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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남미륵사에서 만난 처마 끝의 풍경. 맑은 봄 하늘과 어우러져 절집 특유의 멋과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강진 남미륵사에서 만난 처마 끝의 풍경. 맑은 봄 하늘과 어우러져 절집 특유의 멋과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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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 가운데 하나가 절집이다. 깊은 산속에 자리하고 있는 절집은 우리에게 편안한 휴식을 준다. 인근 계곡은 한낮의 더위까지 식히도록 해준다. 석가탄신을 앞두고 저마다 다른 색깔로 유혹하는 절집을 찾아본다. 지난 4월 22일이다.

먼저 찾아간 절집은 '남도답사 일번지' 전남 강진의 남미륵사. 보통의 절집과 달리 이국적인 느낌까지 선사하는 절집이다. 지금 화려한 철쭉 꽃무더기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까지 연출하고 있는 절집이다. 남미륵사는 강진군 군동면 풍동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강진읍과 장흥읍의 중간쯤이다.

남미륵사 경내에 활짝 핀 철쭉 꽃무더기. 경내에는 철쭉 1000만 그루가 심어져 있다고 한다.
 남미륵사 경내에 활짝 핀 철쭉 꽃무더기. 경내에는 철쭉 1000만 그루가 심어져 있다고 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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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절집 강진 남미륵사 풍경. 청동 아미타불 좌상 앞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절집 강진 남미륵사 풍경. 청동 아미타불 좌상 앞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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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륵사는 오래 된 절집은 아니다. 1980년에 법흥스님이 창건했다. 스님이 40년 가까이 불사를 계속 하고 꽃과 나무를 심어 아름다운 경관으로 꾸몄다. 세계 불교 미륵대종의 총본산임을 자청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인도의 절집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는 이국적인 절집이다. 절집은 산중에 자리한다는 선입견과 달리, 마을을 통째로 절집으로 삼다시피 한 마을절집이다. 지금은 철쭉꽃으로 둘러싸인 꽃속의 절집이기도 하다.

남미륵사는 불상 하나하나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불탑도 무지무지하게 크고 높다. 흡사 중국에서 많이 본듯한 절집처럼, 독특한 느낌과 분위기를 안겨준다. 무협지의 판타지 공간을 연출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남미륵사의 청동 아미타불 좌상. 높이 36m, 둘레 32m로 동양에서 가장 큰 좌상으로 알려져 있다.
 남미륵사의 청동 아미타불 좌상. 높이 36m, 둘레 32m로 동양에서 가장 큰 좌상으로 알려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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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느낌의 석상. 코를 만지면 아이를 갖게 하고, 배를 만지면 복을 가져다 준다는 속설을 지니고 있다.
 이국적인 느낌의 석상. 코를 만지면 아이를 갖게 하고, 배를 만지면 복을 가져다 준다는 속설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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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 입구에 돌로 조각한 거대한 코끼리상이 세워져 있다. 사천왕상도 돌로 만들어져 있다. 높이 36m, 둘레 32m로 동양에서 가장 큰 청동 아미타불 좌상이 있다. 인도풍의 만불전에는 자그마치 2만3000기의 불상이 모셔져 있다.

중국풍의 관음전에는 원통나무주목으로 조각된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거대한 불상과 석탑, 다양하면서도 복잡한 건축물이 뒤섞여 있어 중국의 절집, 인도의 절집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엄청난 불사를 법흥스님 혼자서 했다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일주문에서 경내로 들어가는 길에는 철쭉 1000만 그루가 심어져 있다. 지금 철쭉이 활짝 피어 절집이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짙은 빨간색과 빨간색, 진분홍과 분홍색, 연분홍색 철쭉꽃으로 거대한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철쭉 꽃무더기에 나한상 500기도 배치돼 있다.

꽃잔디와 철쭉이 한데 어우러진 남미륵사 전경. 남미륵사는 전라남도 강진군 군동면 풍동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꽃잔디와 철쭉이 한데 어우러진 남미륵사 전경. 남미륵사는 전라남도 강진군 군동면 풍동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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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과 어우러진 남미륵사 풍경. 연못에는 수련이 하나씩 피고 있다. 여름엔 이 연못에서 희귀한 빅토리아연까지 피어난다.
 연못과 어우러진 남미륵사 풍경. 연못에는 수련이 하나씩 피고 있다. 여름엔 이 연못에서 희귀한 빅토리아연까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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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집을 철쭉동산, 꽃동산이라 해도 좋을 지금이다. 종교를 먼저 따지고 절집이라 생각하면 주저할 수도 있지만, 여행을 생각한다면 이 계절에 꼭 한번 가볼 만한 절집이다. 주차료나 입장료도 따로 없다.

둥근 모양의 꽃이 부처님의 머리를 닮았다는 불두화도 지금 많이 피고 있다. 수련도 하나씩 피고 있다. 수련이 피는 연못도 아름답다. 이 연못에 다양한 수련과 희귀한 빅토리아연까지 활짝 피면 더 많은 여행객들의 발길을 불러들일 절집이다.

남미륵사 주지 법흥스님이 절집의 연못에서 핀 빅토리아연의 연잎에 올라앉아 있다. 지난해 8월 27일이다.
 남미륵사 주지 법흥스님이 절집의 연못에서 핀 빅토리아연의 연잎에 올라앉아 있다. 지난해 8월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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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륵사는 빅토리아연으로 불리는 큰가시연꽃의 대관식을 볼 수 있는 절집이기도 하다. 빅토리아연은 해가 지기 시작하면 꽃봉오리가 네 쪽으로 갈라져 흰 꽃을 피운다. 다음날 저녁이 되면 꽃잎이 양파처럼 하나씩 벗겨지면서 핑크빛으로 변한다. 왕관을 연상케 할 정도로 화려한 자태를 뽐내다가 바로 물속으로 가라앉아 일생을 마감하는 특이한 꽃이다.

빅토리아 연꽃은 밤에만 핀다고 '밤의 여왕'으로 불린다. 아프리카 아마존이 원산지다. 빅토리아 연꽃은 연잎 하나의 지름이 100∼180㎝쯤 된다. 여기에 스님이 올라앉아 불경을 하는 장면을 연출하는 8월 하순께 큰 구경거리를 보려고 전국의 사진작가들과 신도들이 몰려든다.

강진 옴천사에 줄지어 있는 돌탑. 옴천사에는 자그마치 3000기가 넘는 돌탑이 세워져 있다.
 강진 옴천사에 줄지어 있는 돌탑. 옴천사에는 자그마치 3000기가 넘는 돌탑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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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천사 주지 정암스님이 쌓은 돌탑들. 스님은 한국전쟁과 빨치산 토벌 등으로 희생된 분들의 천도를 위해 지금도 돌탑을 쌓고 있다.
 옴천사 주지 정암스님이 쌓은 돌탑들. 스님은 한국전쟁과 빨치산 토벌 등으로 희생된 분들의 천도를 위해 지금도 돌탑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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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천사도 색다른 절집이다. 강진군 옴천면의 옛 목암사 자리에 1960년대에 들어선 절집이다. 여기에는 자그마치 3000기가 넘는 돌탑이 세워져 있다. 절집의 일주문에서부터 돌탑이 줄지어 서 있다. 크고 높은 거대한 돌탑부터 작고 앙증맞은 돌탑까지, 수많은 돌탑이 경내 곳곳에 불상과 함께 세워져 있다.

어디에서 많은 돌을 가져왔고, 어떻게 쌓았는지 쉽게 짐작할 수 없지만 똑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다. 저마다 다른 모양과 크기를 하고 있는 돌탑이다. 돌과 돌 사이를 돌로 괴었는데도 흔들림이 전혀 없는 것도 신기하다. 아슬아슬한 돌탑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도 탄성이 절로 나오면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절집이다.

돌탑은 절집의 주지 정암스님이 쌓았다. 한국전쟁과 빨치산 토벌 등으로 희생된 분들의 혼을 달래 천도하려고 지난 20년 동안 쌓았다. 지금도 쌓고 있다. 아무렇게나 쌓으면 높이 올릴 수 없는 돌탑의 특성을 생각하면, 스님의 공력에 경외심이 절로 든다. 종교나 종파를 떠나 돌탑을 보러 가볼만한 절집이다.

강진 금곡사 입구의 큰바위얼굴. 절집 입구의 거대한 암벽이 큰바위얼굴을 하고 있다.
 강진 금곡사 입구의 큰바위얼굴. 절집 입구의 거대한 암벽이 큰바위얼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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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곡사 풍경. 보물로 지정된 3층 석탑이 절집 마당에 세워져 있다. 석탑은 고려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곡사 풍경. 보물로 지정된 3층 석탑이 절집 마당에 세워져 있다. 석탑은 고려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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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곡사는 보은산 자락의 거대한 암벽 사이에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는 절집이다. 남미륵사와 같은 강진군 군동면에 있다. 절집 입구의 거대한 암벽이 큰바위얼굴을 하고 있다. 큰바위얼굴로 맞아주는 절집이다. 얼마 전 벚꽃 흐드러질 때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던 절집이다.

절집 옆으로 흐르는 계곡이 시원하고, 공간도 넓다. 강진사람들의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학생들의 소풍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절집이다. 절집 뒷산에 야생 차밭도 있어 차인들의 발길도 줄을 잇고 있다.

금곡사는 오래된 절집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 밀봉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방랑시인 김삿갓도 이곳에 머물며 거대한 바위와 그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의 정경에 반해 시 한 수를 남겼다고 한다.

절집 마당에는 높이 5m의 3층 석탑이 있다. 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탑 양식을 하고 있으면서도 기단부나 탑의 지붕돌 일부에서 백제계 석탑 특징도 보여준다. 고려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물 제829호로 지정돼 있다.

남미륵사의 청동 아미타불 좌상. 남미륵사는 불상과 불탑이 하나같이 크고 높다. 이국적인 느낌을 안겨주는 절집이다.
 남미륵사의 청동 아미타불 좌상. 남미륵사는 불상과 불탑이 하나같이 크고 높다. 이국적인 느낌을 안겨주는 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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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남미륵사, #옴천사, #금곡사, #큰바위얼굴,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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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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