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전쟁의 고통을 겪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려 했던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의 꿈이 꺾였다.

우크라이나는 6일(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의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PO) 결승에서 웨일스에 0-1로 패했다.

우크라이나는 슈팅 수 22-10으로 경기 내내 파상공세를 폈으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아낸 웨일스 골키퍼 웨인 헤네시의 활약에 막혔다. 오히려 전반 33분 통한의 자책골로 패하면서 월드컵 탈락이 확정됐다. 

'축구 영웅' 안드리 셰우첸코가 맹활약했던 2006년 독일 월드컵에 처음 본선 진출에 성공해 8강 진출의 기적까지 이뤘던 우크라이나는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을 노렸으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우크라 감독 "국민들, 대표팀의 노력 기억해주길"

경기가 끝나자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고, 웨일스 선수들이 다가와 위로했다. 양국 관중들도 서로 악수와 포옹을 주고받으며 격려했다.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르 페트라코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지만, 스포츠에서는 이런 일도 벌어진다"라며 "우크라이나 국민이 대표팀의 노력을 기억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한 자책골을 넣은 안드리 야르몰렌코에 대해서도 "대표팀을 위해 뛴 그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라며 "대표팀에 누구도 비난받을 만한 선수는 없다"라고 감쌌다.

그는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매일 여성과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라며 "러시아는 우리를 해치려고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은 지금도 저항하며 조국을 지키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대표팀 주장 올렉산드르 진첸코 "앞으로도 축구 선수로서 조국을 대표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야 하고, 전쟁은 당장 중단되어 한다. 오늘은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당하고 있지만, 내일은 누가될지 알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사는 한 축구팬은 AP통신에 "우크라이나는 축구보다 훨씬 크고 많은 문제들을 겪고 있지만, 축구를 보는 동안에는 전쟁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포화 속에서도 프로축구 재개... "대통령과 함께 결정"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보도하는 영국 BBC 갈무리. ⓒ BBC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에서도 프로축구를 재개하기로 했다. 안드리 파벨코 우크라이나 축구협회 회장은 5일 "우크라이나 남녀 프로축구리그를 8월에 재개하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자프로축구 1부 리그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즉각 중단됐고, 결국 4월에 리그 재개 없이 종료하기로 결정된 바 있다. 

파벨코 회장은 "우크라이나에는 사망자 소식, 전쟁에 대한 소식만 들려온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축구는 사람들이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강력한 힘이 있다고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영토 상당 부분을 러시아군에 점령한 상황이라서 구체적인 경기 장소나 진행 방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파벨코 회장은 "리그 경기를 안전하게 진행하는 방안을 정부, 군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 유럽축구연맹(UEFA)에도 프로축구 재개 계획을 알렸다며 "전국에 포탄이 떨어지는 전쟁 속에서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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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우크라이나 웨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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