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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질문받는 이재명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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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를 동네 선무당이 굿하듯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맡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자신을 향한 '사법 리스크'를 반박했다. 

이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출마선언문을 낭독한 후 기자들을 만났다. 이 의원은 사법 리스크 관련 질문이 나오자 잠시 웃은 뒤 "제가 성남시장부터 경기도지사 초기까지 통계를 내봤더니 근무일 기준 4일 중 3일을 압수수색, 조사, 수사, 감사를 받았다"라며 "요즘에는 다행히 덜 받는 편"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자신을 향한 수사가 "조용히 진실을 찾아서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꽹과리 치고, 온 동네 소문을 내는 게 주 목적인 것 같다"라며 "굿하는 무당인지 수사하는 검경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거기에 동조해서 검·경이 수사하고, 그걸 사법 리스크라고 그런다. 고발당하면 사법 리스크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제가 정말 비 오는 날 먼지 날만큼 이렇게 십수 년간 탈탈 털리고 있는데, 아마 저한테 먼지만큼의 흠결이라도 있었으면 이미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3년 6개월 수사해서 무혐의된 걸 또 수사한다고 압수수색 쇼를 하고... 이거야말로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정쟁"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국민은 민생 어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정적을 공격하기 위해 불필요하고 과도한 음해를 하는 건 좀 자중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인 뒤 자리를 떠났다. 국회 소통관 1층까지 찾아온 100여 명의 지지자가 "이재명"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이재명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 말이 아닌 행동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지지자에게 사인해 주고 있다.
▲ 지지자에게 사인해주는 이재명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지지자에게 사인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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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이날 출마 기자회견문을 통해 "권력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당대표 도전 역시 당대표를 권력으로 보면 욕망이고, 책임으로 여기면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선거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본인의 당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여론을 의식한 셈이다.

그는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제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라면서도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많은 분이 저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하며 당대표 도전을 말렸다. 저 역시 개인 정치사로 보면 위험한 선택임을 잘 안다"라며 "그러나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총선 승리도, 지선 승리도, 대선 승리도 요원하다. 사즉생의 정신으로 민심에 온 몸을 던지고, 국민의 집단지성에 저의 정치적 미래를 모두 맡기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래, 유능, 강함, 혁신, 통합 다섯 가지 약속을 드린다"라고 했는데, 특히 '통합의 민주당'을 공약하면서 "다름을 이유로 한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정권 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통합하고 단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직이 아닌 당은 다양성이 본질"이라며 "다름은 제거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자원"이라고도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 들 상대와의 차이보다 크지는 않다"라며 "계파 정치로 성장하지 않은 저 이재명은 계파 정치를 배격하고 '통합 정치'를 하겠다"라며 "선거마다 유령처럼 떠도는 '계파 공천', '사천', '공천 학살'이란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설훈 "팬덤 정치 폐해 너무 많아... 이재명 스스로 정리해야"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설훈 의원,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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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친문계 중진으로 꼽히는 설훈 의원도 당대표 출마 선언에 나섰다. 설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문에서 "위기의 경고음을 듣지 못하고 폭주하는 기관차를 세우기 위해 철길에 뛰어들겠다"라며 "하나 된 힘으로 옳은 길을 달리기 위해 저 설훈, 당대표 도전을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금 민주당은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용기도 없다"라며 "목숨 같던 청렴과 도덕성은 민주당을 향한 비아냥과 조롱거리로 전락했는데도 부정하고 외면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과 지선에서 연이어 참패했지만, 반성도 혁신도 하지 않은 채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라며 "예외 없는 원칙, 반칙 없는 상식으로 분열을 멈춰 세우겠다"라고 약속했다. 그는 "사리사욕을 철저히 차단하고 원칙과 룰을 흔드는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는 당대표, 뚝심 있는 저 설훈만이 할 수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출마선언문 낭독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설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문에 대해 "추상적으로 (표현)했다"라면서도 "(겨냥한 것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이재명 의원"이라고 '책임 회피' 등이 이 의원을 저격한 표현임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이름을 직접 말 안 하는 게 당원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거로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의원이 자신의 의원실로 찾아와 만났던 것에 대해서는 "방문했을 때 간곡하게 출마하지 말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의원이 그때는 심사숙고하겠다고 했고, 반박은 안 했다"라며 "이재명 의원이 출마를 안 하면 나도 안 하겠다고 했고, 끝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출마 선언을) 했다. 그래서 나도 선언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이재명 대항마'를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그는 지난 선거 이후 미국으로 출국한 이낙연 전 대표에게 "출마한다고 통보는 했다"라며 "다른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 쉬고 있는 사람을 정치 현장에 모셔오는 건 안 맞다"라고 했지만, 이 전 대표와의 소통 사실을 알리며, 이른바 '친문-비명계'의 대표주자임을 강조한 셈이다. 다수의 주자가 레이스에 뛰어들고 있지만,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단일화가 되지 않겠느냐"라며 "걱정 안 한다"라고도 밝혔다.

특히 팬덤 정치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장점도 있지만 폐해가 너무 많다"라며 "이재명 의원이 심사숙고해서 정리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그는 "본인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다"라며 "스스로 정리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재명 의원과 1시간 차로 국회 소통관에 들어선 설훈 의원 역시 다수의 지지자를 대동한 상태였다. 지지자들은 현수막을 흔들고 "설훈" 이름을 연호하며 설 의원이 기자회견장을 들어가고 나올 때 응원의 뜻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지자들과 기념촬영하는 설훈 의원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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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 #설훈,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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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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