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중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올시즌 첫 승을 거두며 반등의 여지를 남겼던 FC서울. 하지만 승리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또 한번의 패배로 팬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서울은 14일 울산 문수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 1 2018' 7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여러차례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페널티킥 실점을 내주며 패했지만, 이전의 안좋았던 경기력이 그대로 이어진것이 큰 문제였던 경기였다.

포항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서울은 1승 3무 3패의 성적으로 중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마저 놓치며 리그 순위 10위를 유지했다.

서울의 현실 드러내는 벤치 멤버

울산에게 패한 서울 'KEB 하나은행 K리그 1 2018' 7라운드에서 서울은 울산에게 0-1로 패했다.

▲ 울산에게 패한 서울 'KEB 하나은행 K리그 1 2018' 7라운드에서 서울은 울산에게 0-1로 패했다. ⓒ FC서울 페이스북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던 두 팀 균형의 추가 기운건 전반 30분. 울산의 주니오가 페널티박스에서 서울 양한빈 골키퍼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주니오가 성공시키며 울산이 1-0으로 앞서 나갔다.

전반전을 한 골 뒤진체 마무리한 서울은 후반초반 에반드로와 박동진이 득점기회를 잡았으나 울산 오승훈 골키퍼 선방에 막혀 무위에 그쳤지만 여기서 흐름만 잘 이어간다면 지난 포항전과 마찬가지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리고 후반 10분이 넘어서면서 황선홍 감독은 선수교체를 통해 경기 흐름에 변화를 주고자 했는데 여기서 서울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황선홍 감독은 심상민(박동진 교체), 조영욱(정현철 교체), 코바(신진호 교체)를 교체선수로 활용하였는데 이들 모두 경기 흐름에 변화를 주기엔 부족한 선수들이었다.

그나마 코바가 투입되면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기대를 걸어볼 법했지만 코바의 세트피스 활용도는 이를 받아줄 선수가 없어 무위에 그쳤다. 조영욱을 투입해 투톱으로 전술변화를 꾀했으나 조영욱도 경기 막판 득점기회를 얻은 것 외엔 활약이 없었다. 이날 서울의 벤치멤버는 유현, 곽태휘, 심상민, 조영욱, 코바, 김한길, 황기욱으로 구성됐는데 이들 모두 경기 흐름에 변화를 줄 만한 카드들인가에 대해선 물음표가 붙는다.

조영욱을 비롯해 김한길과 황기욱 모두 이제 프로 1~2년차 신예고, 코바와 곽태휘, 심상민등은 세트피스에서 기대를 걸어볼 법하지만 극히 활용이 제한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보니 부진한 선발 선수를 교체하거나 4-4-2등의 포메이션을 바꾼다 한들 그저 선수나 포메이션만 바꾼 선에서 그치는 결과가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과거의 서울과 달리 올시즌 서울의 벤치멤버들을 보면 경기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으리란 기대가 갖기 어려운 현실이다. 2010년대에 들어서만이라도 제파로프, 데얀, 몰리나, 아디, 오스마르 등과 같은 특급 외인에 하대성, 김주영, 윤일록, 차두리, 김치우, 김진규 그리고 어릴 때 입단해 주전으로 성장한 고명진과 고요한과 같은 튼실한 주전멤버들이 있었다. 여기에 최효진과 최태욱, 최현태, 한태유, 윤주태와 같이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활약할 수 있는 로테이션 멤버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탄탄한 전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리빌딩을 선언한 올시즌엔 그나마 선발멤버들이 버텨주는 데 반해 벤치가 턱없이 약한 서울이다.

이는 서울의 올시즌 리그경기에서만 봐도 윤곽이 나온다. 과거 윤주태와 이상협과 같이 조커로 출전해 득점을 터뜨리거나 빠른 발을 갖춘 윙어들을 투입해 상대의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서울은 그러한 선수가 없는 현실이다. 이러니 선수교체의 효과를 기대하는 건 언감생심, 서울의 벤치가 얼마나 약한지는 지난 인천전에서 후반전 교체투입된 에반드로가 골을 넣은 것 이외엔 활약이 전무하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이에 반해 상대팀인 울산의 김도훈 감독이 꺼내든 교체카드는 그 의미가 상당히 부여되는 모습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김승준과 박용우, 이상헌을 투입했는데 김승준은 중원과 측면쪽에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경기막판 서울의 득점기회를 헤딩으로 걷어내며 팀 승리를 지켜내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박용우와 이상헌 투입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를 지키려는 김도훈 감독의 의중까지 읽을 수 있는 교체였다.

결국 벤치싸움에서도 진 서울은 경기 내에서 반전을 도모하지 못했고, 경기까지 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현실적인 문제와도 싸워야 하는 황선홍 감독

황선홍 감독은 후반전 정현철을 빼며 조영욱을 투입하며 4-4-2로 포메이션을 바꾸면서 공격쪽에 숫자를 늘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현철을 교체아웃한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정현철은 5년 전 터키에서 열린 2013 FIFA U-20월드컵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 연장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린 기억이 있다. 정현철은 지난 시즌 경남에서 최영준과 함께 경남 중원을 이끌면서 지난 시즌 경남의 K리그 1 승격의 주역이었다.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과 컷팅능력, 빌드업 능력에서도 준수한 기량을 갖고 있는 그는 공격진영으로 올라와 득점을 터뜨릴 수도 있는 능력도 갖췄다. 이는 경남에서 활약한 지난 2시즌동안 12골을 기록한 것으로 증명된다.

그런데 이 12골 중 대부분이 경남 김종부 감독이 뒤지고 있거나 동점인 상황에서 정현철을 톱으로 올려 그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를 통해 기록한 득점이란 사실이다. 경기막판 득점이 필요해 단순하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정현철의 제공권을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는 팀 전술에 또 다른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정현철을 교체아웃 시키면서 그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특히 서울의 이날 18인 엔트리에서 전형적인 공격수는 에반드로 1명이었던 점과 신진호의 경기력이 부진했던 걸 감안한다면 한번쯤은 시도해봤을법한 정현철 전진배치 활용이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정현철을 교체아웃 시키면서 그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흐름에 변화를 줄 만한 자원이 넉넉치 않다면 주전급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치로 살려주는 전술을 짜야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인데 그것마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황선홍 감독이 현재의 자원으로 어떻게든 결과나 발전하는 경기력을 보여야 하지만 현재의 서울은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그러한 현실 속에 '황선홍 아웃'을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만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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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FC서울 울산현대 황선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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