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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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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사위랑 딸이 손잡고 와서 아버지 술 사주고 고기 사준다는데 나는 그 술 안 마시고 그 고기 안 먹을 거야. 대신, 내가 술 사주고 밥 사줄 거야. 느덜이 없으면 뉘에게 아버지 소리를 듣겠냐? 느덜이 없으면 어버이날이 무슨 소용이랴?

그렇다고 시댁에 가서
시아버지 앉혀놓고
술 사내라 고기 사내라 하면 못쓴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바쁜 애들 안 온다고 서운할 것도 없고 오히려 술값 밥값 많이 나올까봐 겁이 나더라니까. 나는 돈 생각해서 닭고기 먹자는데 소고기 먹자고 할까봐 겁이 나더라니까 글쎄.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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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설날

김종해

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셨다
밤새도록 자지 않고
눈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는

어머니 곁에서
나는 애기까치가 되어 날아올랐다
빨간 화롯불 가에서
내 꿈은 달아오르고
밖에는 그해의 가장 아름다운 눈이 내렸다

매화꽃이 눈 속에서 날리는
어머니의 나라
어머니가 이고 오신 하늘 한 자락에
누이는 동백꽃 수를 놓았다

섣달 그믐날 어머니의 도마 위에
산은 내려와서 산나물로 엎드리고
바다는 올라와서 비늘을 털었다

어머니가 밤새도록 빚어놓은
새해 아침 하늘 위에
내가 날린 방패연이 날아오르고
어머니는 햇살로
내 연실을 끌어올려 주셨다

시집 '어머니,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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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단어로 짧고 쉽게 사는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http://blog.ohmynews.com/han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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