는 '캡틴택' 박용택(34타수 9안타 1홈런 타율 0.265 8타점)이었다. 충암고와 1차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것 이외에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침묵이 길어지다보니 유머러스했던 그가 덕아웃서 헬멧을 내팽개치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그렇게 속앓이를 해야 했던 박용택이 이번에는 'MVP'가 됐다.

22일 밤에 방송된 JTBC <최강야구>에서는 몬스터즈와 북일고등학교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침묵을 깨야 하는 박용택은 이번 경기서도 3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명타자 혹은 중견수로 나선 적은 있어도 이날은 주전 좌익수 정의윤의 부상으로 좌익수 수비까지 함께 소화해야 했다.
 
 22일 밤 JTBC서 방송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와 북일고등학교의 1차전서 활약한 박용택

22일 밤 JTBC서 방송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와 북일고등학교의 1차전서 활약한 박용택 ⓒ JTBC

 
공-수 만점 활약, '캡틴택'의 존재감

박용택이 부진 탈출의 돌파구를 찾게 된 것은 공격이 아닌 '수비' 덕분이었다. 팀이 2-0으로 앞서던 4회초, 북일고 문현빈의 타구가 좌중간 쪽으로 멀리 뻗어갔다. 외야수가 잡지 못하면 2루타 이상을 노려볼 수 있는 비거리였다.

그때 멀리서 달려온 박용택이 나타나 타구를 낚아챘다. 슬라이딩 없이도 가볍게 포구에 성공하면서 구원 등판한 송승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굳이 할 필요는 없었지만 펜스를 올라타는 마무리 동작까지 완벽했다. 그의 '스타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야구의 속설 중에서 좋은 수비가 좋은 타격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존재하는데, 박용택이 이것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5회말 1사 1, 2루서 북일고 좌완투수 김범근의 변화구가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큼지막한 3점 아치를 그렸다. 잡아당긴 타구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면서 몬스터즈가 단숨에 6점 차까지 달아났다.

타격하자마자 홈런을 직감한 듯 한 손으로 배트를 번쩍 들어올린 박용택은 타구를 응시하며 그라운드를 돌기 시작했다. 마치 2020년 9월 3일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서 문경찬(현 롯데 자이언츠)을 상대로 쏘아올린 대타 역전 3점포를 보는 듯했다.

7회말에는 상대 야수의 실책성 플레이에 1루에 출루했는데 공식 기록은 안타였다. 자연스럽게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한 셈이다. 혹여 실책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박용택은 안타를 줬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10-0으로 7회 무실점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몬스터즈도, 공-수 맹활약을 펼친 박용택도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22일 밤 JTBC서 방송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와 북일고등학교의 1차전서 활약한 박용택

22일 밤 JTBC서 방송된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와 북일고등학교의 1차전서 활약한 박용택 ⓒ JTBC

 
타격에 능한 박용택? 외야 수비도 소화했던 선수

대부분의 사람이 '박용택'의 선수 시절을 떠올릴 때면 타격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원래 그는 '외야수'였다. 1군에 데뷔한 2002년(753⅓이닝)부터 2015년(473이닝)까지 거의 매 시즌 외야 수비에 나섰다. 부상이 아닌 이상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만 2016년 이후에는 수비보다 공격에 전념하면서 지명타자로 뛴 경기가 훨씬 많았다. 또한 송구가 강한 편이 아니라서 '소녀택'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이 그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LG 트윈스의 외야를 책임지는 것은 후배들의 몫이 됐다.

<최강야구>에서도 수비보다는 공격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박용택이다. 제작진을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0.667 이상의 타율은 충분히 기록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지금까지의 성적만 놓고 보면 프로그램을 시작할 즈음 예상했던 것보다 기대 이하이지만, 북일고전에서의 호수비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한 가지, 오는 28일(일요일) 최강 몬스터즈는 U-18 청소년대표팀과 서울 고척스카이돔서 평가전을 갖는다. 공교롭게도 대표팀의 사령탑은 박용택의 초등학교 은사인 최재호 감독(강릉고등학교)이다. 야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었던 스승 앞에서 불혹의 나이를 넘긴 박용택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해당 경기는 일반 팬들에게 공개되며 추후 방송을 통해 전파를 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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