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주전 센터 박지수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주전 센터 박지수 ⓒ 대한농구협회

 
한국 여자농구의 간판 박지수(24·196㎝)가 공황 장애로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했다.

대한농구협회는 1일 성명을 내고 "박지수가 최근 과호흡 증세 발현으로 정밀 검사를 받았고, 공황장애 초기라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라며 "모든 훈련을 중단하고 열흘 이상 안정을 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적절한 치료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에 따라 박지수의 대표팀 미합류를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정선민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은 16명의 선수를 소집해 오는 18~19일 라트비아 대표팀을 초청해 평가전을 치르고, 9월 22일 호주 시드니에서 개막하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지수 없는 대표팀... 월드컵 앞두고 '발등의 불'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주전 센터 박지수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주전 센터 박지수 ⓒ 대한농구협회

 
그러나 박지수가 합류하지 못하게 되면서 15명이 모이게 됐다. 이는 선수 한 명의 공백을 넘어 대표팀과 여자농구 전체에 큰 타격이다.

세계랭킹 13위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 최강 미국(1위)을 비롯해 벨기에(5위), 중국(7위), 푸에르토리코(17위) 등 여자농구 강호들과 격돌한다. 하지만 박지수의 불참으로 높이에서 큰 열세를 안고 대회에 나서게 됐다.

박지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여자농구의 '기둥'이다.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은 박지수는 만 17세의 나이로 출전한 2016 리우올림픽에서 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2018 스페인 월드컵,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을 이끈 박지수는 지난 2월 세르비아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강호 브라질전의 '트리플 더블'을 포함해 경기당 평균 14득점 12.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국제무대에서 높이의 열세로 고전해왔던 한국은 장신 센터 박지수를 중심으로 전략의 틀을 짜왔으나, 이번 월드컵에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쉼 없이 달려온 박지수... 선수 보호가 최우선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주전 센터 박지수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 주전 센터 박지수 ⓒ 대한농구협회

 
박지수는 데뷔 후 그야말로 쉼 없이 달려왔다. 겨울에는 KB 스타즈 유니폼을 입고 여자프로농구(WKBL) 무대를 휘저었고, 여름에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기량을 겨뤘다.

그럼에도 늘 정상을 지켰다. 지난 시즌에도 압도적인 활약으로 KB 스타즈를 우승으로 이끌며 정규리그 챔피언 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하지만 대표팀과 프로 무대에서의 혹독한 일정과 엄청난 부담감에 짓눌렸다. 워낙 굳건히 정상을 지켜온 탓에 일부 농구팬들의 어긋난 악성 댓글에 시달리며 공개적으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올여름에는 미국 무대를 포기하고 국내 무대와 월드컵에 전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그동안 쌓아왔던 마음의 짐이 마침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과 KB 스타즈로서는 당장 비상이 걸렸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박지수의 온전한 휴식과 회복이다. 농구계가 선수 보호에 전력을 다해 박지수가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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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여자농구 공황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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