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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새벽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40대가 거주지에 불을 내고 주민들한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4월 17일 새벽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40대가 거주지에 불을 내고 주민들한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 경남매일 이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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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다. 충격이다. 오늘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다."
"조용한 진주에서 어쩌다가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17일 경남 진주 시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새벽 진주 가좌동 한 아파트에 사는 ㄱ(42)씨가 벌인 방화·살인사건에 대해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다.

김진수(54)씨는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다. 충격이다"라며 "제가 진주에 살아서 그런지 다른 지역의 아는 사람들이 많이 전화를 걸어와 물어보기도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충격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박아무개씨는 "아무 생각이 없다. 사람들과 대화 자체를 안한다"며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최희진(48)씨는 "조용한 진주에서 어쩌다가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진주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박영선 전 진주YWCA 사무총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 일은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인 줄만 알았는데, 진주에서 벌어져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류재수 진주시의원은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조현병 전력이 있었다고 하는데, 행정당국이 사전에 자료를 갖고 잘 관리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진주시의 책임은 없는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파트 1층 계단 3명, 2층 복도 2명 사망

ㄱ씨는 이날 새벽 주거지에 방화를 내고 주민들한테 흉기를 휘둘렀다. 그의 흉기 난동으로 아파트 입주민 11명이 자상을 입었다. 이들 가운데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7명은 화재로 인한 연기흡입으로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ㄱ씨는 이 아파트 4층에 살았고, 피해를 입은 주민은 주로 3층과 4층, 5층에 사는 사람들이다. 아파트 1층 계단 쪽에서 3명, 2층 복도에서 2명이 사망했다.

일가족이 참변을 당하기도 했다. 할머니 김아무개(65)씨와 손녀 금아무개(12) 양이 사망했고, 김씨의 며느리 이자 금양의 어머니인 차아무개(41)씨는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 중이다.

황아무개(74)씨와 최아무개(19), 이아무개(59)씨가 사망했다. 황씨의 부인 김아무개(73)씨는 중상을 입었고, 최씨의 친척인 강아무개(54)씨도 중상을 입었으며, 이씨의 딸 조아무개(32)씨도 목에 자상을 입었다.
   진주경찰서는 피의자의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이희석 진주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피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12월 해당 아파트에 입주해 혼자 생활했고, 오늘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지만 범행 동기는 자신을 음해하려는 세력에 저항해 방어하기 위해서 그랬다는 등 횡설수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서장은 "프로파일러가 피의자를 조사한 결과 범행동기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논리적인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며 "임금체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말도 했지만, 신빙성이 없는 진술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서장은 ㄱ씨의 주민과 갈등 여부에 대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올해 들어 총 5건의 피의자 관련 신고가 있었다"며 "윗층 주민과 계속 층간소음과 벌레를 보낸다고 주장하는 등 시비를 걸면서 갈등이 있었다. 또 위층 현관문에 간장과 식초를 뿌린 사건도 있어서 재물손괴로 형사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피의자의 정신병력에 대해서는 "그동안 경미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번에 알아보니 2010년 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을 때 1달 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한 달간 정밀진단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판결문을 확인해 보니 편집형 정신분열증이란 병명으로 집행유예와 함께 보호관찰형을 받았다"며 "진주의 한 병원에서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정신병력으로 피의자가 치료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경상남도, 진주시, 경남도교육청은 방화·살인사건이 발생하자 피해자 지원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진주시는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피해자 긴급지원 대책본부'를 구성해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있을 수도 절대 있어서도 안 되는 가슴 아픈 사건이 우리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정말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에 피해를 당한 당사자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사망한 학생이 재학하는 학교에 대해 진주위(Wee)센터 응급심리지원팀을 구성해 해당학교에 대해 학교위기 대응체제 가동을 벌이고, 응급심리지원팀을 꾸려서 지원하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불의의 사고에 대해 비통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면서 "충격과 슬픔에 빠진 학생, 학부모, 교원에 대한 심리치료 등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저녁 진주를 찾아 사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4월 17일 새벽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40대가 거주지에 불을 내고 주민들한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4월 17일 새벽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40대가 거주지에 불을 내고 주민들한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 경남매일 이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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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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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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