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도 이용만 잘하면 좋은 소식을 주고받으면서 사람 사는 공동주택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한은정 경남 창원시의원이 아파트 지하 계단에서 울고 있던 고양이를 구조해 치료한 뒤 입양시킨 사연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의원이 사는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는 2주 전부터 고양이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일부 입주민들은 고양이 울음소리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면서도 어떻게 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한 의원은 10일 저녁 지하 계단으로 내려갔다. 이때 고양이 울음소리는 들렸지만 고양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사람 소리가 나니 고양이가 숨어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고양이 소리 이야기를 하면서 웅성거리기도 했다.
한 의원은 다음 날 아침 다시 지하 계단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고양이가 배가 고파서 그런지 이번에는 한 의원 발등에 앉았다. 한 의원은 곧바로 고양이를 잡아 제일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갔다.
고양이는 생후 2개월 정도로, 안구에 이물질이 끼어 제대로 눈을 뜰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른바 '길고양이'여서 치료 이후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해진 바 없었지만, 한 의원은 "일단 아이(고양이)를 살리고 보자"고 제안했고, 병원 측은 치료에 들어갔다.
구조된 고양이는 보름 가까이 멸균실에 입원해 있었다. 입원 치료 끝에 고양이는 눈을 뜰 수 있게 됐다.
한 의원은 고양이 소식과 함께 '입양'을 바라는 사람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여놓았다.
"지하 계단에서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로 영~ 마음이 쓰이셨죠. 그 노랭이를 동물병원에 맡겨 기본 검사를 부탁드렸고 병원 측에서 중성화수술을 책임지신다 했습니다. 혹시 그 노랭이를 맡아 키우실 이웃이 계실지 여쭙습니다. 반가운 소식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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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정 창원시의원이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아파트 엘리베이트에 붙인 "아기 고양이" 관련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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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원은 "첫 대자보를 붙였을 땐 고양이를 입양하겠다는 주민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여러 사람이 전화를 해서 '고양이 소식이 궁금했다'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후 한 의원은 고양이 사진과 함께 사연을 적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랬더니 창원 명서동에 사는 한 주민이 고양이를 입양하겠다며 나타났다.
한 의원은 고양이 소식을 궁금해 할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두 번째 대자보를 엘리베이트터 붙였다.
"2주 전 그 아기 고양이는, 명서동 △△씨와 함께 살게 됐습니다. 궁금해 하시는 이웃이 계셔서 소식 공유합니다. 또 다른 소식과 정보가 생기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양이는 새 보호자가 20일 동물병원에 들러 찾아갔다. 동물병원과 새 보호자, 한 의원이 고양이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동물병원 측은 고양이가 조금 큰 뒤 중성화수술을 하기로 했다.
한 의원은 "대자보를 보고 나서 일부 주민들이 연락이 왔다. 고양이 울음소리에 온 가족이 마음을 아파했다는 주민도 있었고, 구조 이후 소식이 궁금하다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아파트 주민과 동물병원, 새 주인께도 감사 드린다"며 "공동주택을 잘 이용하면 좋은 소식도 나누고 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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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정 창원시의원이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아파트 엘리베이트에 붙인 "아기 고양이" 관련 대자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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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한 아파트 계단에 있던 아기 고양이를 구조한 한은정 의원, 치료한 동물병원, 입양한 새 주인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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