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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6일 수요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폭력방지법 재인가 기념행사를 떠나면서 푸틴에 대해 "그는 전범(He’s a war criminal)"이라고 말했다.
 3월 16일 수요일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폭력방지법 재인가 기념행사를 떠나면서 푸틴에 대해 "그는 전범(He’s a war criminal)"이라고 말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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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한 기자로부터 '지금까지 러시아가 한 일을 보면 푸틴을 전범이라고 규정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처음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잠시 뒤 바이든 대통령은 발걸음을 돌려 그 기자에게 "내가 푸틴을 전범으로 불러야 한다고 물은 것인가"라고 되물으면서 "나는 그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I think he is a war criminal)"라고 했다. 

러시아 격앙... "미, 폭탄으로 수십만 목숨 앗아가" 반박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아파트에 창문과 가구들이 파손돼 있다. 전날 밤 러시아군에 의한 포격이 있었다.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아파트에 창문과 가구들이 파손돼 있다. 전날 밤 러시아군에 의한 포격이 있었다.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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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은 곧바로 "바이든 대통령이 마침내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했다"라며 "미국 정부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내놓은 가장 강력한 규탄"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백악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면서도 전범이라는 단어는 법적 검토가 필요한 용어라면서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규정하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해왔다.  

관련해 AP통신은 "전범이라는 용어는 구어체로 사용하면서도,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 공격을 전쟁 범죄로 규정한 제네바 협약에 따라 푸틴 대통령을 기소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는 법적 정의"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마침내 푸틴을 전범으로 규정하자 미 정부 당국자들도 추가 설명에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군의 주택가, 학교, 병원 등에 대한 공격을 볼 때 그런 결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분명하다"라며 "자신이 TV를 통해 본 것을 토대로 진심으로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푸틴을 전범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국무부에서 증거와 자료를 수집하며 별도의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폭탄으로 전 세계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국가 원수(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용납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다"라고 비난했다. 

러시아 국방부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부인하며, 이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유럽도 미국처럼 푸틴 '전범' 규정해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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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도 외교장관 화상 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전쟁 범죄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G7 순회 의장국인 독일은 17일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무기 사용을 포함해, 전쟁 범죄에 책임있는 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푸틴 러 대통령은 정당한 이유도 없이 수치스러운 전쟁을 벌였다"라고 규탄했다.

앞서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및 민간 시설에 대한 공격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개인의 국제 범죄를 재판하고 처벌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도 푸틴 대통령에 대한 전쟁범죄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ICC에 대해 "진정으로 독립적인 권위를 가진 국제사법기구가 아니다"라며 회원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CNN 방송은 "러시아는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자신과 측근들도 재판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하고 있는 일을 규정하는 상징적 의미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태그:#우크라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조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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