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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지난 8월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지난 8월 1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후손 초청 오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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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전날(2일) '11시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각종 의혹·논란들을 적극 해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시간'이 돌아왔다.

인사청문회법 제6조 3항에 따르면, 부득이한 이유로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으면 대통령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수 있고, 보고서가 재송부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도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이러한 법적 절차·권한에 따라 아세안 3국(태국·미얀마·라오스)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3일 오후 전자결재를 통해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30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도 "그것(재송부 요청)은 9월 3일에 결정된다"라며 '3일 재송부 요청'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2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기한문제는 내일 돼봐야 결정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재송부 기한을 3일로 잡으면... 6일 임명도 가능

그동안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 기한을 대체로 '3~5일'로 잡아왔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경우 5일로 정한 뒤 임명절차를 밟았다.

그런 사실을 헤아릴 때 문 대통령은 3일 오후 국회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다음 순방에서 돌아오는 6일까지 재송부를 기다리고, 주말을 거친 뒤 9일께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재송부 기한을 제일 짧은 '3일'로 정할 경우, 6일 임명도 가능하다.

지난 2018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한 '전례'가 있어서 부담이 적기도 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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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절차에 따른 임명이지만 조 후보자의 상징성을 헤아릴 때 그의 임명 강행에 따른 정치적 책임은 고스란히 문 대통령이 져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했다는 점 외에도 특히 '검찰주의자' 윤석열 검찰총장과 '윤석열 사단'의 고형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이 지휘하는 검찰수사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8월 27일 조 후보자의 딸 조아무개씨의 입시·장학금 특혜 의혹과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과 관련해 서울대·고려대·부산대, 사모펀드의 운영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웅동학원 재단 관련 사무실 등 20여 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바 있다.

'11시간 조국 기자간담회'가 끝난 직후인 3일 오전, 검찰은 조 후보자 딸의 '의학 논문 1저자 등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장영표 단국대 교수를 참고인으로 소환했고, 조 후보자의 딸이 봉사활동을 했던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후보자의 배우자가 재직하고 있는 동양대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첫 압수수색 이후 침묵을 지키던 청와대는 지난 8월 30일 강기정 수석 브리핑에서 우회적으로 불편한 기류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강 수석은 "아직 조국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 수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라며 "즉, 지난번에 있었던 압수수색 영장, 압수수색은 누구를 향한 것인지는 수사가 진행돼 봐야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강 수석은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을 흘리는 것은 범죄다"라며 "검찰이 흘렸는지, 아니면 그 취재하는 기자가 어떤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는지는 알 바가 없는데, 윤석열 총장이라면 이 사실은 반드시 수사를 해야 한다, 윤석열 총장이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강조했다.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검찰 압수수색 당일 '노환중 부산의료원 원장이 문 대통령 주치의 선정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담긴 압수수색 문건을 보도한 것에 대응한 발언이었지만, 청와대의 당혹감과 불편함이 함께 묻어나는 발언으로 해석돼 주목을 받았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은 지난 8월 30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김광진 정무비서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사진은 지난 8월 30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 왼쪽은 김광진 정무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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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문재인,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 #윤석열, #고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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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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