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방영된 KBS '빼고파'의 한 장면. ⓒ KBS
즐거운 다이어트가 존재할 수 있을까? 지난 4월 30일 첫 방영된 KBS <빼고파>는 시청자들 누구나 최소 한 번 이상 경험했을 법한 살빼기에 대한 고민을 유쾌하게 풀어보는 신규 예능이다.
각종 예능 및 교양 프로그램에서 다이어트는 자주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다. 유명 의사, 헬스 트레이너 등의 조언을 통한 식습관 조절, 운동을 시행하며 체중 감량에 도전하는 건 십수년 사이 봐왔던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화면으로 소개된 방법을 실제 자신의 것으로 터득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맛있게 먹으면 0 Kcal" 등의 말로 평소의 식습관을 합리화 하는 등 '작심삼일'이 되는 게 대부분 사람들의 공통된 경험일 것이다.
그런데 과감히 "먹방되는 다이어트", "먹고 즐기는 살빼기"를 표방한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빼고파>는 연예계 대표적인 '다이어터' MC 김신영과 체중 문제로 고민하는 연예인들의 실제 도전기를 통해 건강하고 즐거운 다이어트의 방법을 제시하고 나섰다.
"3가지가 없는 다이어트" MC 김신영의 자신감
▲ 지난달 30일 방영된 KBS '빼고파'의 한 장면. ⓒ KBS
<빼고파>의 시작과 더불어 MC 김신영의 간단한 인터뷰가 소개되었다. 연예계 대표적인 다이어트 성공자 중 한 명인 그녀는 평소 SNS를 통해 이와 관련한 팬들의 질문 메시지를 매일 90여 개 이상 받는다고 말한다. 본인이 경험했고 사람들의 고민에 공감하는 김신영은 그래서 <빼고파>에 참여하는 연예인들에 대해 3가지 원칙을 적용한다고 말한다.
1. 목에서 쇠맛 나는 운동은 안 시킨다
2. 체중계 측정 안 한다
3. 맛없는 식단은 가라 (닭가슴살 NO)
예전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헬스보이' 같은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각종 예능 속 다이어트에서 꼭 등장해온 요소를 모두 제거, <빼고파> 만의 유쾌하고 즐거운 살빼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선 유산소 운동, 식단 조절 등은 꼭 들어가는 요소인데 과연 김신영의 자신감은 통할 수 있을까?
각자의 경험담 고백부터 마지막 만찬까지
▲ 지난달 30일 방영된 KBS '빼고파'의 한 장면. ⓒ KBS
출연진들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본격적인 다이어트 돌입에 앞서 <빼고파>는 MT를 통해 그들의 성향, 식습관, 체형을 파악하기로 했다. 배우 하재숙과 고은아, 안무가 배윤정, 아이돌 유정, 작곡가 박문치, 유튜버 일주어터 등 참가자들은 각자 한짐 가득 든 채 숙소를 찾아왔다.
개그우먼 김혜선의 갑작스런 등장과 더불어 시작된 점핑 머신 운동에 잠시 넋을 놓기도 한 출연진은 김신영과의 만남을 통해 자기 소개, 그간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먼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한다. 육아 때문에 바뀐 식습관(배윤정), 유튜브를 진행하면서 늘어난 음주(고은아), 아이돌로서의 관리(유정) 등 저마다 가진 고민, 그리고 부작용 등을 털어 놓으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어진 저녁 식사는 하재숙이 준비한 각종 해산물을 중심으로 풍성한 먹거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의 만찬을 마지막으로 <빼고파> 멤버들은 과거의 습관을 뒤로 한 채 본격적인 합숙을 통한 다이어트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방송 말미 소개된 다음주 예고편 속 출연진은 봉인된 냉장고 문을 열기 시작하고 급기야 심야 탈출(?)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과연 그들은 살빼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흔한 소재, 다른 접근 방식... 기대되는 향후 내용
▲ 지난달 30일 방영된 KBS '빼고파'의 한 장면. ⓒ KBS
'다이어트'라는 보편적인 소재만 놓고 볼때 <빼고파>는 그리 특이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늘어난 체중에 고민하는 출연진들을 단체로 모아 일정한 관리 방식을 적용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첫방의 내용은 기존 예능과 뭔가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다. 잠시 숨가쁜 운동이 등장하긴 했지만 이는 참가자들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수단 정도로 활용되었다.
1회부터 격한 트레이닝에 돌입하는 기존 다이어트 소재 예능과 다르게 <빼고파>는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대화에 제법 큰 비중을 할애하며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닌, 공감대의 형성에 노력을 기울인다. 물론 예고편에서 보여진 것처럼 일정 부분의 제약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소동이 곁들어지면서 소소한 웃음을 제공할 전망이다.
평소 올드한 느낌의 자막이 남발되던 기존 KBS 예능들과 다르게 <빼고파>에선 제법 세련된 효과가 가미된 문장, 표현 기법이 자주 목격되는 등 젊은 감각을 가미했다는 인상도 심어준다.
막연히 굶거나 닭가슴살 먹고 격한 운동에 돌입했다가 이내 좌절해온 보통의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방식을 제시할 수 있다면 <빼고파>는 분명 작지만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