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최근 방송가의 유행 중 하나인 스포츠예능에 새로운 후발주자가 등장했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는 한국 프로야구를 빛낸 전직 은퇴 스타들로 구성된 '최강 몬스터즈'팀의 그라운드 재도전기를 그린 야구 예능이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JTBC <뭉쳐야 찬다>(이상 축구) 등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각 방송사 마다 다양한 종목을 예능으로 풀어내는 사례를 종종 만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야구다. MBN은 <빽투더그라운드>(5월 종영)를 통해 전직 야구 스타들의 재소환을 이끌어냈고 KBS <청춘야구단>은 프로 문턱을 넘지 못한 선수들의 마지막 입문 기회를 마련하는 내용을 방영중이다. 그리고 뒤늦게 JTBC가 가세했다. <최강야구>는 채널A <도시어부>와 <강철부대>의 성공을 이끈 장시원 PD의 이적 첫 작품이면서 프로야구 레전드 홈런왕 이승엽을 중심으로 최근까지 맹활약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홈런왕 이승엽과 전직 스타들 총집합... 10패하면 팀 해체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최강야구>는 창단식과 더불어 곧바로 첫 경기에 출전하는 '최강 몬스터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3명의 독립야구단+대학생 현역 선수를 제외하면 나머지 12명은 프로야구에서 십수년 이상 뛰어온 베테랑들로 구성되었다. 최다안타 기록보유자인 박용택, 통산 10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 장원삼과 유희관,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 등 야구팬을 환호하게 만든 한 시대의 주역들도 천하의 강타자 이승엽이 등장하자 전원 기립, 90도 인사로 예를 표해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화기애해한 분위기도 잠시뿐. 제작진의 향후 계획 및 목표를 전달받은 선수들은 모두 긴장감을 감추기 못했다. 몬스터즈 팀은 앞으로 30경기를 치르게 되지만 "10경기를 패하게 되면 단장(담당PD)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프로그램은 폐지하도록 하겠다"라는 당황스런 통보를 받게된다. 그들을 더욱 위축하게 만든 건 첫 경기 상대팀 소개였다.  

몬스터즈에게 용기있게 도전한 팀은 다름아닌 덕수고 야구부였다. 일반 시청자들 입징에선 "고교생들인데 뭐가 어렵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팀에는 최고 구속 157km/h를 던지는 '괴물투수' 3학년 심준석이 존재하고 있다. 기존 프로야구 투수들조차 엄두를 못내는 강속구를 뿌리는 데다 미국 메이저리그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기에 은퇴 선수들에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기분 좋은 선취점... 덕수고의 반격, 그리고 줄부상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이택근(전 히어로즈)의 안타를 시작으로 덕수고 야수진의 실책을 틈타 기분 좋게 1회초 선취점을 올린 몬스터즈였지만 이내 수비부터 이들은 진땀을 빼기 시작했다. 이날 선발 투수는 국내 프로야구 최다 연패(18연패) 진기록의 보유자 심수창(전 LG, 롯데, 한화, 히어로즈)이었다. 은퇴하고 공을 손에서 놓은 지 3년 정도 흐른 상황에서 만나는 고교생 타자들은 결코 가볍게 대할 상대가 아니었다.  

​한때 140km/h대 후반의 빠른 공을 뿌리기도 했지만 부상, 은퇴 이후 오랜 기간 쉰 탓에 이제는 여타 고교생 투수들의 구속에도 미치지 못했다. 1회말 무실점으로 잘 넘기긴 했으나 결국 2회말 만루 위기에 동점까지 허용했다. 결국 후속 투수로 유희관(전 두산)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추가 2실점, 경기는 1-3으로 역전되고 말았다.

그리고 몬스터즈를 상대하기 위해 덕수고는 비장의 카드 심준석을 곧바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선보인다. 하지만 정성훈과 서동욱(이상 전 LG-KIA), 정근우(전SK-한화-LG)의 맹타에 힘입어 3-3 동점을 만들면서 은퇴 선수들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는다.   

​그런데 좋은 경기 흐름으로 바꿔 놓은 몬스터즈는 또 다시 난관에 봉착한다. 다음주 방영될 예고편에서 투수 장원삼은 갑작스런 통증으로 강판 당하는가 하면 서동욱은 주루 플레이 도중 다리 근육이 올라오는 등 줄부상이 빚어진다. 반면 교체 선수는 태부족인 상황. 이 위기를 이승엽 감독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진정성 측면에선 합격점... 여전히 높은 옛 스타 의존도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지난 6일 첫 방송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너도 나도 스포츠 예능을 선보이고 있지만 각 프로그램 마다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성 연예인들의 스포츠 도전기를 담은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해를 넘겨 승승장구중이지만 JTBC <마녀체력농구부>는 방영일 변경 등 초강수까지 동원했지만 결국 폐지의 쓴 맛을 보고 말았다. 야구 예능 역시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하다.  

​'국민 감독' 김인식, 괴물타자 양준혁, MVP 윤석민 등 내로라 하는 스타들이 즐비했던 <빽투더그라운드>는 불과 8회 만에 막을 내렸다.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있긴 하지만 갑작스런 종영은 프로그램의 인기와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다. 이렇다보니 비슷한 인적 구성으로 채워진 <최강야구> 역시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마련이다. 

​일단 창단식 후 오래지 않아 첫 경기 편성을 통해 웃음기 쏙 빼고 오직 승부에만 집중하는 선수들의 태도는 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그들의 진정성을 느끼기게 했다. 실제 프로야구 못잖은 박진감 있는 내용이 펼쳐지면서 몰입감을 키워준 점 역시 인상적이었다. 다만 야구 종목 특성상 실제 경기만 하더라도 3시간 넘는 경우가 허다한데 속도감 있는 전개를 선호하는 요즘 젊은 시청자 입장에선 무려 2시간에 가까운 방영시간은 채널 고정의 어려움을 느낄 만 했다. 

해당 종목 팬들의 시각에선  tvN <군대스라가>(축구)와 마찬가지로 추억의 옛 스타에게만 의존한다는 측면에서 아쉬움의 목소리도 일부 존재한다. 올림픽 또는 프로 리그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현역 선수들이 각종 예능에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해당 종목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이끄는 추세와는 살짝 반대되는 흐름을 지닌 것이다. 이승엽과 정근우가 그동안 골프와 탁구 예능에 출연하던 것과 다르게 다시 한번 방망이를 손에 든다는 건 신예 스타 부재를 겪고 있는 야구 인기의 부흥 측면에선 마냥 반갑다고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최강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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