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첫 번째 토요일,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KBO리그 개막전을 기다렸던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머금었다. 잠실, 인천, 수원, 창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가 모두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정규시즌 첫 경기를 하루 미뤘다.

비 걱정 없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유일하게 한 경기가 열렸다.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는 삼성 라이온즈가 원정길에 올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붙었다. 에이스 뷰캐넌이 선발로 등판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삼성은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1-6으로 패배했다. 5회까지 투수전을 이어가면서 팽팽한 흐름을 유지한 두 팀의 희비는 경기 중반 이후 엇갈렸다.

팽팽한 투수전의 흐름을 깼던 순간들...집중력 부족 아쉬워
 
삼성 선발 뷰캐넌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년 프로야구 KBO리그 개막전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삼성 선발 뷰캐넌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삼성 선발 뷰캐넌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년 프로야구 KBO리그 개막전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삼성 선발 뷰캐넌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한 삼성 뷰캐넌과 키움 요키시,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모두 경기 초반 호투를 펼쳤다. 1회말 뷰캐넌이 박병호를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것 이외에는 특별한 상황이 없었다.

투수전의 흐름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5회말이었다. 선두 타자 김혜성의 안타로 찬스를 마련한 키움은 1사 1루 상황에서 송우현의 안타가 나왔고, 유격수 이학주가 방심한 틈을 타서 1루주자 김혜성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허용하면서 뷰캐넌 입장에서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득점 지원도 원활하지 않았다. 6회초 무사 1루에서 삼성 이학주가 친 타구가 좌측으로 멀리 날아갔는데, 펜스를 맞고 좌익수 이용규의 글러브에 들어가 3루심은 인플레이를 선언했다. 그러나 여기서 뜬공으로 상황을 착각한 1루 주자 김헌곤이 1루로 귀루했고, 2루에서 포스 아웃 선언이 이뤄졌다. 주루를 포기한 타자 주자 이학주는 1루에서 태그 아웃이 되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늘어났다.

6회말 이정후와 박병호를 연속 안타로 루 상에 내보낸 뷰캐넌은 서건창과 김수환을 각각 땅볼,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다. 그러나 김혜성의 고의사구 이후 2사 만루에서 박동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점수 차가 벌어졌다. 볼카운트 2-2에서 박동원의 체크 스윙 여부를 1루심이 노 스윙으로 판단했는데, 중계화면 상으로는 배트가 돌아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아쉬움이 더 컸다.

뒤이어 송우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준 뷰캐넌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고, 결국 마운드를 임현준에게 넘겨줬다. 삼성은 7회초 이원석의 1타점 적시타로 뒤늦게 추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더 이상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첫 단추 제대로 끼우지 못한 삼성, 얻은 게 별로 없다

톱타자 박해민이 2안타를 기록하면서 분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대체적으로 주축 타자들이 부진한 경기였다. 특히 2번 김상수, 3번 구자욱이 나란히 4타수 무안타로 침묵으로 일관했고, 포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강민호도 3안타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허삼영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는 유격수 이학주의 부진이 뼈아프다. 김지찬과 강한울 등을 제치고 개막전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지만 수비에서 큰 실수를 범한 데에 이어 타격에서도 안일한 주루 플레이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8회초 볼넷으로 한 차례 걸어나간 게 전부였다.

그나마 KBO리그에 순조롭게 적응 중인 외국인 타자 피렐라가 첫 안타를 기록한 게 위안거리였고, 선발 1루수로 나선 김호재는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불안한 송구도 곧잘 잡아내면서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지우는 데에 노력했다. 공격에서도 세 타석 만에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상자가 있어도 나름 개막전 승리에 욕심을 낸 삼성으로선 얻은 것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더 많이 남겼다. 정규시즌 144경기 중에서 이제 1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허삼영 감독의 고민은 점점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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