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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나서고 있다.
▲ 당권 출사표 낸 오세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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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당대표를 했던 직후에 비상대책위가 탄생했다. 내년 총선에서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분의 행태도 바뀐 게 없다. 또 다른 분은 한 번도 검증된 적이 없다."

자유한국당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오세훈 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장이 '경쟁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를 향해 날린 돌직구다. 오 위원장은 7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연 출마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에 대한 평가를 묻자 이 같이 답했다(관련 기사 : 당권 도전 오세훈 "박근혜 탄핵은 국민적 심판").

오 위원장은 황 전 총리와 홍 전 대표를 '불안한 후보'로 규정했다. "내년 총선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공격하면서 치르는 게 아니라, 기업으로 치자면 CEO 리스크로 방향을 잃고 혼돈 속에서 치르는 총선이 될 수 있다는 문제 인식을 출마선언문에 담았다"라고도 말했다.

"황교안은 조금도 검증되지 않은 사람, 위험하다"

그는 황 전 총리에 대해선 검증을 피하고자 전당대회 직전 시점을 전략적으로 택해 입당한 것이라며 "그 전략점 시점을 선택한 것을 미뤄볼 때 뭔가 불안한 요소가 황 전 총리 본인에게 있지 않을까 미뤄 추측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2013년 법무부장관, 2015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됐던 황 전 총리의 '1억 수임료' 문제를 거론했다. 당시 황 전 총리는 법무부장관 취임 전 17개월 재직했던 법무법인 태평양으로부터 매월 약 1억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논란을 샀다. 이는 '전관 예우' 및 '취임 축하금' 의혹으로 이어졌다(관련 기사 : 장관 지명 후 추가로 받은 1억원은 '축하금'?).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저 같은 경우, 법률사무소의 고문자격으로 참여하면서 작심하고 '초임 변호사의 수임료만 달라'고 해서 500만 원만 받고 있다"라며 "제가 황 전 총리보다 경력이 못해서 그런 결정을 했다고 (당원들은)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나서고 있다.
▲ 당대표 출마선언한 오세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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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앞으로 있을 전당대회에서 그런 부분을 전면에 내세워 (황 전 총리를) 검증하진 않겠지만 당원과 국민 여러분은 그 점을 참작하실 것"이라며 "(황 전 총리 관련 의혹이) 그뿐이겠나, 조금도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당의 간판으로 선택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황교안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되면 '도로 탄핵당'이 된다는 지적에 동의하느냐"라는 질문에도 "물론이다, 그분이 원튼, 원치않든, 그분 가슴팍엔 '박근혜'란 이름이 새겨져 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본인이 어떻게 말해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라며 "더군다나 박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고 탄핵 심판을 받고 수감된 상황에서 (황 전 총리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것이 상식적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홍준표와 단일화? 그 분의 정치적 감각 개탄한다"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서는 "본인이 당대표를 했던 직후에 비상대책위가 탄생했다"고 지적했다. 당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셈. 그는 "(홍 전 대표가 당대표가 된다면) 내년 총선에서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라며 "그분의 행태가 바뀐 게 없다, 당원들이 그 점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무엇보다 오 위원장은 이날 오전 보도된 홍 전 대표의 '단일화' 발언에도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홍 전 대표는 <한국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홍준표와 오세훈, 이 두 사람 모두 전당대회에 나가서는, '탄핵 총리(황교안)'를 막기 어렵다"라며 "오 위원장 생각도 저와 같을 것이라고 본다, 양측 실무자들도 서로 만나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관련 질문에 "양쪽 책 출판기념회 때 핵심 참모들이 교차로 축하하러 간 사실만 있다"라며 "그걸 지나치게 부풀려서 출마선언날 아침에 그런 보도가 나오도록 한 홍 전 대표의 정치적 감각을 참으로 개탄한다"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당대표 출마선언한 오세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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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단일화 제안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는 질문에도 "출마선언하는 단계에서 단일화를 전혀 생각한 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홍 전 대표를 비롯한 일부 당권주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및 석방에 대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있을 때 가능한 화두"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저 역시 전직 대통령을 두 분이나 동시에 감옥에 가둬두는 이러한 상황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라면서도 "다만, 그런 (사면·석방) 필요성이 국민 속에서 자연스럽게 발생돼 나올 때 비로소 우리 당이 떳떳하게 (그런 주장을) 담아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보름 이상 늦춰야... 야외에서 해도 된다"

한편, 오 위원장은 "대권주자들은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 "나올 수 있는 주장"이라면서도 "지금 우리가 선후를 가릴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지면 그 다음 대선도 매우 불투명해진다"라며 "대선도 중요하지만 잘못 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고 올바른 길로 견인하는 것 역시 굉장히 중요한 가치다, 누가 됐든 당의 간판은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당 대표 경선에) 나와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적 관심을 받을 2차 북미정상회담을 피해 전당대회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재차 펼쳤다. 앞서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당대회 일정 연기 등을 당 선관위에 위임하되 후보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적어도 보름 이상은 연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며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어떻게 흘러갈 지 알 수는 없으나 전당대회가 거기에 파묻혀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깊은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당은) 장소 사정 때문에 곤란한 상황인 것 같다"라면서도 "충분히 연설과 토론이 이뤄졌다면 당일 행사는 천막당사 심정으로 돌아가 풍찬노숙하고 야외에서 한들 크게 문제가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태그:#오세훈, #황교안,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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