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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청 전경.
 경상남도청 전경.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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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는 경남이라는데 별로 이견이 없다. MBN 정치토론 프로그램 '판도라'에서 정두언 전 의원이 '최대 격전지는 경남'이라 하자, 평소 반대 입장을 주로 보여 왔던 정청래 전 의원도 '맞다'고 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는 수도권이 최대 격전지였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특히 경남지사 선거가 어떻게 될지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심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50) 국회의원이 출마하고, 자유한국당에서는 두 차례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55) 전 지사가 나선다.

김 의원과 김 전 지사는 2012년 총선 때 '김해을'에서 한 번 붙었다. 당시는 김 전 지사가 과반 이상 득표해 이겼다. 두 사람은 6년만에 경남지사 자리를 놓고 재대결하게 되었다.

경남지사는 줄곧 옛 새누리당을 비롯한 보수정당이 차지해 오다 2010년 지방선거 때 김두관 전 지사(현 국회의원, 김포갑)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김두관 전 지사는 이후 민주당에 입당했다.

2012년 12월 보궐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 때에는 홍준표 전 지사가 출마해 무소속 권영길 전 의원과 민주당 김경수 의원을 차례로 눌렀다. 김경수 의원은 이번이 두 번째 경남지사 도전이다.

대선 전후로 달라진 민심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당원 댓글공작'에 연루됐다는 한 매체 보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당원 댓글공작'에 연루됐다는 한 매체 보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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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선거를 되돌아 보면, 경남은 여전히 보수세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촛불 혁명 이후, 경남 민심에도 일정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지난해 5월 대선 때 후보별 득표율을 보면, 경남에서 문재인 후보가 36.73%, 홍준표 후보는 37.24%, 안철수 후보는 13.39%, 유승민 후보는 6.71%, 심상정 후보는 5.32%를 얻었다.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후보 사이 표 차이가 0.51%p밖에 나지 않는다.

김해·거제·양산은 문 후보가 홍 후보보다 10~20%p 앞섰고, 창원은 비슷했으며, 진주·통영·사천은 문 후보가 10~15%p가량 적었다. 10개 군지역은 문 후보가 훨씬 적었다.

현재 경남 전체 인구는 340만 명. 김해·양산·거제가 110만 명 안팎이고, 창원만 108만, 진주·사천·통영과 10개 군지역을 합쳐 120만 정도다. 경남 선거에서는 창원과 김해·양산·거제의 득표가 영향이 크다.

김경수 의원과 김태호 전 지사의 출마선언 이후 나온 여론조사는 없다. 지난 2~3월 사이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김경수 의원이 자유한국당 출마 예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상대결에서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 9일 경남도청에서 출마선언한 김태호 전 지사는 오는 19일경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선다. 김 전 지사는 창원호텔 옆 나래빌딩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하고 선거운동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경수 의원은 당초 17일 경남에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당원의 '댓글 조작 연루설'이 나와 19일로 연기했다. 김 의원이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려면 5월 14일 이전에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두 당의 예비후보들은 다른 분위기다. 민주당 공민배·권민호·공윤권 예비후보는 김경수 의원이 단수 후보임을 인정하고 '원팀'으로 뛰기로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김영선·안홍준 예비후보는 김태호 후보 공천에 반대해 법원에 '공천 효력 무효 확인소송'을 내놓았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국회의원은 지난 9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지사 선거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전 국회의원은 지난 9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지사 선거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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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선거 분위기는?

지역 분위기는 어떨까. 진주 중앙시장에서 만난 김지석(54)씨는 "보수 지지하던 사람들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많이 돌아섰다. 경남도 이전 선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여론조사가 그런 사실을 어느 정도 뒷받침한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왜 높게 나오는 줄 아느냐. 보수층은 전화가 오면 끊어 버리지만, 민주당 성향 사람들은 신이 나서 끝까지 들고 있다가 응답한다. 그런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말을 듣던 옷가게 주인 이아무개(62)씨는 "김태호가 다시 나온다고 하대. 김태호는 이전에 도지사할 때 무난하게 했다. 홍준표와 같은 당이기는 하지만 다르게 하지 않겠느냐"며 "김경수보다 김태호가 인지도가 높은 것 같다. 하여튼 이번 경남 선거는 박빙일 것 같다"고 했다.

허아무개(43)씨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지 아래에서 위로 흐르는 게 어디 있느냐? 김태호 전 지사는 두 번 했으면 됐지 왜 나오느냐? 김 전 지사가 다시 나오는 것은 반대다"고 했다.

인구 분포에 따라 선거를 분석하는 사람도 있다. 박상주(50. 진주)씨는 "창원은 반반이라 치더라도, 인구가 많은 김해·거제·양산에서 김경수 의원이 김태호 전 지사보다 월등히 많은 표를 얻는다면 게임은 하나마나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김태호 전 지사는 '올드 보이'라 하지만 이인제 전 의원과는 다르다. 사람들을 만나 보면 김태호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낙마하지 않았다면 총리까지 됐을 거 아니냐?"며 "그래서 아직도 괜찮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고, 보수정당들이 워낙 선거를 잘하니까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고 했다.

사천에서 만난 김아무개(47)씨는 "사천은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사람들 유입도 많고 구성원도 다양하다"며 "김태호 전 지사가 다시 나오는 게 맞느냐 하는 이야기가 많다. 사람들은 막연하게 새로운 인물을 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래서 김 전 지사가 고전할 수도 있다"고 했다.

경남지사 선거는 투표함 뚜껑 열기 전에는 모른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김은한(창원)씨는 "김경수 의원이 유리할 것 같지만, 경남은 워낙 보수 성향이 강하다 보니까 투표함 뚜껑 열기 전까지는 모를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이 자만하면 진다"는 말도 했다.

요즘 행사장에 가 보면 분위기가 이전과 다르다. 파란색 옷이 빨간색 옷보다 더 많다. 더불어민주당 색깔인 파란색 옷을 입은 예비후보들이 자유한국당의 빨간색 옷을 입은 후보보다 많이 보인다.

학부모 김순자(양산)씨는 "지난 주 양산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 갔는데 놀랬다. 예비후보들이 많이 왔다. 파란색 옷이 열 명 정도였다면 빨간색 옷은 한두 명에 그쳤다"며 "그만큼 민주당 예비후보가 이전 선거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선거전에 들어가면 그 후보들도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를 위해 뛸 것이니까, 역대 선거와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라 했다.

최근 터진 '민주당 당원의 댓글조작' 사건에 김경수 의원 연루설이 나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이창석(창원)씨는 "선거 두 달여를 남겨두고 터진 사건인데, 아직 진위를 좀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 보수층 결집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번 경남지사 선거에 바른미래당에서는 김유근(44) KB코스메틱 대표와 민중당에서는 이병하(57) 전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이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태그:#김경수, #감태호, #김유근, #이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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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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