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 부자들의 찐 마음 김갑수 배우, 장민호 가수, 이순재 배우, 허재 전 농구감독, 주현 배우, 문세윤 코미디언 등신대가 1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KBS2 신규 예능 프로그램 <新(신)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新(신)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는 아버지와 아들간의 '찐 마음'을 건강하게 풀어낸 초밀착 관찰예능 프로그램이다. 2일 토요일 10시 30분 첫 방송.

▲ '新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 부자들의 찐 마음 김갑수 배우, 장민호 가수, 이순재 배우, 허재 전 농구감독, 주현 배우, 문세윤 코미디언 등신대가 1일 오전 비대면으로 열린 KBS2 신규 예능 프로그램 <新(신)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新(신)가족관계증명서 갓파더>는 아버지와 아들간의 '찐 마음'을 건강하게 풀어낸 초밀착 관찰예능 프로그램이다. 2일 토요일 10시 30분 첫 방송. ⓒ KBS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갓파더>가 다른 듯 닮은 여섯 부자들의 색다른 케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9일 방송된 <갓파더> 2회에서는 지난 주에 이어 배우 김갑수·가수 장민호, 배우 주현· 개그맨 문세윤, 배우 이순재·농구인 허재 부자가 짝을 이뤄서 여섯 남자들의 첫 만남과 인생 이야기가 그려졌다.

김갑수와 장민호 부자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음식-셀카-비데 등을 놓고 취향이 맞지않는 모습을 보이며 불안감을 자아냈다. 김갑수는 불과 스무살 차이의 장민호에게 "네가 나를 아버지라고 부를수 있겠냐"고 걱정했다. 제작진이 준비한 신가족관계증명서에 도장을 찍는 것을 잠시 유보했다.

장민호가 준비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함께한 두 사람은 간단한 게임으로 저녁 식사 당번을 정하기로 했다. TV 채널을 골라서 화면에 나오는 사람 수가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었다. 김갑수가 화면을 틀 때마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논이나 고추밭 등 자연 풍경만 등장하며 영락없는 '꽝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갑수는 어쩔수 없이 저녁을 만들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이번엔 '요리 무식자'의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내며 결국 장민호가 모든 일을 마무리해야했다. 장민호는 치즈김치전을 맛보고 헛웃음을 지으며 '맛이 없다'고 혹독한 평가를 내렸고, 이야기를 들은 김갑수는 "김치전이나 비빔밥이나.. 난 그런 걸 다 마음에 담아둔다"며 뒤끝있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살아온 이야기를 조금씩 털어놨다. 장민호는 24년이나 무명생활을 해야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아이돌로 시작하여 남들보다 빠른 데뷔를 했지만 소속사와의 갈등 등으로 팀을 해체하고 다시 여러 소속사와 오디션 등을 전전해야했다. 금전적 여유가 없었던 장민호는 월세가 저렴한 창고같은 독방에서 피부병에 걸려 고생했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가족들의 금전적 지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김갑수는 "온 가족이 다 장민호를 만든 것"이라며 감탄했고, 장민호는 "어머니가 내가 TV에 자주 나오니 정말 좋아하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장민호는 유명해지는 것을 보지 못하고 먼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만든 자작곡 '내 이름 아시죠'를 불러주며 먹먹한 감동을 줬다.

장민호의 사부곡을 들은 김갑수도 "마음이 짠해진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아버지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가 고등학교때 돌아가셨다는 김갑수는 "그 분들은 내가 지금 배우가 되었다고는 상상도 못하실 것"이라고 고백했다. 장민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과 함께 산 세월보다 제사를 지낸 세월이 더 길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상처가 됐을까 생각이 들더라"며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냈다. 훈훈한 분위기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갑수와 장민호는 신가족관계증명서에 함께 도장을 찍으며 새로운 부자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

주현-문세윤 부자는 첫 만남부터 주현의 단골 쌈밤집에서 먹방을 펼쳤다. 애주가로 알려진 주현은 의외로 낮술은 하지 않는다며 "간과 나와의 약속이다. 오후 6시전까지는 간도 좀 쉬어야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주현은 음식을 먹는 방식에 있어서도 누룽자와 쌈을 좋아하는 문세윤과 달리 자신만의 스타일과 페이스가 확고한 모습을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함께 귀가한 뒤 문세윤이 준비해온 각종 식재료를 공개하자 주현은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물건을 정리하던 문세윤은 냉장고와 주방에서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식재료들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1, 2년이 지난 것은 애교 수준이었고, 심지어 2000년대 초반으로 표시된 제품도 있어서 주현을 민망하게 했다. 문세윤은 "여기는 타임아웃이 됐다. 시간이 멈췄다"고 황당해하며 기한이 지난 식품들을 모두 버렸다. 주현은 고마움의 표시로 문세윤에게 명품 선글라스를 선물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문세윤은 주현의 과거 사진들을 함께 구경했다. 거실에 붙어있는 가족 사진은 무려 20여년전에 마지막으로 촬영했던 것이었다. 앨범에도 아내나 동료 배우들과의 사진은 있었지만 자녀들과 함께한 모습은 드물었다.

주현은 "애들하고 함께한 추억이 별로 없다. 항상 촬영 다니느라 바빴다. 너무 젊었을 때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아버지로서의 정을 주지 못했다. 자식을 이뻐하는 법을 몰랐던 무뚝뚝한 아버지였다"며 미안해했다. 이어 "아이들이 저절로 큰 것 같다. 속 안썩이고 잘 컸다. 그런데 나이 먹어서는 추억이 없다는 게 좋은 게 아니더라. 자식과 같이 있으면 이야기를 길게 못해"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문세윤은 "저도 친아버지랑 찍은 사진이 많이 없다. 예전에는 먹고 살기 바빠서 일을 많이 하셔서 그랬고, 연예인 데뷔할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고백했다. 문세윤은 "(부모자식의 관계는) 내가 (효도할) 준비가 되면 상대가 안 돼있고 상대가 되면 내가 안 돼있다. 아버지가 왜 그렇게 짧게 살다 가셨지 라고 생각이 든다"며 효도를 다하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은 준비된 서류에 도장을 찍고 정식 부자 관계를 맺었다. 주현이 "나중에 내가 없으면 재산 분할 가지고 친아들이랑 양아들이랑 싸우는 거 아니냐"고 농담하자 문세윤은 웃으며 "유산 상속을 받는 아들이 아니다. 우리는 아쉬움을 채워주는 부자 관계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주현은 "네가 그렇게 생각해주면 나야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주현은 '간과의 약속'인 6시를 어겨가면서 오미자주를 한잔씩 나눠 마시며 문세윤과의 부자의 인연을 맺은 것을 기념했다. 주현은 "너랑 나랑은 전생에 연이 있어 맺어진 사이같다"라고 애틋함을 드러냈고, 문세윤은 "사나이답게 존경의 의미로 큰절을 드리겠다"며 주현에게 절을 올리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저녁 시간이 되어 요리에 나선 문세윤에게 뜻밖의 첫 시련이 찾아왔다. 주현에게 '겉바속촉' 통삼겹살을 구워주겠다며 자신만만했던 문세윤은 고기가 두꺼워서 속이 잘 익지 않은 데다 그새 솥뚜껑 안에서는 기름이 타서 불기둥까지 치솟으며 진퇴양난에 놓였다. "이러다 소방서에서 찾아오겠다"며 점점 표정이 굳어가는 주현과 망연자실한 문세윤의 표정이 험난한 저녁을 예고했다.

이순재와 허재의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이순재는 고령의 나이에도 늦은 시간까지 대본을 꼼꼼하게 점검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허재가 잠자리에 들기 직전 자연스럽게 연기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이순재는 곧장 '연기론'에 대한 투머치 강의를 늘어놓으며 허재를 당황하게 했다. 허재는 다음날 인터뷰에서 "옛말에 어른들의 말씀은 다 약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알아듣지를 못하겠더라. 차라리 아버님을 위해서 밥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두 부자는 이튿날 가족관계 서류에 도장을 찍기전에 이튿날 '이순재 능력평가시험'을 진행했다. 전날 이순재와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허재가 이순재의 신상정보나 취향, 성격, 출연작 등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는지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허재는 붕어 수준의 기억력을 여실히 드러내며 연이은 오답 퍼레이드로 이순재의 쓴 웃음을 자아냈다. 이순재가 출연작의 명대사였던 "야동"을 직접 재현하고 허재가 따라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순재는 "허재가 연기하는 거 보니 앞으로 시트콤을 해도 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갓파더>는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가상 가족을 이루어 대한민국의 부자(父子) 관계를 재조명하는 컨셉트를 표방했다. 스타일, 인생관, 성격도 제각각인 여섯 부자자들의 이색 케미, 오히려 실제 가족에서는 보여주기 힘들었던 아버지-아들 간의 깊은 정과 숨겨둔 속마음을 서로를 통해 알아가는 색다른 관찰 예능을 표방했다.

김갑수와 장민호는 세 부자 중 평균 연령이 가장 젊고 나이 차이도 적어서 자연스럽게 '친구 또는 형제같은 수평적 부자'의 면모가 돋보였다. 주현-문세윤은 외모부터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부자' 케미를 뽐냈다. 두 사람은 일찍부터 닮은 꼴로 많은 화제가 됐고 문세윤이 틈날 때마다 주현의 성대모사를 개인기로 선보이는 등 예전부터 인연이 깊은 사이였다. 세 팀중 가장 예능감잇는 부자로서의 콤비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고령 부자인 이순재와 허재는 가장 전형적인 '옛날 아버지와 아들'의 향수를 느끼게 했다. 88세인 이순재는 현역 최고참 배우이고, 57세인 허재는 출연자 중 한명인 김갑수(65세)와 나이차가 별로 나지않은 만큼 아버지 역할을 맡아도 위화감이 없는 연령대였다. 배우와 농구인이라는 전혀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조합이자, 항상 맏형이나 어른의 위치에 있던 허재가 연장자를 맞이하여 어려워하는 아랫사람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것도 이색적이었다.

여섯 남자는 첫 만남에서부터 '아버지의 역할과 추억'에 대한 주제로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는 장민호와 문세윤, 허재의 고백이 뭉클함을 자아냈다면, 이순재와 주현은 젊었을때는 생계를 위하여 일하느라 자식들에 꼼꼼하게 챙기고 사랑을 표현할 여유가 없었던 무뚝뚝한 70-80대 아버지들의 고백은 그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었다는 공감대를 자아냈다.

고단한 세월의 질곡을 묵묵히 짊어지고 온 아버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인생의 답을 찾고 있는 아들들이 서로의 눈높이를 맞춰가며 소통하는 모습은 가족간-세대간 단절이 심화되고 있는 요즘 사회에서 모처럼 따뜻한 남자들의 가족예능이라는 희소성으로 기대를 모은다.
갓파더 부자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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