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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 김기현 원내대표(왼쪽), 김재원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색한 분위기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1.8.19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 김기현 원내대표(왼쪽), 김재원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색한 분위기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1.8.19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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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와 심판이 뒤엉켜 통화 내용을 두고 말꼬리 논쟁이나 하는 모습은 참으로 유치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
"솔직히 부끄럽습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전 제주지사)가 '정리' 발언 관련 통화 내용을 두고 윤석열 예비후보를 지칭한 것인지 공방을 벌이면서 당 내부에선 양측에 자중하라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홍 예비후보는 19일 페이스북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진 않지만 당 내분 상황이 안타깝다"며 "상호 검증을 통해 무결점 후보가 본선에 나갈 수 있도록 공정한 경연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지도부가 할 일이고, 선수들은 대국민 설득에만 열중하는 것이 당내 경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두 한발 물러서 당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자. 분열은 곧 패망"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예비후보 역시 이날 "우리 당은 내부총질과 싸움박질로 날을 지새우고 있다. '국민적 배신자' '역사의 죄인'이 되는 길로 치닫고 있다. 국민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저도 속이 상해 눈물이 날 지경"이라며 "제발 이제는 이성을 찾고 각자 자중하길 바란다. 우리가 싸워야 할 상대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호소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원 예비후보와 이 대표 사이 통화를 간접적으로 공개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18일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고, 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저쪽(윤석열 예비후보)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서 이제 세게 얘기하는 거다. '저거' 곧 정리된다. 지사님(원 예비후보 지지율) 오르고 있다.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같은 날 원 예비후보는 '저거'에 대해 '윤 예비후보'라고 주장하면서 전체 녹음파일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고,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냥 딱 하다"고만 쓰고 더 이상 대응하지 않았다(관련 기사: 녹취공개 이준석... 원희룡 "'윤석열 정리'였다, 6시까지 전체 공개하라").

"드릴 말씀 없다" 자제한 이준석... 하태경 "원희룡, 사과해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1.8.19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21.8.19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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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까지 자중을 당부하는 메시지가 나왔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4·7 재보선 승리 이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지금 다시 하나 되어'를 녹음해 국민께 선보였다. 고작 3개월이 지난 지금 모습은 어떤가"라며 "정권교체라는 국민 열망을 뒤로하고, 주도권부터 잡고 보자는 캠프식 당내 정치에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과거에도 당이 중심을 잃고 이 사람, 저 사람 쫓아다니다 결국 국민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주도권 싸움은 멈추고 좋은 정책, 좋은 비전으로 경쟁해야 한다"며 "각 캠프에 다시 한번 간절하게 말씀드린다. 정치 싸움은 이제 그만두고 정책 싸움을 하자 제안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준석 대표는 최대한 발언을 아꼈다. 그는 전날과 같이 이날 회의에서 "오늘도 저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공식 발언을 자제했고, 회의 직후 기자들의 '백브리핑은 없나'라는 질문에 "네,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 

기자들 앞에 선 임승호 당 대변인은 "최고위회의에서 녹취 관련 문제는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 SNS 글(18일 페이스북)이 이 대표 입장이라고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공정성 논란이 계속 제기되는 데 대해 회의 중 다른 이야기는 없었나'라는 질문에도 "대선 예비후보와 관련해 최고위가 더 의견을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대선 예비후보 개인에 대해서도 따로 (낼) 논평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원 예비후보에 책임을 돌리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태경 예비후보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8일) 토론회가 취소되고 윤석열 캠프와 (당 지도부의 갈등이) 정돈되는 상황이었다. 그 시점에 일주일 전 통화 내용을 들고나와 다시 당을 갈등으로 몰아넣는 상황을 보면서 원 예비후보가 자기 이름을 알리려 정권교체를 방해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딱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걸 잘못을 인정한 걸로 이해하는 게 이성적 사고는 아니지 않나. 원 예비후보가 적어도 사과는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태그:#이준석, #원희룡, #윤석열, #하태경,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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