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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는 많은 선거구 중 특히 관심을 끌만한 지역 후보자들을 찾아가 핵심 공약 등을 물었습니다. 두번째로 소개할 곳은 인천광역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 정의당 김응호 후보를 만나봤습니다. [편집자말]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가 손가락 세 개를 펼쳐 '기호 3번 오케이'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가 손가락 세 개를 펼쳐 '기호 3번 오케이'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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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방선거는 어떻게든 바른미래당의 독자적 힘으로 버티고 재정비한 다음, 길게 보고 가는 것이 옳다. 자유한국당이랑 합친다고 승리도 안 될 것 같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는 중앙당을 향해 "길게 보고 가자"고 읍소했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한국당 후보 간 단일화는 "옳지 않다"라는 당부였다. 인천시장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를 염려하는 연장선에는 후보 스스로 "지리멸렬"이라고 표현한 현 바른미래당 상황에 대한 비판이 놓여있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 출신 재선 의원으로, 문 후보는 현역 시절 주로 '안철수계'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그의 비토는 이제 계파를 넘어 바른미래당 지도부 전체로 확장됐다. "당을 만들어 뭘 하겠다는 건지 나도 모르겠다"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던지기도 했다. "지방선거 이후 신랄하게 성토할 필요가 있다"라는 예고도 덧붙였다. 지난 1일 인천남동구에 있는 선거사무소에서 민트색 점퍼 차림의 문 후보를 만났다.

"한국당과 연대? 인격 모독"

"결국 국민이 바른미래당을 보고 떠오르는 이미지는 안철수, 유승민 두 사람 이름이다. 바른미래당이 무엇을 하겠다는 가치가 사라지고 두 이름만 덜렁 남아 있다."

문 후보는 인터뷰 중 상당 시간을 '지방선거 후 바른미래당'에 집중했다. 거대 양당 후보 틈바구니에서 "진퇴양난"을 겪고 있는 문 후보이기에, 당의 정상화는 그에게 그만큼 절박한 과제였다. 그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당권 문제, 정체성 문제로 큰 싸움이 벌어질 것 같다"라면서 "나도 정치 생명을 걸고 하겠다, 거기서 안 되면 나도 결단할 것이다, 이대로 갈 순 없다"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가 자유한국당과의 단일화를 거듭 반대하는 이유도 이 '당 정체성' 문제 때문이다. 김응호 정의당 인천시장 후보에게 출마 당시 단일화를 제안했다가 지난 5월 28일 KBS 토론회에서 "한국당과 연대하는 게 옳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인격모독 발언"이라고 강하게 반박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단일화 제안에) 정의당이 화낼 일이 아니다"라면서 "정의당의 입장에서는 바른미래당을 보수 정당으로 보고 있는데, 나는 아직 바른미래당을 보수정당이라고 규정하지 싶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어 "(당이) 보수화 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중도 개혁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그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의당에 단일화를 제안한 것도 '이기는 선거'를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정의당이) 자기 정체성을 홍보하는 것은 좋지만, 제도권에 들어온 이상 승리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정의당이) 너무 우리를 한국당 같은 보수로 몰고 가려는 프레임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은데, 아직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은 확고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어느 인터뷰보다 솔직한 대답이었다. "출발도 늦었고 당 지지도도 낮아 어려운 상황"이라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 특히 그랬다. 그럼에도 문 후보는 '9회 말'을 기대했다. 기득권 정치에 신물난 국민이 국민의당에 보내 준 '제3당'을 향한 지지가 아직은 남아있다고 봤다.

그래도 '9회말'을 기대하는 이유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선거사무소에서 운동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가 29일 선거사무소에서 운동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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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는 "국민이 양당 기득권 정치를 불신하고 있고 이를 혁신해달라는 취지에서 국민의당을 당선시켜 다당제 씨앗을 뿌려주셨다"라면서 "바른미래당이 결국 퇴장하는 것은 과거 양당 정치로 돌아가는 것으로 한국 정치의 후퇴다. 싹을 살려주실 것으로 믿는다. 그런 에너지가 아직은 많다고 본다"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워낙 유권자들이 지방선거 이슈로 집약되는 상황이 아니지만, 9회 말에 가서 변화가 있지 않겠나"라면서 "막상 찍을 때 가서 누굴 찍어야 하나 고민할 때 '(민주당도 한국당도 아닌) 제3의 좋은 사람이 없나' 할 때 표를 많이 주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인천시장 후보로서 사활을 걸고 있는 이슈는 '송도 6·8 공구 특혜 비리'다. 안상수, 송영길 전 시장부터 유정복 현 시장까지, 전·현직 단체장들이 부적절한 협상으로 시민 세금이 투여된 송도 6·8공구 사업의 이득을 대기업이 연계된 개발시행업자에게 넘겨줬다는 의혹 제기다(관련 기사 : 송도 6·8공구 개발사업 관련 전·현직 인천시장 3명 고발).

문 후보는 "이번 시장은 재벌 편이냐, 시민 편이냐를 판단해 뽑아야 한다"라면서 "유 시장은 시민의 이익을 배반하고 재벌의 편을 든 사람이고 박남춘 민주당 후보도 그 밥에 그 나물 아니겠나. 시민운동과 인권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정치 혁신에 앞장선 문병호가 되면 송도 6·8공구 개발이익 환수 등 시민의 편에서 시정을 펼치겠다"라고 강조했다.

[모두에게 물었다] 청년, 재난 그리고 우리 동네

<오마이뉴스>는 인천 지역 유권자들의 후보별 비교 판단을 위해 공통 질문을 던졌다. 송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문 후보는 인천시의 청년 문제도 같은 배경에서 해석했다. 송도경제자유구역이 청년들을 위한 질 좋은 일자리의 보고가 될 수 있음에도,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아래는 관련 질문에 대한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 지방회의록을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 지방회의록을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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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4년간 인천 지역 언론 기사, 지방회의록을 빅데이터 분석해 내놓은 우리 동네 공약 이슈 40개다. 이 중에서 후보자가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무엇인가.
"경제청과 송도경제자유구역의 실패. 일자리 좋은 첨단산업 기업 등이 유치가 안 됐다. 투자는 대부분 부동산 개발 쪽으로 됐다. 원래 사업 목적이었던 부가가치가 생산이 안 된 거다. 생산된 부도 인천이 아니라 재벌이나 외국 투자 개발에 가버렸다. 지난 시장들은 경제자유구역 만능론에 빠져 원도심 발전이나 산업생태계 고도화 같은 나머지 이슈에 소홀했다.

특히 송도에서 특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이번 선거의 주요 포인트다. 그 전형적인 사례가 송도 6·8공구역서 벌어진 일이다. 시민의 재산을 재벌들에게 특혜로 준 것이다. 선출직 시장들이 심하게 표현하면 재벌에 부역한 것이다. 말로는 시민 편이라면서 인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입만 보면 안 된다. 그 사람의 발자취를 보셔야 한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가 손가락 세 개를 펼쳐 '기호 3번 오케이'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가 손가락 세 개를 펼쳐 '기호 3번 오케이'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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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천항 화재사고로 인천시 재난 안전시스템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높다. 사고 당시 시에서 발표한 대기질 측정값의 신뢰도에 대한 비판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후보가 생각하는 재난 대처 방안이 있다면.
"첫째는 그러한 화재 사고가 나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야겠다. 상시 알람 시스템을 작동해야 한다. 또한 객관적으로 측정할 기계들이 과연 측정 가능한 정도의 과학적 능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감안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 기자는 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청년 세대다. 기자와 같은 인천 지역의 청년들에게 어떤 강점을 어필하겠나.
"결국 송도경제자유구역 문제로 돌아간다. 인천 안에 좋은 일자리가 없다. 산업 생태계도 저부가 가치 중심이고 고용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제자유구역에서 이를 만들려고 한 건데, 근본적으로 수정돼야 할 게 있다.

국내 혁신기업이 자유구역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구역에 들어온 외국 기업들도 사실상 재벌 기업들이다. 인천과 연관성이 없는 기업도 대부분이다. 사람도 거의 밖에서 데리고 온다. 청년들이 인천 안에서 일자리를 구하면 훨씬 안정적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지 않나. 그게 핵심이다."

[문병호 바른미래당 인천시장 후보자 경력]
- 서울대 법학과 졸업
- 전 17대·19대 국회의원
- 전 옷로비사건 특검 수석수사관
-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태그:#문병호, #안철수, #김문수, #바르미래당,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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