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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의 한 BMW 전시장.
▲ 베엠베(BMW) 공식인증 딜러사의 전시장. 경기도 안양의 한 BMW 전시장.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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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엠베(BMW) 공식판매사(딜러사) 영업사원의 사기 판매로 인한 피해자가 또 발생했다. 퇴사한 직원이 다른 전시장의 직원을 통해 차량을 판매했다.딜러사에서 자체적으로 금융 사고를 막기 위한 장치들을 도입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피해 발생에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4월 29일, 하 아무개씨는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BMW 전시장에서 딜러 임 아무개씨를 만났다. 하 씨는 여러 딜러의 견적을 비교하던 중에 지인으로부터 임 씨를 소개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임 씨가 제시한 가격이 그동안 받은 견적 중에 가장 저렴했다. 며칠 고민 끝에 최종 구매 결정을 하고, 다시 임 씨에게 연락을 했다. 이날이 29일이었다.

전화를 받은 임 씨는 하 씨에게 본인이 현재 다른 판매사로 이직 중이라고 말했다. 안양에 위치한 다른 딜러사의 전시장의 지점장으로 가게 됐다는 것. 현재 근무 중인 양재에서는 퇴사 수순을 밟고 있으니 새로운 근무처에서 차를 뽑아주겠다고 했다. 그는 이직 완료 시점은 5월이나, 할인 혜택이 좋은 프로모션을 받기 위해서는 이달 중으로 구매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하 씨는 한달음에 안양으로 향했다.

전시장에 도착하자 임 씨와 다른 직원 A씨가 함께 하 씨를 반겼다. 안양 전시장 소속인 A씨는 사복 차림이었다. A씨는 쉬는 날이어서 사복을 입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들은 곧장 2층의 고객 대기실로 향했다. 하 씨도 앞서 견적을 비교하는 동안 차량을 수 차례 봐왔던 터라 2층으로 따라 올라갔다. 프로모션과 차량 출고 등 앞으로 진행될 상황에 대한 정보만 확인하면 됐다.

차량 돌려막기로 고객돈 빼돌린 BMW 딜러에 피해자 속출

임 씨는 프로모션 받은 차량을 잡아두기 위해 선금 1500만 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계약서는 잔금을 치를 때 써야 한다고 했다. 하 씨는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500만 원과 1000만 원을 계좌로 보냈다. 그런데 그 뒤로 임 씨는 틴팅 등 출고 진행 상황에 대해 가타부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전화를 했더니 문제 없으니 2주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들었다.

하 씨는 또 기다렸다. 여전히 임 씨로부터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핸드폰이 꺼져있었다.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도 없어지고, 답도 없었다. 그때 하 씨는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임 씨가 근무했던 양재 전시장 쪽으로 연락을 했다. 지점장을 통해 임 씨가 지난해 11월 퇴사 처리된 것을 알게 됐다.

알고 보니 임 씨는 양재 전시장에서 근무하던 당시 돌려 막기 식으로 차량을 판매한 것이 드러나서 해고를 당한 상태였다. 본인 계좌명을 회사 계좌처럼 보이도록 바꾸고, 고객들 돈을 받았다. BMW 코리아에 따르면 임 씨가 돌려 막기식으로 판매를 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몇 건이 발각됐을 때 바로 퇴사 처리됐다.

하 씨는 A씨에게 도의적 책임을 물었다. 상담 내내 그 자리에 같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 씨는  "임 딜러에게 지점장 승진을 축하한다고 하자 아직 최종 결정 안됐으니 말하면 안 된다고 했고, 그때 A씨는 가만히 옆에서 듣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하 씨와 통화한 다음날 그에게 차량을 50만 원 할인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A씨의 말은 다르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하 씨와 임 씨가 얘기를 하는 동안 다른 곳에 있었다며 둘의 대화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근무 중일 때 (임 씨가)잠깐만 나와달라고 해서 나갔고, 고객일 수도 있으니 인사는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A씨는 하 씨와 인사한 날이 평일이라고 했다가, 기자가 일요일 아니었나라고 묻자 당직이었다라고 말을 바꿨다.

또, 그는 BMW 직원이 아니어도 차를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벤츠 직원, 국산차 직원, 중고차 딜러도 팔 수 있으며 대신, 출고가 안되니까 직원을 통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임 씨와 몇 차례 일을 한 경우는 있지만, 하 씨와 대화를 나눈 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며 내 앞으로 출고를 하려나 보다 추측은 가능했겠죠"라고 답했다.

이에 다른 딜러사의 경력 10년차 딜러에게 이 같은 방식을 물어봤다. 그는 "직원이 아닌 사람이 차를 판다는 거 들어본 적도 없다. 말도 안 된다. 잘못된 방법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이런 딜러들 때문에 정식하게 정상적으로 차를 판매하는 딜러들이 피해보고 이미지 나빠지는 것"이라며 억울함을 전했다.

안양 전시장의 진짜 지점장은 하 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칭 사실을 몰랐다며 직원 관리 책임에 소홀했다는 점을 사과했다. 하 씨는 장소 제공을 한 딜러사와 임 씨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었던 A씨가 가장 괘씸하다고 했다. 지점장과 해당 딜러사의 입장을 듣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딜러사 공식 홈페이지에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연락처만 나와있으며 전시장도 직접 찾아가봤지만 지점장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당혹스러운 BMW 코리아 "고객 피해 최소화 노력"

이 같은 사건에 BMW는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BMW와 딜러사는 경위를 파악한 뒤 고객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하 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의 경우, 계약서와 대금 완납을 확인하고 차량 출고로 마무리를 지었다. 모자란 차량 대금은 딜러사에서 부담했다.

이어 그는 금융사고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딜러사가 별도의 법인이다 보니 시스템 구축에 강제성을 둘 수 없다는 것. 몇몇 딜러사는 돌려 막기 등 금융 사고를 막기 위해 차량 계약자명과 입금자명이 같아야만 결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만약 이름이 다를 경우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입증 서류 제출을 요구한다.

하 씨는 안양경찰서에 임 씨를 사기 혐의로 형사 고발한 상태다. 임 씨는 그가 근무했던 딜러사의 고발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도주 우려가 있어 서울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하 씨가 임 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유다.


태그:#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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