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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0일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당 대표증을 들고 의결 중인 김정은 당 위원장과 박봉주 당 부위원장(왼쪽부터),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2021.1.10
 지난 1월 10일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당 대표증을 들고 의결 중인 김정은 당 위원장과 박봉주 당 부위원장(왼쪽부터),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2021.1.10
ⓒ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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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월 개최한 '제8차 조선노동당 당대회'에서 노동당 당규를 개정하면서 2인자 자리인 제1비서직을 신설한 것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그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제8차 당대회에서 "제1비서, 비서를 선거한다"는 문구를 당규에 추가하고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는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대리인"이라고 명시했다.

제1비서는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012년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한 후 2016년까지 4년 동안 사용했던 직책명이다.

이번에 북한이 부활시킨 제1비서는 기존 북한이 당 대회를 통해 선출했던 비서 7명보다 높은 직위로, 사실상 김 총비서 바로 아래 2인자를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누가 제1비서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규약에서는 제1비서가 김 총비서의 위임을 받아 회의를 주재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김 총비서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할 수 있는 직책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뿐으로,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 총비서를 비롯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 총리 등 모두 5명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당중앙위원회 제1비서'라는 직책은 총비서를 제외하고 비서들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직책"이라며 "현재 북한의 비서들 중 이 직책에 임명되었거나 임명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은 조용원 당중앙위원회 조직비서 겸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이라고 분석했다.

조용원은 김 총비서 일가를 제외한 당 고위 인사로서 유일하게 지난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정 센터장은 "김여정 부부장이 1비서에 임명되려면 당 중앙위 비서직과 정치국 상무위원 또는 위원직에 먼저 선출돼야 할 것"이라고 봤다.

결이 다른 분석도 있다. 북한이 제1비서를 신설한 것은 김 총비서가 후계구도를 염두에 두고 자신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을 후계자로 앉히려고 마련한 직책이란 관측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일 "제1비서는 후계자 의미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대리인은 후계자와 후계를 이어주는 인물까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제1비서는 당 대회 없이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선출이 가능하다"면서 "수령의 신상이 위급하게 될 때 당 대회라는 복잡한 절차 없이 신속히 선임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기본적으로 (김 총비서의)대리인은 백두혈통만이 가능하다"면서 조용원 조직비서보다는 김여정 당 중위위원회 부부장이 1비서로 등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전 장관은 현재 제1비서가 선임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은 최근 인사내용을 대부분 공개하고 있고, 임명을 했는데 공개하지 않는다는 건 지금까지 (김 총비서의) 통치 스타일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밖에 북한은 당규약 전반을 개정하면서 김정일 위원장 시절 강조되었던 "선군주의"라는 표현을 빼고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치"로 대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당규약 서문에서 "조선노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국가를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 해방 민주주의의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다"는 이전 문구를 "전국적인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발전 실현"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대남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 북한은 "강력한 국방력에 의거해 조선 반도의 영원한 평화적 안정을 보장하고 조국 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앞당기려는 당의 확고한 입장"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태그:#노동당 규약, #제1비서, #김정은, #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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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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