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스타 선수 못지않은 관심(?)을 받는 인물이 있다. 바로 '1986 월드컵의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7·아르헨티나)다.

현역 시절 상대 선수 6명을 제치는 드리블 돌파와 개인기로 세계 축구계를 평정했던 그는 러시아에서 온갖 기행을 펼치며 외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자신의 영원한 라이벌인 펠레가 건강 문제 때문에 집에서 월드컵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관심을 받는 중이다. 마라도나는 자국 후배 리오넬 메시가 일찌감치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복귀한 사이 혼자 러시아를 누비며 원맨쇼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마라도나의 모습을 지켜보는 팬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그가 부적절한 언행으로 적지 않은 이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라도나는 지난달 16일(아래 한국시각)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월드컵 조별리그 경기에서 경기장 규정을 어기고 관람석에서 담배를 피우며 '논란의 불씨'를 키운 데 이어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을 향해선 인종차별 행위(양쪽 손으로 눈을 찢는 행위)까지 선보이며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지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선 마르코스 로호가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결승골을 넣자 흥분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모습을 찍고 있는 중계 카메라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양손)을 치켜세우는 욕설 행위를 선보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피파 비난한 마라도나, '부적절' 비판 나오자 사과

 러시아 월드컵에서 각종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언론 <라 나시온>

러시아 월드컵에서 각종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언론 <라 나시온> ⓒ 라 나시온 공식 홈페이지


마라도나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지난 4일 콜롬비아와 잉글랜드의 8강전이 끝나고 폭탄 발언을 쏟아내며 국제축구연맹(FIFA)을 당혹하게 했다.

6일 영국 BBC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마라도나는 당시 경기관람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후반 12분 잉글랜드에게 페널티킥을 준 것에 대해 "오심이었다"고 지적하며 "콜롬비아가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해당경기에서 주심을 맡은 미국인 주심 마크 가이거를 향해 '야구만 알고 축구는 모르는 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FIFA를 향해선 '부패했다' 등의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다.

이 소식을 접한 FIFA는 "마라도나가 완전히 부적절한(Entirely inappropriate) 발언을 했다"라며 "축구의 역사를 쓴 그가 이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Extremely sorry)"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FIFA로부터 홍보대사 자격으로 월드컵 여행경비를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라도나는 FIFA의 유감 표명이 나오자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내가 너무 흥분했다"라며 "나는 FIFA와 심판을 존중한다"고 꼬리를 내렸다. 그가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는 것은 '한국인 인종차별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일각에서는 마라도나의 기행이 내년 개봉하는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위한 의도된 연출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마라도나의 소식을 보도한 외신 기사 하단엔 'A wonderful player, ridiculous person(훌륭한 선수, 우스꽝스러운 사람)' 등의 비난과 조롱 댓글들이 쏟아졌다. 

 마라도나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 속 인물은 인판티노 FIFA회장과 마라도나(오른쪽)의 모습

마라도나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논란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 속 인물은 인판티노 FIFA회장과 마라도나(오른쪽)의 모습 ⓒ 마라도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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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러시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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