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의 거리>에 출연한 배우 한선화와 이완.

영화 <영화의 거리>에 출연한 배우 한선화와 이완. ⓒ noon


부산을 배경으로 대사의 대부분이 부산 사투리다. 헤어진 연인과의 재회를 소재로 한 <영화의 거리>가 3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에 먼저 공개된 가운데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영화의 매력을 강조했다. 

<영화의 거리>는 함께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던 선화(김선화)와 도영(이완)이 각자의 꿈에 대한 입장차이를 확인한 채 이별한 뒤 재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 연출을 하기 위해 서울행을 택한 도영, 그리고 부산에서 꿈을 실현해 보려는 선화는 끝내 서로를 붙잡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 로케이션 촬영을 하러 도영이 부산에 내려오며 두 사람은 묘한 감정의 물결을 느끼게 된다. 

극 중 선화의 직업은 로케이션 매니저다. 영화 제목 그대로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인 만큼 배우들의 이해도 또한 높았을 것이다. 부산이 고향인 한선화는 "극 중 캐릭터 이름이 제 이름과 같기도 하고, 사투리도 쓸 수 있어서 편하게 연기했다"며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는 상황이 어색할 수는 있어도 감정의 잔여물은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걸 살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영화의 거리> 관련 이미지.

영화 <영화의 거리> 관련 이미지. ⓒ noon

 
경남 울산이 고향인 이완 또한 사투리 연기에 애착을 보였다. 그는 "처음 사투리 연기를 하게 됐는데 선남선녀가 자연스럽고 편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여자친구를 두고 떠나는 모습이 이기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부산에 내려와서 그 사랑을 다시 찾겠다는 순애보를 보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 영화로 첫 장편에 도전하게 된 김민근 감독은 "로케이션 매니저라는 직업이 이색적으로 다가와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며 "저 또한 부산에 살고 있는데 그 지역뿐 아니라 일반 청년들의 고민을 결부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잔잔한 멜로 감성
 
 <영화의 거리>를 연출한 김민근 감독.

<영화의 거리>를 연출한 김민근 감독. ⓒ noon

  
감독 말대로 영화는 크게 감정 기복이 있다거나 극적 사건을 설정하지 않았다.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두 남녀의 풋풋한 감정이 영화 전반과 중후반 곳곳에 플래시백 형태로 담겨 있다. 여기에 이미 헤어진 상태로 상대에 대한 감정의 잔여가 남아 있는 두 사람이 그걸 인지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귀여운 모습들도 곳곳에 등장한다.

가슴 절절한, 눈물나게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희미하게 추억하고 잔잔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법한 작품이다. 김민근 감독이 강조한 청년의 문제는 곧 진로와 직업에 대한 것인데 두 사람 모두 기본적으로 영화에 애정을 품고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꿈을 이뤄보려 한다. 사랑과 일 사이에서 두 사람 모두 일을 택한 셈이다. 

누군가가 감정적으로 종속된다거나 상대를 원망하는 흐름이 아니기에 영화 자체로는 다소 심심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그만큼 순수하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는 음식처럼 영화는 캐릭터와 주제를 해치지 않는 선으로 캐릭터를 설정하고 사건을 구성해놓았다. 관객에 따라서는 이런 착한 태도가 영화적 재미의 반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출연 배우들은 주어진 이야기 안에선 제법 캐릭터의 매력을 발산하는 편이다.

한줄평: 무공해, 저자극 로맨스물의 매력을 펼치다 
평점: ★★★(3/5)

 
영화 <영화의 거리> 관련 정보

감독: 김민근
출연: 한선화, 이완
제작: 제작사 눈(NOON)
배급: 씨네소파
러닝타임: 77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1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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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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