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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언니가 들려 주는 소소한 이야기들 2

언니의 조언:지금 막연히 남을 부러워한다면?
18.07.19 21:00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어제 저녁 학생 L 만났다. 나는 L를 참 좋아해. 늘 내스캐쥴과 사정을 봐주면서 2년동안 수업해왔으니까. 배려심 깊은 아이에게 늘 정도 더 많이 가게 되지. L도 이제 나랑 친해져서 종종 자기가 사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제 만난 L가 무척 피곤해 보였다. 곧 교수님 따라 일본으로 가게 될 학회를 준비하느라 많이 지쳤다고 했다. 너무 힘들었다고 한 L의 표정이 어둡지 않았어. 자기 학회에서 세계 유명한 교수님들 앞에서 대표로 발표한다는 게 얼마나 대견스럽겠어. 옆에서 지켜본 나도 왠지 뿌듯했어. 자기가 뭘 원하는 지 잘 알고 그걸 얻으려고 노력하는 자가 언제나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수저론이 휩싸인 우리 사회에서 노력으로도 안되는 것이 많지만
        노력으로 얻은 그 성취감과 기쁨에 취하고 싶어한다. 나는 L한테 잘했어. 철저히 준비했으니까 멋있게 발표할 수 있을거라고 응원해 줬다. 그것도 영어로 20분동안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 그런 어려운 일은 L가 멋지게 해냈다. 수업 끝날 무렵 L는 갑자기 "쌤, 저도 유학 가고 싶어요"라는 뜬끔없는 말을 꺼냈다. 공학이라 미국으로 유학 가는 사람은 많다는 것만 알았지 L는 단 한번도 꺼내본 적이 없었던 이야기였어. 물론 나야 유학 오고 나서 인생에 대반전이라고 할수 있을만큼 많은 경험을 쌓았고, 조건만 가능하면 유학은 정말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학부부터 현재 대학원까지 한번도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었던 그녀 입에서 나와 솔직히 놀랐다. 이유를 묻자 자기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주변에 어떤 친구가 있는데 친구라곤 좀 애매할 수도 있지만.  그 친구는 곧 유학 간다니까 자기 마음도 싱숭불숭해진 거지. 뭐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생각해. 부러우면 진다는 말은 스스로에게 위로커녕 더 비참해지게 할 때도 있으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과연 남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내 삶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 평범한 나에게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유학 갈 친구를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하고 심지어 나도 가고 싶어지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L가 이어 "그 친구는 부모님 잘 만나서 유학도 갈 수 있는데 우리  집안은 그렇게 못해줘요. "라고 말하자 마음이  철렁거리며 무거워졌다. 내 맞은 편에서 앉아 있는 이 소녀를 보며 몇 년전 고시원에서 살았던 내가 떠올랐다.맞아. 우리  집도  많이 어려운 형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매우 가난한 거지. 유학은 운이 좋게 장학금 덕에 가능했던  거고, 오자마자 한국인 친구의 소개로 과외를 시작해서 생활비를 벌었다. 내가 알바 경험해 보고 싶어서 미친듯이 과외를 많이 하고 그런 게 아니라 밀리면 안되는  월세랑 먹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때문이었다. 나도 유학은 돈 많은 집안의 도련님 공주님들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오게 되면서 꼭 그렇지도 않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고민에 빠져있던 L랑 두 가지 내 생각을 나눠봤다.
  
1. 간절하면 이루어진다.
  
           인간은 우리가 알고 있던 만큼보다 훨씬 더 많은 파워, 가능성 가지고 있단다. 정말 그만큼 간절하고 그 일을 안 하면 숨 못 쉬고, 밥도 안 넘어갈 정도라면 결국에 다 하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사람은 자아 보호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만약 L가 "유학은 내 길이다"라는 확신만 있었다면 사실 알바를 해서 학원을 등록하고 유학준비를 한다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주변에서 들려온 "너가 알바하면 되잖아. 공부 잘해서 장학금을 받으면 되잖아"등 가볍게 하는 말들에 상처  받을 수도 있겠다는 건 너무나 공감되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은 틀린 말 하지 않았어. 그런 분위기 무겁고 또 힘든 이야기를 쉽게 장난 섞이면서 할 수 있었던 것이 남의사 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말 나에게 없어서는 안되고 내게 가장 소중한 그 것이 있다면 누구보다도 자신의 마음은 그것을 가장 민첩하게 여겨지고 성취하려고 최선을 다하게 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2. 셀프 칭찬 하자

           중국과 한국은 모두 겸손을 숭배한다무르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도 있고겸손한 사람이 늘 가슴이 넓고 남을 포용해주며 남에게 편안함을 안겨준다하지만 겸손은 열등감 또는 자격지심과 명확히 구별해야 된다
          우리는 남에게 칭찬을 잘해주면서도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하듯하다. 열심히 노력했고 그 노력으로 바라던 결과를. 얻어냈으면 스스로를 쓰담쓰담해 주면서 "수고했다. 잘했다"한마디 해주면 어떨까? 누구나 인정 받고 싶어하는데 그 인정은 왜 꼭 남에게 바라는 걸까? 과일 가게 주인이. 자기가 파는 과일이 맛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고객들에게 팔려고 하는 이야기랑 같은 맥락인 것 같아. 내가 나를 칭찬하고 인정해 줘야만 남에게도 바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L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들:

"혼자 서울에서 씩씩하게 살고 있어 너무 대견스럽다"
"치열한 전쟁터에서 승리를 거둬 그 높은 자리에서 발표할 수있다는 것은 네 노력의 덕은 크다.
"오늘 하루의 싸움에서 잘 버텨 내고 나랑 웃으면서 인사한 네 모습이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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