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현민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의 물뿌리기 갑질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3일 "업무상 지위에 관한 갑질 행위에 대해 엄정히 수사할 것"이라며 내사 착수 배경을 밝혔다. 내사는 강서경찰서 형사과가 맡았다. 내사는 정식 수사에 착수하기 전 법규를 위반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하고, 사건 번호도 부여된다. 정식 수사가 개시되면 조 전무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수 있다.
경찰은 조 전무의 행동이 폭행이나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물을 뿌리는 행위 자체도 폭행죄로 처벌이 가능하다"면서 "통상 내사를 하면 피해자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 확인 작업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전무의 물 뿌리기 갑질은 지난 12일 <매일경제>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광고 대행사 A업체의 익명 게시판에는 조 전무가 지난달 이 업체와의 회의 자리에서 담당자인 광고팀장에게 물을 뿌렸다는 폭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1차로 음료수가 들어있는 병을 던졌는데 안 깨졌고, 분이 안 풀려 물을 뿌렸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알렸다.
물 뿌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조 전무는 발 빠르게 사죄 입장을 밝혔다. 조 전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해서는 안 될 행동으로 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대행사 직원 분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는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며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면 안됐는데, 제 감정을 관리 못한 큰 잘못"이라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