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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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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과 경제 회복의 과제를 잘 수행한다면 소위 '시대정신'이라는 게 (정세균) 총리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대선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건 정 총리가 민주 정부의 적통이기 때문 아닌가 싶다."

대표적인 정세균계 인사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서구갑)의 말이다. 정세균 총리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기 전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했고 노무현 정부 때 여당 원내대표와 당 대표, 산업자원부 장관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에선 국회의장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맡은 경력 때문에 대선 주자 물망에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게 김 의원 얘기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팽팽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여당 대선주자 경쟁구도에 '정세균이 설 곳'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 자릿수 지지율부터 시작해 결국 대통령이 되지 않았나,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민심은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게 김교흥 의원의 답이다. 

김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진행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의원 모임 '광화문포럼'을 소개하는 중간중간 정 총리의 대선행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정 총리는 최근 각 부처 장관과의 일대일 토크쇼나 서울 지하철 안내 방송에 출연하고, 지역 방문 일정을 늘리는 등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세균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의원 모임 '광화문포럼' 역시 지난 10월 26일 활동을 재개했다. 여의도 정가에선 이미 정 총리가 대선 출마의 결심을 굳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 11월 6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유죄 판결을 받으며 사실상 대권에서 멀어진 뒤 당내 친문 세력들이 '제3후보' 대안으로 정 총리를 고려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서도 "조정자이면서도 결단력이 있는 정 총리에 대해 친문 의원들이 호감을 갖고 있는 건 맞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정 총리가 민주당 대표이던 2008년 당 수석사무부총장, 정 총리가 국회의장으로 있을 땐 국회의장 비서실장(2016~2017)과 국회 사무총장(2017~2018)을 지낸 측근 인사다. 광화문포럼의 전신이자 정 총리가 의원 시절 직접 결성한 '서강포럼'의 원년 멤버이기도 하다.

"민주당 현역 의원 58명 속해… 나와 김영주가 원년 멤버"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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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7일 창립총회를 열었던 광화문포럼이 10월 26일 활동을 재개했다. 어떤 모임인가.

"특별히 정치색을 가진 모임이라기보단 의원들의 공부 모임이다. 사실 의원들은 자기가 속한 상임위원회 외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 않나. 서로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인문학적 공부를 함께 하자는 취지에서 모였다. 주된 화두는 공정이나 경제, 포용사회다. 또 우리 사회의 심각한 갈등을 조정하고 종식하는 데에 관심이 많다."

- 몇 명이 속해 있나.

"민주당 현역 의원 58명이다. 김영주(서울 영등포갑), 안규백(서울 동대문갑), 이원욱(경기 화성을), 안호영(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 등이 주축이다."

- 정치권에선 '정세균계 모임'이라고 규정하는데.

"아무래도 광화문포럼이 서강포럼의 후신이라 그런 것 아니겠나. 서강포럼은 17대 국회(2004~2008) 때 정세균 당시 의원이 만든 공부모임이었다. 그때 멤버가 한 20명 정도 된다. 이제는 당의 중진이 된 조정식(5선·경기 시흥), 윤호중(4선·경기 구리) 의원 등도 그때 서강포럼의 멤버였다. 지금은 아니지만(웃음). 서강포럼 멤버 중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사람은 김영주 의원과 저 정도인 것 같다. 광화문포럼은 서강포럼이 21대 국회에서 확대·재편된 거라 보면 된다."

- 21대 국회에선 몇 번 모였나.

"코로나 상황 때문에 지금껏 세 번밖에 못 모였다. 7월 창립총회를 했고 10월 26일과 11월 23일에 강연이 있었다. 10월에 있던 첫 번째 강연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기후위기와 코로나19를 주제로 진행했다. 11월엔 건축가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대한민국의 주거 문화와 건축에 대해 고견을 들려줬다. 40명 정도씩 참석해 출석률도 높았다. 한 달에 한 번은 모이려 하는데 12월에는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돼 쉽지 않을 것 같다."

- 정세균 총리와의 인연은 어떻게 되나.

"25년 됐다.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 정 총리가 쌍용그룹 상무로 있을 때부터 지인 소개로 알게 됐다. 그때 저는 한국여론정치연구소 소장이었는데, 서로 얘기가 잘 통했다. 17대 국회 때 국회의원으로서 함께 활동했고 그 다음 선거에서 제가 떨어졌을 때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가 저를 수석사무부총장에 앉혔다. 20대 총선에서 제가 또 낙마했는데 국회의장으로 계시는 동안 제게 비서실장과 사무총장직을 맡겨 계속 일을 함께할 수 있었다."

"코로나 위기 극복한 총리 된다면 시대정신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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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에선 광화문포럼의 본격적인 활동 개시와 더불어 정 총리가 대권 준비에 돌입했다는 시각이 많다.

"정세균 총리는 직분에 충실한 분이다. 아무리 광화문포럼이 공부 모임이라고 해도 드러내놓고 세를 부풀리거나 조직 활동을 하는 모습으로 비친다면 좋아하지 않으실 거다. 지금 총리는 오로지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개인적인 정치 행보나 향후 계획에 대해 생각하고 있진 않을 거라 본다. 지금은 총리로서 문재인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내각을 잘 총괄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 아닌가."

- 그럼에도 최근 정 총리가 총리공관에 당내 의원들을 줄줄이 불러들이고 있다는 후문이 들린다. 지난 11월부터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안내 방송에 등장하고, 8일엔 각 부처 장관들과 1대 1로 대담하는 KTV 국민방송 '총리식당'을 시작했다. 지역 방문 일정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대선 행보 아닌가.

"총리가 현장에 모습을 많이 비치는 건 보다 밀도 있는 행정을 위해서도 좋은 일 아닌가. 총리는 요즘 쉬는 날도 없이 30분 단위로 일정이 잡혀 있다고 하더라. 다만, 앞서 말한 코로나 극복과 경제 회복의 과제를 잘 수행한다면 소위 '시대정신'이라는 게 총리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란 생각은 있다.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대선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건 정 총리가 민주 정부의 적통이기 때문 아닌가 싶다."

- '민주 정부의 적통'이라면?

"정 총리는 김대중 정부에선 원내부총무, 제2정책조정위원장 등을 하면서 주로 정책 활동을 펼쳤다. 그 이후 노무현 대통령 땐 당 원내대표를 거쳐 당 대표,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했다. 또 지금 문재인 정부에선 국회의장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맡고 있다. 민주 정부 내내 주도적 활동을 해온 것 아닌가."

- 현재 민주당은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양강' 체제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 '제3후보'가 나올 수 있다고 보나.

"민주당의 역대 대선을 보면 양강 두 후보만 경선을 한 경우는 없었다. 당연히 제3, 제4의 후보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게다가 아직도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나."

-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 합이 40%에 이른다. 제3후보가 비집고 갈 틈이 있다고 보나.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 자릿수 지지율부터 시작해 결국 대통령이 되지 않았나.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민심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어쨌든 민주당을 지지하는 당원이나 일반 국민들은 다음 대선에서도 반드시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원하지 않겠나. 또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계승해나가는 민주 정부 수립을 원한다. 그게 누가 될지는 가봐야 안다."

"친문의 제3후보 카드? 정세균에 호감 있는 건 맞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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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포럼뿐만 아니라 친문 중심의 대규모 싱크탱크 '민주주의 4.0'도 최근 활동을 시작했다. 어떻게 보나(관련 기사 : 민주주의4.0 황희 "계파정치? 양정철에 걱정 말라 했다" http://omn.kr/1qmtn ).

"정치인들은 대개 집단을 구성하는 걸 좋아하지 않나(웃음). 민주주의 4.0도 공부 모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민주주의 4.0에 속한 의원들 면면을 보면 그동안 우리 당에서 꽤 능동적인 활동을 했던 분들로 보여진다. 그 모임의 성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 민주주의 4.0 출범이 '제3후보 만들기'의 일환이라고 보는 시각에 동의하나.

"아직 그런 모습은 안 보이는 걸로 안다."

- 친문 세력에서 '제3후보' 카드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실상 김 지사 카드가 사라지면서 친문 의원들이 정세균 총리를 그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 역시 그간 정세균 총리가 민주 정부의 적통으로서 굵직굵직한 역할을 맡아온 때문 아니겠나. 정 총리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부드러운 스마일로 유명하지만, 한 번 결단을 하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강단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국회의장이 정 총리였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에도 사퇴하지 않고 버티던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 역시 정 총리였다. 그런 면에서 친문 의원들이 정 총리에 대한 호감을 가지는 부분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

- 최근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확산되기 전 정치권 일각에선 정 총리가 늦어도 내년 초쯤엔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권을 준비할 거란 예측이 많았다.

"지금 정부 발표나 전문가들 의견 등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에 대한 준비는 내년 2월 정도에야 완료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잠정 국면에 들어서고 경제도 회복될 수 있는 체계가 성공적으로 갖춰지면 정 총리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겠나."

- 총리직 사퇴 시점은 2월 이후라는 건가.

"구체적으로는 그때가 돼봐야 알지 않겠나."

태그:#김교흥, #정세균, #광화문포럼, #대선, #서강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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