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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가 지난 5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가 지난 5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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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이 '김경율 면접관' 철회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시끌벅적해지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대선경선기획단의 진행방식이 "졸속이고, 편파적"이라며 전원 사퇴까지 요구했다.

민주당 대선경선기획단은 당초 7월 4일 열리는 '국민면접' 면접관으로 김경율 회계사를 섭외했다. 참여연대 출신으로 '조국 사태'를 계기로 여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김 회계사는 '조국흑서'라고 불리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 중 하나다. 이소영 대변인은 "비판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청취하고 국민 질문 날카롭게 전달할 수 있게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2시간만에 김 회계사 섭외는 취소됐다.

강훈식 단장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논란이 있던 것을 살피지 못한 것은 단장으로서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논란'은 김경율 회계사가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운용한 사모펀드를 '조국펀드'라 부르며 조 전 장관 쪽의 관여 의혹을 제기했던 일이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은 조씨 사건 판결을 확정하며 조 전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펀드 관련 횡령 혐의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김경율 회계사가 이전에 (정경심 교수의) 유죄를 단정짓고 그렇게 공격해왔던 부분, 그런 것에 대한 논란을 저희가 살피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다. 후보들이 반발하는 것도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은 겸허하게 듣고, 이런 실수를 두 번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강 단장은 "우리가 그런 비판하는 목소리를 들어서 극복해나가는 것이 대선기획단의 역할"이라며 "그래서 국민들에게 '민주당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저희 당은 이렇게 국민의 다양한 쓴소리를 듣는 과정으로 이번 대선을 만들어야지만 혁신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쓴소리 듣는 것들은 계속 진행해야 되겠다"고 덧붙였다.

"비판 목소리 극복해나가야" VS. "민주당의 치욕" "우왕좌왕, 자학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전 총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세균 전 총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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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세균 전 총리는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경율 회계사 섭외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이것은 80만 권리당원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분이 허위 사실도 유포하고, 명예훼손을 하고 완전히 반정부적 입장을 취해온 사람"이라며 "이런 분에게 대선 후보 경선 면접을 맡긴다면, 불쾌한 수준이 아니고 치욕"이라고 표현했다.

정 전 총리는 당 지도부와 경선기획단을 향해서도 "경선 운영이 졸속이고 편파적"이라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당연히 흥행을 해야 하지만, 어제(1일) 프레스데이만해도 전날 오후 3시에 공지하고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행사를 강행했는데 시청한 사람이 거의 없다더라"며 "이제 TV토론들도 준비가 되어 있는데, 이런 식으로 운영하면 요식행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번 문제는 제대로 따지고 넘어가야겠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당원들과 국민들의 관심을 유발하면서 후보들을 제대로 검증할 기회가 경선이지, 그냥 일방적으로 과정만 거치는 게 경선은 아니다"라며 "정권재창출을 위해선 경선부터 제대로 되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선기획단이 해온 걸 보면 제대로 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제대로 할 가능성이 없다"며 "지도부가 사과해야 하고, 경선기획단은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복지국가실천연대 정책협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복지국가실천연대 정책협력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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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이낙연 의원이 직접 페이스북에 "제 눈을 의심했다"고 반발한 데 이어 2일 캠프에서도 항의성명을 냈다. 박광온 총괄본부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였던 (전 정권과의) 차별화, 이것과 혹시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내에서) 심각하게 표명됐다"며 "지도부가 신속하게 수습했지만, 그것만으로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분명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인호 상황본부장은 "정세균 전 총리가 (기획단 전원 사퇴까지) 요구한 부분에 저희도 동감한다"며 "경선은 제대로 준비돼야 하고 그 속에서 공정성이 담보돼야 하는데 저희가 우려한 바가 이런 식으로 나타난 것 아닌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기획단이 논의할 게 많다"며 "기획단의 반성과 차질 없는, 공정하고 중립적인 경선 관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토크쇼를 하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토크쇼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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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회계사의 비판대상이기도 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역시 부정적이었다. 그는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김경율 회계사 섭외 논란과 관련해) SNS에 올린 글을 봤는데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우왕좌왕하고 자학하고 있다, 궤변 같은 논리에 민주당의 혼을 뺏기고 있다는 반응들을 많이 보이더라"며 "상당히 공감됐다. 그러나 제가 말을 아끼고 있다"고 했다.

[관련 기사]
'조국흑서' 김경율을 국민면접관 발탁했다가 취소한 민주당 http://omn.kr/1u9cv

태그:#김경율, #조국흑서, #민주당, #대선,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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