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8강 경기. 0 대 1로 패배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8강 경기. 0 대 1로 패배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59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한국의 도전이 8강에서 좌절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25일 아랍에미리트 자예드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최근 3개 대회 연속으로 4강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던 한국은 2004년 중국대회 이후 15년 만에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하는 허무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새해 첫 날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0-0 무승부)부터 몸이 무거웠던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중국전을 제외하면 대회 내내 만족스런 경기 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벤투호는 8강에서 카타르라는 '준비된 복병'에게 덜미를 잡히며 아시안컵 일정을 아쉽게 마감했다. 반면 카타르는 아시안컵 본선진출 10회 만에 한국을 꺾고 4강에 진출하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점유율 압도하고도 유효슈팅 하나 기록하지 못한 한국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8강 경기.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8강 경기.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월드컵에 대비해 스페인 출신의 펠릭스 산체스 감독을 선임해 연령별 대표팀부터 체계적인 육성을 하고 있다. 여기에 카타르에서 태어나지 않은 선수들을 귀화시켜 부족한 전력을 보강했다.

실제로 카타르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11골을 넣는 동안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전력을 과시했다. 카타르는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아시아의 신흥 축구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에 맞서는 한국은 16강에서 바레인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2-1로 간신히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중원을 책임지는 기성용(뉴캐슬)이 16강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재성(홀슈타인 킬) 역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한국은 역대 A매치에서 카타르를 상대로 5승2무2패로 앞서 있지만 지난 2017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부상을 당하며 2-3으로 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벤투 감독은 황희찬(함부르크) 대신 황인범(대전 시티즌)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하고 정우영(알 사드)의 중원 파트너에는 주세종(아산 무궁화)을 선발로 투입했다. 바레인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진수(전북 현대) 역시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양 팀 모두 우승으로 가기 위한 큰 고비임을 잘 알고 있기에 한국과 카타르는 경기 초반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기 보다는 조심스런 경기를 펼치며 탐색전을 이어갔다. 

한국은 전반 5분 손흥민의 프리킥 상황에서 첫 기회를 잡았지만 김민재(전북)의 머리에 맞은 공이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키를 넘기고 말았다. 미드필더 숫자를 늘린 한국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카타르를 압박했지만 전반 중반까지 카타르 문전을 위협할 만한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카타르 역시 뒷공간을 노리는 역습시도가 번번이 한국 수비의 예측에 걸리며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카타르는 전반 31분 한국 수비가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타 아크람 아피프(알 사드)가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때렸지만 김승규 골키퍼(비셀 고베)가 여유 있게 잡아냈다. 한국도 전반 33분 오른쪽 측면에서의 프리킥 기회에서 박스 밖으로 흘러나온 공을 황인범이 중거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결국 한국과 카타르는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첫 패, 15년 만에 아시안컵 8강 탈락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8강 경기. 정우영이 패스를 하고 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8강 경기. 정우영이 패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볼 점유율(63-37)은 물론 슈팅숫자(5-3), 프리킥(7-5), 코너킥(3-0)에서 모두 카타르에 앞섰다. 하지만 한국이 전반 카타르를 압도했다고 표현하긴 힘든 경기내용이었다. 한국은 전반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고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물론 이는 카타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만큼 양 팀 모두 활발한 공격을 선보이지 못한 채 답답한 전반전을 보냈다는 뜻이다.

후반 시작과 함께 카타르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던 한국은 후반 2분 역습 상황에서 황의조가 강력한 슈팅을 통해 이날 경기 첫 번째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전반 다소 답답한 경기를 펼쳤던 한국과 카타르는 후반 초반 빠른 공수전환을 통해 경기 템포를 한껏 끌어 올렸다. 후반 11분에는 이청용(VfL보훔)이 문전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슛이 하늘로 뜨면서 기회가 무산됐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8강 경기. 카타르 하템에게 실점 후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아시안컵 대한민국 대 카타르 8강 경기. 카타르 하템에게 실점 후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후반 초반의 난타전 이후 경기는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 들었다. 한국은 후반 26분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면서 왼발슛을 때렸지만 차는 순간 힘이 들어가지 않으며 골키퍼에게 잡히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28분 황인범 대신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하며 분위기를 바꿨고 후반 31분에는 이청용이 얻어낸 프리킥을 김진수가 왼발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벗어났다.

답답하게 경기를 이어가던 한국은 결국 실점을 하고 말았다. 카타르는 후반 33분 한국 수비가 헐거워진 틈을 타 압둘아지즈 하템(알 가라파)이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한국도 2분 후 황의조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한국 선수들은 주심에게 비디오 판독을 강하게 요청했지만 판정이 번복되진 않았다. 한국은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와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를 차례로 투입했지만 만회골을 넣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한국은 이번 대회 대표팀의 붙박이 주전 선수 기성용, 이재성 등이 부상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주장 손흥민 역시 토트넘에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다가 팀에 합류하는 바람에 정상적인 컨디션을 발휘할 수 없었다. 그렇다 해도 우승을 목표로 했던 한국의 8강 탈락은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 부임 후 첫 패배가 너무 치명적인 상황에서 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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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2019 아시안컵 벤투호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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