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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3월 25일 오후 9시 50분]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의 고리도롱뇽.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의 고리도롱뇽.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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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의 고리도롱뇽 알집.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의 고리도롱뇽 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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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사이 대규모 아파트 공사로 인해 멸종위기종 '고리도롱뇽'의 서식지가 파괴됐다가 '대체 서식지'가 조성된 현장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바로 부산 생활권인 경남 양산시 사송지구 개발 현장이다. 25일 오후 이곳 시멘트 도랑에는 나뭇잎이 쌓여 있었다. 그 속에 고리도롱뇽과 알집이 서식하고 있었지만, 일부는 물기가 없어 마르기 직전의 상황이었다.

한 마디로 말해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오마이뉴스>는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사송 고리도롱뇽 서식처보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이날 현장을 살펴봤다.

고리도롱뇽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한국 고유종이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 양서류다.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이 고리도롱뇽이라는 사실은 사체를 대상으로 유전자검사를 했던 2020년 10월 밝혀졌다.

환경단체는 이전부터 멸종위기종인 고리도롱뇽이라고 주장했지만야생생물의보호및관리에관한법률에 따라 포획이나 검사를 할 수 없다는 낙청의 답변에 따라 멸종위기종 서식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을 2015년부터 해오고 있다. 그런데 1공구뿐만 아니라 2공구 일대도 고리도롱뇽이 서식해 왔다.

고리도롱뇽 서식이 확인되면서 1공구는 한때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후 고리도롱뇽의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3년간 공사로 인해 고리도롱뇽 수만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이 될 정도였다.

양산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오후 2공구와 붙어 있는 시멘트 도랑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을 벌였다. 26일 많은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앞서 환경단체가 나선 것이다.

시멘트 도랑 중간에 설치된 모래주머니 사이에는 고리도롱뇽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중간 여러 군데 있는 나뭇잎 더미 사이를 살펴보니 고리도롱뇽 성체와 알집이 나왔다.

고리도롱뇽은 대개 겨울에 숲에서 동면하다 봄철에 물이 있는 웅덩이(둠벙)으로 내려와 알을 낳고 서식하다 가을이 오기 전 숲으로 다시 이동한다.

사송지구에는 고리도롱뇽이 집단 서식해 온 점이 확인된 것인데, '2공구' 아파트 공사장에 둠벙이 있었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알집 1개에는 대개 40마리 안팎의 알이 뭉쳐 있다. 많은 비가 오면 시멘트 도랑의 나뭇잎 사이에 있는 알집이 한꺼번에 관로를 통해 떠내려가고, 흙탕물에서는 서식할 수 없어 죽게 된다.

활동가들 "구조 필요"... 토지주택공사 "구조계획 세우겠다"

이날 김합수 활동가(경남양서류네트워크)와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 등은 현장 검점 과정에서 고리도롱뇽을 구조하려고 했지만, 멸종위기종 관련 규정 때문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합수 활동가는 "고리도롱뇽 성체와 알집은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주말에 비가 온 뒤에 성체가 숲에 있다가 이동하면서 이곳에서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며 "비가 많이 오면 그대로 떠내려 가게 되고, 그러면 다 죽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전에는 지금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는 곳에 둠벙이 있어 고리도롱뇽이 서식하기에 좋았다"며 "그런데 시민트 배수로에 막혀 갈 수 없게 되고, 둠벙도 없어진 상황이 됐다. 이곳에 고리도롱뇽이 서식한 지는 꽤 오래 전부터다"라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2020년에만 2만 개체 정도가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비가 온 뒤에 한 집수정을 살펴보니 수천마리가 몰려 있었고, 폐사했다. 전체 공사 기간 동안 계산하면 수만마리가 폐사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희자 집행위원장은 "오늘 현장에 와서 보니 고리도롱뇽 성체와 알집이 지난해보다 엄청나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공사로 인해 개체가 많이 줄었고, 대체 서식지를 조성했다고 하지만 서식 환경이 급격하게 파괴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전문가와 함께 고리도롱뇽 구조 계획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에서 고리도롱뇽으로 확인되기 이전에는 서식 환경을 파악하지 않아 구체적 폐사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임시 서식지 현장 등을 둘러봤다. 오후에 자연 서식지와 가까운 곳에 대해 구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전했다.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의 고리도롱뇽.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의 고리도롱뇽.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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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의 고리도롱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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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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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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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토지주택공사, #낙동강유역환경청, #사송지구, #양산환경운동연합, #고리도롱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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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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