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이진영

한화 이글스 이진영 ⓒ 한화이글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최고의 한주를 보냈다. 한화는 2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 원정 경기에서 12-4로 승리했다. 이로서 kt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지난주 6경기를 5승 1패로 마감했다.
 
한화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경기력을 모두 보여준 시리즈였다. 한화는 27일 1차전에서 4-0 영봉승을 거뒀고, 28일 2차전에서는 난타전 끝에 9-8로 짜릿한 1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29일 3차전에서도 종반까지 4-4로 팽팽하게 맞섰으나 9회초 타선이 폭발하며 8득점을 몰아치는 '빅이닝'으로 kt 불펜을 무너뜨리면서 기어코 3연승을 이뤄냈다.
 
한화가 3연전 시리즈를 스윕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지난 2021년 5월 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392일 만이었고, kt전으로 국한하면 2017년 6월 18일 이후 1807일 만이었다. 올시즌 3연전 스윕패만 4번이나 당했던 한화는 kt를 제물로 한을 푸는 데 성공했다.
 
한화는 앞서 두산과의 3연전에서도 2승1패로 우위를 점하며 2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6경기에서 5승 1패는 한화가 2022시즌 들어 한 주간에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또한 19승 31패(.380)를 기록한 한화는 함께 '2약'으로 평가받던 NC 다이노스(16승 34패)와의 격차를 3게임으로 벌인 반면, 스윕의 희생양이 된 8위 kt(21승 28패)와의 격차를 단숨에 2.5게임차까지 좁히며 이제는 중위권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한화의 지난 주는 역대급 '타고투저'로 요약된다. 팀의 상승세와 별개로 한화 마운드는 지난주 6경기 동안 무려 40실점이나 헌납하며 삼성(42실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1,2선발 역할을 해줘야할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한화 마운드에 큰 부담을 줬다. 라이언 카펜터는 결국 교체 수순을 밟고 있으며. 또다른 외인 투수 닉 킹험의 몸 상태도 좋지 않다.
 
하지만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가 29일 경기에서 겨우 1승을 챙긴 삼성과 비교하면, 팀 성적은 극과 극이었다. 지난 주 한화가 유일하게 패배를 당한 지난 26일 두산전에서만 24실점(3-24)을 몰아주며 배구 스코어급 참패를 당한게 '옥의 티'였다. 한화는 이날 경기에서 역대 최다점수차 패배 타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수립했다. 최고의 한 주와 최악의 경기가 같은 기간에 공존하는 기묘한 결과였다.
 
연패를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난타를 당하고도 한화가 무너지지않은 것은, 당한만큼 갚아준 타선의 힘이었다. 실점도 많았지만 무려 48득점을 올리며 지난주 10개구단중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개막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던 김인환은 6경기 타율 4할4푼4리(18타수 8안타) 2홈런 9타점을 기록하며 최근 한화 중심 타선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 KIA에서 이적해온 이진영은 지난주 2홈런 5타점을 포함하여 벌써 6개의 홈런을 때려낼 만큼 강력한 장타력이 돋보인다.

또한 선발출장이 늘어나고 있는 유격수 박정현은 최근 타석에서도 최근 4경기에만 홈런 포함 10개의 안타를 때려내는 활약으로 하위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한화이글스 하주석

한화이글스 하주석 ⓒ 연합뉴스

 
한화는 1990년대 전성기에 이른바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리우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했다. 장종훈-김태균-이범호-댄 로마이어-제이 데이비스 등 내노라하는 강타자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한화가 극심한 암흑기에 빠지면서 타선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김태균을 끝으로 한동안 그 뒤를 이을만한 거포들을 발굴해내지 못했고, 외부 영입도 지지부진했다. 한화는 올시즌도 현재 팀타율 .238로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타격 관련 지표가 대부분 중하위권인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 주만 놓고보면 한화는 오랜만에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향수를 일깨우기 충분한 폭발력을 보여줬다. 별다른 외부 영입 없이 젊은 선수들의 육성 위주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25일 두산전 8회 6득점을 비롯하여, 28일 kt전에서는 1회 4득점-4회 5득점으로 두 이닝만에 9득점을 뽑아냈고, 29일 kt전에서는 9회 8득점을 몰아치는 등 최근 눈에 띄게 잦아진 '빅이닝'의 증가도 눈에 띈다. 단순히 특정 선수 몇 명의 컨디션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찬스에서 그만큼 팀 전체의 응집력이 좋아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마운드도 전반적인 실점은 많았지만 장시환이 새로운 수호신으로 자리잡았고 불펜들의 분전과 수베로 감독의 수비 시프트가 위력을 발휘하며, 종반 1-2점 차이에서 승리를 지킬 수 있는 뒷심은 강해졌다는 평가다. 수베로 감독도 "타선과 마운드 모두 꾸준하게 잘해줬다. 야구는 기복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며 선수들의 활약상을 칭찬했다.
 
2약에서 한 걸음 벗어난 한화는 내친김에 중위권 반등까지 노린다. 한화는 오는 31일부터 NC-키움과 홈 6연전을 펼친다. 감독교체 이후에도 별다른 반등의 계기를 만들지못하고 있는 NC와의 '꼴찌대첩', 6연승의 파죽지세를 달리고있는 2위 키움과의 대결은 한화가 중위권으로 올라설지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할지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다.
 
최근 kt와 롯데가 동반 부진에 빠지며 순위 싸움이 다시 요동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화에게도 분명히 5강싸움에 끼어들 기회는 있다. 상승세의 젊은 독수리들이 만년 하위권이라는 오명을 벗어나 프로야구 판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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