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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군 화암사에 사흘째 머무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오른쪽).
▲ 통화하는 주호영, 직진하는 김태년 강원 고성군 화암사에 사흘째 머무는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오른쪽).
ⓒ 연합뉴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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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여야 원내대표가 만났다. 하지만 평행선만 확인했다. 남은 것은 '일하는 국회'를 부르짖는 더불어민주당이 반발짝이든 한발짝이든 움직여 스스로 변수가 되는 일이다.

24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강원도 칩거중이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만난 상황을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공유했다. 그는 "주 원내대표와 큰 틀에서 국회 정상화와 3차 추가경정예산안의 신속한 처리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했지만, 결국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에 관한 의견차는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 강원도까지 달려갔지만... 꿈쩍 않는 통합당

민주당은 슬슬 움직이려고 한다. 명분은 쌓였고, 시간도 흘렀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속이 타들어간다, 3차 추경이 7월에 집행될 수 있게 다음주 말까지는 꼭 통과시켜 주십사 하는 부탁 말씀을 간절히 올린다"고 읍소했다. 

민심을 살펴봐도 이제는 움직일 때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6월 15~19일 전국 성인남녀 2509명에게 정당지지율을 물어본 결과, 민주당은 핵심 지지층인 30대와 40대의 지지율이 각각 4.1%p, 11.0%p 떨어졌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p, 응답률 4.4%,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40대는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단독 상임위 구성을 가장 열렬히 지지(잘한 일 68.6% - 잘못한 일 26.5%)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40대의 민주당 지지율 대폭 하락을 "'(이번에) 180석을 얻고도 여전히 끌려다니냐'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단독 원구성 찬성이 52.4%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이번 총선 민의는 법사-예결 다 민주당이 맡고 야당은 원활히 협조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6일 본회의가 열린다면①] 분위기는 '돌고 돌아 11 대 7'

현재로선 6월 26일 본회의가 열릴 분위기다. 여야 합의를 강조해온 박병석 의장 역시 24일 민주당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3차 추경의 절박성과 시급성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의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돌고 돌아 11대 7'이다. 지난 15일 법사위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먼저 선출한 민주당 손에는 운영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행정안전위, 여성가족위, 그리고 정보위가 남아있다. 정보위원장은 여야 부의장과 원내대표가 협의해 뽑도록 한 국회법 48조를 고려하면, 26일에는 나머지 4개 상임위 구성을 완료할 수 있다.

자연스레 박병석 의장도 체면을 세운다. 전체 상임위의 과반 이상이 꾸려지는 데다 3차 추경 처리가 시급하므로 국회의장은 국회법 84조 6항에 따라 상임위별 추경 심사기간을 정할 수 있다. 심사기간 내에 상임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국회의장은 같은 조항을 근거로 바로 예결위로 추경안을 넘길 수 있다.

[26일 본회의가 열린다면②] 그래서 예결위는 어떡하나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의원들이 법제사법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의원들이 법제사법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보건복지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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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문제가 있다. 예결위다. 민주당이 제안한 '11 대 7 안'에서 예결위원장은 통합당 몫이다. 그런데 24일 서울로 돌아온 주호영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일 국회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했지만, 원 구성 문제를 풀어나갈 방향이 무엇인지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그는 "청와대와 여당이 1주일 심사하고 통과시키겠다는 35조 원 규모의 추경 예산,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며 국회 등원 계획을 내비쳤다. 어감은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 배정명단을 국회 의사과에 제출하는 것까지는 할 수 있다'에 가깝다.

그러면 박병석 의장과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투표로 위원장을 선출하되 11대 7을 고려한 결과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후 통합당 출신 위원장이 상임위 운영에 협조하지 않더라도 여당에겐 무기가 있다. '위원장이 위원회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 기피하거나 직무대리자를 정하지 않아 위원회 활동이 어려울 때엔 위원장 소속이 아닌 교섭단체 간사가 직무를 대행한다'는 국회법 50조 5항이다.

자꾸 말 나오는 '18대 0'... "민주당, 어떤 경우든 고민할 때"

최후의 수단이 없진 않다. 18 대 0이다. 민주당으로선 통합당이 부르짖는 '의회 독재' 프레임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책임여당으로서 어쩔 수 없다는 당내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박광온 의원은 지난 22일 최고위회의에서 "통합당이 상임위원장을 포기하겠다는 얘기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인지 여당 압박용인지 알 수 없지만, 어떤 경우든 민주당은 진지한 고민을 할 때가 됐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 역시 최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분명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자꾸 (통합당의 시간 끌기가) 쌓이면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민주당은 움직여야 한다. 움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어떤 방향, 어느 정도의 보폭일까. 26일 본회의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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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21대 국회 원 구성,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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