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마침내 '대권의 링' 위에 올랐다. 여권은 기다렸다는 듯 그의 출마선언문부터 취재진과 한 질의응답을 하나하나 뜯어본 뒤 혹평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광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총장이 결국 '검찰독재 시대'의 단꿈을 버리지 못했다"며 "대권 욕망을 위해 사정의 칼날을 현 정권에 겨눈, 정치검사의 귀환"이라고 썼다. 이어 "국민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며 "6월 항쟁을 기만한 6.29 선언이 있었던 오늘, 공정과 상식을 기만한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이 검찰공화국의 시작이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태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시청평'을 남겼다. 그는 "우연히 윤석열의 출마 기자회견을 보게 됐다"며 "3분의 2쯤 듣다가 헛웃음이 나왔다. 긴장이 풀어졌다"고 했다. "어디 교과서 좋은 문장을 모아 놓은 강연 같기도 하고, 자유민주주의 얘기할 땐 80년대 시국사건 검사 논고 듣는 것 같기도 하고, 철학이나 정치비전을 보여준 적 없는 안철수가 생각나기도 하고... 자신의 얘기는 들을 수 없었다"는 이유였다.
"안심이 되네요. 윤석열이 대통령 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총장의 출마선언 세 줄 요약"을 썼다.
1. 나 윤석열이다.
2. 문재인 정권 잘못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잘못한 것이 무지 많은 걸로 보인다.
3. 대안? 차차 얘기할 거고, 여하튼 정권교체할 거다. 두고 봐라.
그는 "출마 선언 어디에도 국민의 삶을 위한 비전은 없다"며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국민의힘이 늘상 외치는 '독재, 개악, 전제'란 단어다. 사실상 입당선언에 가까워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2018년에도 윤 전 총장처럼 윤봉길 기념관에서 정치참여를 선언한 검사출신 공직자가 있었다. '정권심판하겠다'고 했지만 되려 그분이 심판당했다"며 "그분의 이름은 황교안, 윤 전 총장의 미래"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 역시 "한 시간의 동문서답, 횡설수설"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기자들이 다양한 질문을 했는데 뭐라 답했는지 기억에 남는 게 없다"며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각 사안에 본인 의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또 윤 전 총장이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도 전혀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까지 남은 몇 달간,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