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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바라본 송도 앞바다
▲ 송도 앞바다 마을에서 바라본 송도 앞바다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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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율촌 송도(松道) 주민들이 마실 물조차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수시는 주민들의 식수 고충을 얼마 전에야 파악해 약 600개의 1.5리터 생수를 공급했다. 앞으로도 송도 주민 이주가 끝날 때까지 식수 공급을 계속할 계획이다.

여수 율촌면 송도는 율촌 조화항에서 송도호를 타고 5~7분이면 닿는 섬이다. 임진왜란 무렵부터 전란을 피해 사람이 들어가 살기 시작한 섬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섬에는 50여 가구가 살고 상시 거주하는 주민은 20명 남짓이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77가구 223명의 주민이 살던 제법 큰 섬이었다.
 
송도 해변에서 바라 보이는 광양 컨테이너 부두
▲ 송도에서 보이는 광양 컨테이너 부두 송도 해변에서 바라 보이는 광양 컨테이너 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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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은 여수국가산단, 광양제철, 광양 컨테이너 부두, 율촌산단으로 사방이 둘러 싸여 어로 활동도 힘들어지고 환경오염이 심각해 젊은 세대는 대부분 빠져나간 상황이다. 남은 가구들도 3~4년 안에 국가 보상을 받아 이주할 예정이다.

비록 몇 년 안에 주민들이 다 이주해 빈 섬이 될 곳이지만, 현재 송도는 주민 20여 명이 날마다 사는 섬이다. 주소지를 송도에 두고 뭍에서 드나드는 주민들까지 더하면 80~100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벌써 여러 달째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
▲ 물 안 나오는 수도꼭지 벌써 여러 달째 틀어도 물이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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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적지 않은 주민이 사는 섬인데도 송도에는 먹는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관정(管井: 둥글게 판 우물)이 하나 있지만 가뭄으로 그마저 마른 지 오래여서 각 가구의 수도꼭지를 틀어봐야 물이 나오지 않은 지 오래다.

마실 물은 물론이고 씻고 빨래하기 위한 물마저 구하기 힘든 섬에서 송도 주민들은 어찌 살고 있을까? 율촌 송도교회 이화목 목사에 따르면, 식수는 전량 여수 시내에서 각자 구입해 먹는 실정이고 씻는 물과 빨래를 위한 물들은 빗물을 받아 보관했다가 사용한다.
 
관정에서 나오는 물을 받는 물통
▲ 물통 관정에서 나오는 물을 받는 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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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21일 송도를 방문하였을 때, 이화목 목사는 빗물을 받아 저장하는 물탱크를 보여주었다. 어쩌다가 관정에 물이 고여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 날이 있는데 그때 물을 받아 저장하는 커다란 물통도 근처에 있었다. 이 목사는 "물통에 담긴 물은 '작년 8월'에 받아둔 거"라 하였다.

섬을 떠나지 못한 채 날마다 살고 있는 주민은 대부분 고령의 어르신들이다. 그분들은 자녀들이 보내 주는 생수로 지금껏 살아왔다고 한다. 많은 주민이 송도를 떠나 여수 시내에 또 하나의 거주지를 두고 섬을 드나드는 데는 산단의 환경오염과 식수 고충이 가장 컸다.
 
빗물을 받아 저장하는 물탱크. 물 구하기가 힘들어 집집마다 이런 시설이 돼 있다.
▲ 물탱크 빗물을 받아 저장하는 물탱크. 물 구하기가 힘들어 집집마다 이런 시설이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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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는 얼마 전에야 송도 주민들의 식수 문제를 파악하고 1.5리터 생수병 600개가량을 주민들에게 공급하였다. 여수시가 송도 주민의 식수를 직접 공급해준 건 처음이었다. 

기자가 여수시 담당 부서에 문의해, 지금까지 식수 공급이 없던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담당 공무원은 "해당 업무를 맡은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아 전임자가 어찌하였는지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향후 송도 주민들에 대한 식수 공급 계획에 대해서는 "마을이장님께 미리 연락을 드려 식수가 떨어질 즈음 필요한 만큼 계속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식수 공급조차 안 되어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섬은 없는지 잘 살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율촌 송도, #환경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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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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