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두산 베어스는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이었다. 그러나 전력 누수가 있었고 외국인 선수를 전원 교체하면서 팀 전력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 만큼 2016년처럼 두산이 독주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해 챔피언으로 등극한 KIA 타이거즈와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를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정규시즌이 개막한 지 두 달여가 지났다. KIA는 5위까지 추락했고,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가 2위 경쟁에 뛰어들면서 SK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불안 요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 두산은 2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6-1로 승리를 거두고 정확히 60경기 만에 올시즌 40승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해 KIA와 비교했을 때 페이스가 빠른 편이고, 2016년 두산보다는 조금 느리다. 두산과 선두권 경쟁을 하던 팀들은 어느덧 간격이 크게 벌어져 2위 수성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외국인 타자와 장원준 없이 독주 체제 구축한 두산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대 NC 경기에서 6대1로 승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40승 고지에 오른 두산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기뻐하고 있다.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대 NC 경기에서 6대1로 승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40승 고지에 오른 두산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은 우승 후보 SK와 KIA가 주춤한 사이에 저력을 발휘하면서 단숨에 독주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기간 동안 외국인 타자와 '에이스' 장원준이 없었는데도 큰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떠난 이후 붙박이 우익수 없이 2명 이상의 외야수가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진호와 조수행이 많은 기회를 얻었고, 한방이 있는 이우성 또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을 조율중인 김인태도 콜업을 기다리고 있다.

선발진에서는 장원준의 공백이 우려했던 것에 비해 크지 않았다. 이영하의 합류로 숨통이 트였고 잠시 숨을 고른 유희관은 복귀 이후 등판한 4경기 중 3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최근 등판이었던 6일 넥센전에서는 퀄리티스타트와 선발승을 동시에 챙기기도 했다.

2군에 내려가 있는 장원준은 지난 8일 퓨처스리그 고양 다이노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별 탈 없이 실전 등판을 소화했다. 유희관에 이어 장원준까지 복귀한다면 선발진 걱정은 완전히 사라진다.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탔던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후랭코프의 호투는 현재진행형이고,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는 야수진도 크게 걱정할 게 없다. '4할 타자' 양의지가 지키는 안방은 말할 필요도 없다. 정리하면, 현재 두산은 40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을 자격이 있는 팀이다.

역대 정규시즌 40승 선착 팀의 우승 확률은 67.9%(19/28)로, 조금씩 정규시즌 우승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통합 우승과 인연이 깊은 두산에게 정규시즌 1위는 그 어느 팀보다 값진 성과가 될 수 있다.

조심해야 할 변수들

2015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이듬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손쉽게 통합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2017년에는 야수들의 집중력 저하와 투수들의 부진에 발목이 잡혀 아쉽게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3년 연속으로 가을야구 마지막 무대까지 진출했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물론이고 한국시리즈 직행까지도 기대해볼 만하다. '업셋 우승'의 경험을 안고 있는 팀이지만 전년도보다 낮은 위치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한 지난해에 한국시리즈 직행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왕좌의 자리에 다시 오르고 싶은 두산으로선 통합 우승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현재 2위 한화와 5.5경기 차로 두산이 긴 연패에 빠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진 않을 전망이다. 오는 15일~17일 한화와의 원정 3연전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한화전을 제외하고는 어려운 일정이 없다.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할 시기라는 이야기다.

외부적으로 변수가 많지 않다면, 결국 내부적인 변수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복귀를 눈앞에 둔 좌완 선발 장원준의 반등과 새롭게 합류할 대체 외국인 타자의 활약 여부가 관건이다. 특히 김태형 감독은 타선에 안정감을 더할 외국인 타자가 하루빨리 가세하길 기대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부상이다. 지난해 6월 말 양의지와 민병헌(現 롯데) 두 선수가 나란히 사구로 인해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팀은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아무리 두꺼운 야수층을 자랑하는 두산이라고 할지라도 부상 선수가 나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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