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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설과 추석 등 명절을 맞아 제수 등 성수용품 가격이 예년에 비해 얼마 올랐다는 뉴스가 거의 전부였는데 지금은 연일 물가가 올랐다는 소식 뿐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외식은 물론 각종 물가가 안 오른 게 없다. '소비자물가지수' 등 물가지표보다 '체감물가'는 훨씬 더 올랐다. 정부당국도 고물가에 대비한다고 한다. 이달 중 '물가상승률' 전망을 금융위기 이후 처음 4%대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 조치들이 얼른 피부에 닿지 않지만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 경험에도 급등한 물가를 현장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영수증에 찍히는 가격이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너무 올라 내 눈을 의심할 때가 많다.

나는 집사람을 대신해 장을 자주 보는 편이다. 10년 전 은퇴 후 심부름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거의 일상이 됐다. 내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는 품목은 두부, 콩나물, 계란, 라면, 삼겹살 등등으로 대부분 '시장물가'를 대변하는 것들이다. 

지난해 한판에 4천~5천원 하던 계란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뛰면서 몇 번이나 사는 걸 주저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이것저것 고르면서 달걀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는 것도 배웠다. 계란이 소중하고 우리 집에 얼마나 필요한 식품인지 실감했다. 지금은 구입할 때마다 계란물가를 예의 주시하고 토론할 정도로 전업남편이 다 됐다. 
 
영화 <범죄도시 2>(2022) 한 장면
 영화 <범죄도시 2>(2022) 한 장면
ⓒ 메가박스 ㈜플러스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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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아내가 영화 한번 보러 가자는 제안을 인색하지만 뿌리쳤다. 관람료가 1만4천~1만5천으로 올랐다. 지난해 비해 7.7% 올랐다고 한다(5월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출처). 할 수 없이 요즘 인기라는 <범죄도시2> 관람도 잠시 보류했다. 

가끔 아내가 좋아하는 칼국수 외식을 함께 하는데 OO칼국수 집만 고집한다. 그걸 먹으면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한다. 칼국수 가격이 달라졌다. 지난해 9천 원에서 만 원으로 올랐다. 내가 좋아하는 콩국수는 만천 원이다. 동네 중국집에서 시켜먹는 짜장면은 배달료를 포함해 8천원 이상을 받아 우리는 지난해부터 봉지 짜장면으로 아예 바꿨다.  

기름값도 장난이 아니다. 작은 아들은 승용차를 주차장에 놓고 다닌다. 두 달 전 내게 이색적인 제안을 했다. 자기 차를 쓸 일 있으면 언제든 사용해도 좋다는 것이다. 어쩐지 인심을 베풀더니만 휘발유 값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오른 것이다. 출퇴근하면서 버스를 타고 다닌 지 벌써 오래 됐다고 한다.

조만간 미국에 있는 큰 아들이 오랜만에 오는데 비행기표 값이 3년 전 보다 2배 정도 올라 4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여러 상승 요인이 있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서울 오는 것을 다시 검토해 보라고 당부했다.

며칠 전 윤석열 대통령이 지방선거 결과 소감을 묻는 기자 질문에 선거 승리보다 '경제'가 더 걱정이라는 말을 듣고 공감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이다. '고물가'는 부자들이야 끄덕 없지만 우리같은 서민들은 하루하루가 겪어야 할 고통이나 다름없다. '가격이 오르거나 비싸면 안 사고 말지'가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전업남편의 시름도 깊어만 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른 매체에 전혀 기고하지 않았습니다.


태그:#고물가, #전업남편, #체감물가, #칼국수, #범죄도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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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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