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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논의하는 소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논의하는 소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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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가 사흘 남은 여의도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7일 국민의힘은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 시도를 막겠다며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슬슬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청 4층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앞은 시끌벅적해졌다. 오전 9시 반부터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곧 40여 명이 됐다. 이들은 저마다 손에 '친문 게슈타포 공수처법 OUT' '친문무죄 반문유죄 공수처법 OUT' '민주주의 유린 공수처법 저지' 등이 쓰인 종이를 들고 있었다. 10시 시작 예정인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 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서였다. 

법사위 법안1소위는 그동안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7인 중 6인이 찬성해야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정할 수 있다고 한 공수처법 조항 개정여부를 논의해왔다. 원래 이 조항은 야당의 비토(veto, 거부권)를 보장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실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열리고 국민의힘이 '검사 출신 2명 추천'을 고집하면서 최종 추천안을 내는 데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연내 공수처 출범을 목표로 하는 여당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의결정족수를 3분의 2(5명)으로 바꾸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마이크 잡은 국민의힘 "'애완견' 공수처장 찾으려고..."

국민의힘은 실내에서 마이크까지 써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법사위 회의장 복도 다른 쪽에는 정의당 강은미·이은주 의원 그리고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등이 모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구호에 묻혔다. 오전 10시 15분, 주호영 원내대표가 도착하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여러분 고생이 많으시다. 정기국회가 불과 3일밖에 남지 않은 오늘, 민주당은 이틀 내에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무리하고, 문제 있는 법안들을 모두 일방처리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더구나 공수처법은 자신들이 일방으로 만든 법이다. 그 속에 야당의 거부권을 스스로 보장해놓고, 자신들 마음에 맞는 '애완견' 공수처장을 찾으려고 한 번도 시행해보지 않은 법을 일방적으로 바꾸겠다고 한다. 이런 후안무치, 조폭 같은 행태가 어딨나."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논의하는 소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논의하는 소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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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을 마친 주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기 위해 자리를 떴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반 회동을 '마지막 협상' 기회로 보고 있다. 법사위 회의장 앞에 남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앉아서 연좌농성을 하자"며 자리를 지켰다. 어수선한 상황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던 민주당 소속 백혜련 법안1소위원장과 김남국·김용민·박주민·송기헌 위원은 오전 10시 31분에서야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연좌농성 현장에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지지방문을 하기도 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독재·군사정권이 아닌 촛불정권을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정권의 눈치를 살피게 하는 공수처를 출범시키는 게 간절하고, 그렇게 시급히 필요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무조건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해도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없는 공수처가 할 수 있는 것,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그것을 막는 게 여기 계신 우리 모두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시간 재는 민주당 "합의 안 되면 절차 밟겠다"
 
백혜련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장이 7일 오전 법사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논의하는 소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백혜련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장이 7일 오전 법사위원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회의실 앞에서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논의하는 소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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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민주당대로 강경하다. 7일 이낙연 대표는 "검찰개혁이 이번만은 이뤄지길 많은 국민들이 바란다"며 "모레 본회의까지 권력기관 3법(공수처법·경찰청법·국정원법)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국회의장 주재 여야 회동에서 좋은 협의가 나오길 바란다"면서도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대응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마지막 협상까지 최선을 다하겠지만,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절차는 밟겠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지도부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광주 지역 국회의원 8명은 이날 오전 긴급성명을 내고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광주의 민심이 들끓고 있다"며 "공수처 출범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또 "윤석열 총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검찰개혁 최후의 걸림돌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하루 전에는 민주당 3040초선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에 공수처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또 민주당내 개혁그룹 소속 의원들도 여의도 인근에서 회동을 열고 정기국회 회기 안에 공수처법 등 민생 개혁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관련 기사 : [단독] 민평련·더미래 등 민주당 개혁그룹 "개혁 좌고우면 안돼"). 

태그:#공수처, #민주당, #국민의힘, #검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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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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