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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여행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여행
ⓒ 416해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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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가 어딘지는 분명하게 알아요
그런데 거기까지 가는 길은 잘 몰라요
처음 가보는 길이니까 많이 헤맬 거예요
그래도 같이 갈래요?
-'기억여행' 대사 중-

8년 전의 그 날을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길을 어떻게 걸어왔는가? 세월호 참사 8주기 다음날인 4월 17일, 416해외연대가 극단 '노란리본'의 '기억여행' 온라인 상영회 및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미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이들 100여 명이 줌을 통해 참석해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기억여행' 온라인 상영에 앞서 묵념, 추모사, 추모시, 416해외연대의 추모영상을 통해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잊지 않을게
기억하는 걸로 무얼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기억하고 추모하며
끝까지 함께 있을게
이 봄이 지나도 잊지 않을게
-추모시(미국 엘에이 이유진) 중-

이 봄이 지나도 잊지 않을게

'기억여행'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어머니들로 구성된 극단 '노란리본'의 네 번째 작품이다. 2017년 세월호 인양, 2015년 도보 행진, 2014년 청와대 앞 농성과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날의 2014년 4월 15일까지. 지난 8년의 세월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진실'을 찾기 위한 가족들의 여정을 담은 연극이다.
 
어떤 이들은 떠나겠지만, 어떤 이들은 끝까지 남아 어머님들의 곁을 지키며 땀과 힘을 보탤 거예요
-'기억여행' 대사 중-

연극은 가족들이 그동안 겪어야 했던 모욕과 수모, 아픔의 과정을 그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아이들과의 행복했던 순간을 추억하고, 새로운 만남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작은 희망의 싹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결코 좌절 가운데 있는 것만은 아님을 또한 보여주었다.

연극 상영 후에는 극단 '노란리본'의 김태현 감독 및 출연자인 희생자 어머니들과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어머니들은 너무나 큰 아픔을 겪은 이야기를 연기로 해야 하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관객들과의 소통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도 했다.
 
4월이 정말 아프고 힘들어서 공연을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공연을 보고 감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윤민엄마 박혜영)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관객의 반응을 보면서 다시 해야 한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 (특별히) 언제가 좋았다가 아니고, 관객들의 반응에 너무 감동을 받아 언제나 좋다 (순범엄마 최지영)
엄마들이 겪은 일들을 재현하는 연기가 너무 가슴이 아프고 진상규명이 되지 않는 상황이 너무 아팠다 (예진엄마 박유신)
연극에서처럼 부모님들이 손 놓지 않는 이상 저는 손 놓지 않고 꼭 붙들고 갈 거예요 (애진엄마 김순덕)

어머니들은 또 특별한 관객들과의 만남도 소개해줬다.
학생들 앞에서 연기하는데 우리 아이들처럼 호응해주고 봐주는 걸 보면서 "엄마들이지만 고등학생 역할을 해도 되겠구나"하는 자신감과 고마움을 얻었어요 (수인엄마 김명임)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오신 공연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었을 시간이 보였고, 저희 공연에 감사하다고 해 준 말들에 큰 힘을 받았어요 (동수엄마 김도현)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여행 간담회 화면 갈무리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여행 간담회 화면 갈무리
ⓒ 416해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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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울지 않은 적 없는 대사 

'기억여행'은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걸어 온 역사를 연극의 장면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장면이 추가될 수 있다고 김태현 감독은 설명했다.

사회를 맡은 김미라씨는 "더 이상 추가되는 내용없이 빠른 시일 안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어서, 앞으로는 추억여행으로 탈바꿈해서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연극에서 '기억여행'을 안내하는 '노란리본'의 대사 중 "오래 걸릴 거예요, 아주 오래"라는 대사가 있다. 이 '노란리본'을 연기한 영만엄마 이미경씨는 "대사를 연습할 때마다 지나간 일들이 떠올라 울지 않은 적이 없다"면서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길이 안 보이고 막막하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해외연대는 추모 동영상을 통해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기억하고 있습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의지를 거듭 다짐했다. 참석자들도 채팅창을 통해, 연극에 대한 공감과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함께 손잡고 가요

눈물도 나고, 미소도 지어지는 연극이었어요. 잘 감상했습니다

함께 해 왔고, 함께 하고 있으며, 함께 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아픈 사월에 더 많은 공연 하시느라 몸과 마음이 더 힘드실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직접 뵐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우리 어머님들, 누구누구의 어머님으로서만 아니라, 어머님들 자신으로서 한 분 한 분 참 아름다우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일들이 감히 가늠이 안 되는 여정이지만, 이렇게 손잡고 같이 가기로 해요. 감사합니다

사회자는 마무리 발언에서 어머니들에게 "저희가 뒤에서 끝까지 지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힘을 드릴게요"라고 변함없고 흔들림 없는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다음에는 반드시 공연장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랬다.
 
진실이 승리하여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온 천하에 드러나, 참사의 책임자가 처벌되는 그날, 우리는 진정 아이들 앞에 떳떳할 수 있습니다.
-추모사(미국 보스턴 이금주) 중-

우리의 기억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약속이 이루어질 때까지 싸움 또한 계속될 것이다. 다시 1년 뒤, 우리들의 모습은 어떻게 기억될까? 그때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켜내고 아이들 앞에 떳떳해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여행의 416해외연대 추모 동영상 화면 갈무리
 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여행의 416해외연대 추모 동영상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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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8주기 기억여행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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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참사 8주기, #극단 <노란리본>, #기억여행, #416해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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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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