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기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역전 쓰리런 홈런을 쳐낸 김상수

8일 경기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역전 쓰리런 홈런을 쳐낸 김상수 ⓒ 삼성라이온즈


지난 8일 삼성 라이온즈가 SK 와이번스를 12-4로 대파하며 5승째를 거뒀다. 공동 8위인 LG 트윈스 역시 같은 날 승리를 거둬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삼성에게는 이날 승리가 1승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시즌 내내 계속되었던 좌완 선발 공포증을 떨쳐냈기 때문이다.

삼성 타선은 8일 경기 전까지 좌완 선발 투수들에게 맥을 추지 못했다. 3월 25일 장원준(두산 베어스, 7이닝 4실점 6피안타 4탈삼진)을 시작으로 3월 27일과 29일엔 기아 타이거즈의 팻딘(6.1이닝 무실점 3피안타 3탈삼진)과 정용운(5이닝 무실점 2피안타 4탈삼진)에게 꽁꽁 묶였다. 그리고 지난 3일과 5일엔 NC 다이노스 구창모(4.1이닝 무실점 5피안타 7탈삼진)와 왕웨이중(8이닝 1실점 10피안타 4탈삼진)을 넘어서지 못했다.

5경기에서 30.2이닝 동안 5점을 내는데 그쳤다. 경기 결과는 1승 4패. 지난 5일 NC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때 9회초 따낸 3점도 왕웨이중이 마운드에서 내려가자마자 불펜진에게 만들어 낸 점수였다. 이처럼 삼성 타자들은 상대 좌완 선발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을 뿐, 패전을 안긴 적은 없었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유난히 왼손 투수들에게 약했다. 좌완 상대 팀 타율이 0.264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고, 삼진은 가장 많았다(328개). WPA(Win Probability Added, 추가한 승리 확률)는 0.25로 8위였다. 특히 상대팀에서 좌완 투수가 선발로 나온 날엔 승률이 36.7%에 불과했다(18승 31패 2무, 리그 9위). 올 시즌 역시 4월 7일까지 좌완 상대 타율이 0.233에 불과했다.
 
지표가 보여주듯 삼성에게 좌완 투수는 넘어서기 힘든 존재였다. 하지만 8일 경기는 달랐다. 김한수 감독은 '2승·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던 김광현을 공략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선발 엔트리에 7명의 우타자를 배치한 것이다. 이는 좋은 노림수로 작용했다. 삼성 타자진은 3회까지 홈런 두 개를 포함해 6점을 따내면서 3이닝만에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5전 6기. 다섯 번의 실패 끝에 여섯 번째 만에 좌완 선발을 무너뜨린 것이다.

 올 시즌 삼성을 상대한 좌완 선발 투수 명단. 삼성은 6번의 도전 끝에 공략에 성공했다

올 시즌 삼성을 상대한 좌완 선발 투수 명단. 삼성은 6번의 도전 끝에 공략에 성공했다 ⓒ 청춘스포츠


삼성이 왕조 시절을 구축했던 2011시즌부터 2014시즌까지 2011시즌을 제외하고는 좌완 상대 팀 타율이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 특히 2014시즌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좌완을 상대로 3할이 넘는 팀 타율(0.326)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달성했던 2015시즌에도 리그 3위에 해당하는 0.284의 좌완 상대 팀 타율을 기록했다.

13게임만을 소화한 상태지만 삼성의 마운드는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오치아이 코치의 합류와 강민호의 영입을 통해 마운드 보강에 나섰다. 그리고 성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팀 방어율은 5.01(리그 6위)로 다소 높지만 투수진 WAR 합계는 3.24로 리그 1위다. 퀄리티스타트 역시 8회로 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제 삼성의 상승세를 위해서는 타자들의 분발이 필수적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유독 약했던 좌완 투수를 상대로 말이다. 올 시즌 삼성의 순위표는 좌완 투수 공략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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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김건엽
삼성라이온즈 좌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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