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운 K리그의 명품 더비 '슈퍼매치'가 펼쳐진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 서울은 오는 8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KEB 하나은행 K리그1' 5라운드에서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를 벌인다.

'슈퍼매치'에 약했던 수원 삼성, 올 시즌에는?

최근 슈퍼매치 리그 10경기로 한정하면 서울이 5승 5무로 절대적인 우세다. 하지만 올 시즌은 서울보단 수원에 무게감이 더 쏠린다. 서울은 아직까지 개막 후 4경기째 승리가 없다. 2무 2패로 12개 팀 가운데 10위에 머물고 있다. 한동안 K리그를 주도했던 서울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다. 과거에는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을 보였다면 올 시즌 서울의 부진은 실력 부족이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원도 그리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수원은 지난 4일 홈에서 열린 시드니 FC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서 1-4로 패했다.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 줄 김은선을 비롯해 곽광선, 양상민 등 수비진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한 점이 패착이었다. 게다가 이번 슈퍼매치는 수원 홈구장에서 열리지만 정작 수원은 안방에서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리그와 ACL을 통틀어 5경기 2무 3패다.

두 팀 모두 슈퍼매치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다. 서울은 슈퍼매치를 통해 올 시즌 첫 승을 거두고 터닝포인트를 마련해야 한다. 반면 수원은 홈 첫승으로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데얀 더비' 모두에게 충격을 준 데얀의 이적

사실 이번 슈퍼매치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데얀 더비'다. K리그와 FC 서울의 레전드 선수였던 데얀은 올해 초 수원으로 이적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데얀은 K리그 통산 303경기에서 173골로 역대 최다 득점자에 올라있다.

FC 서울 측은 데얀의 높은 몸값과 많은 나이, 전술적인 이유 등으로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필 데얀의 행선지가 라이벌 수원으로 정해지자 '왜 데얀을 보냈냐'고 반발하는 팬들도 있었다. 데얀의 이적으로 서울 팬들은 큰 상처를 입은 반면 수원 팬들은 환호했다.

그동안 서울 유니폼을 입고 슈퍼매치에서 7골 4도움을 올린 수원 킬러였지만 지금은 푸른 유니폼을 입고 있다. 과연 데얀이 친정팀 서울의 가슴에 비수를 꽂을까. 이는 슈퍼매치를 더욱 뜨겁게 달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데얀은 지난 4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서울전을 앞둔 소감으로 "몇몇 팬들은 나에게 화를 낼 것이고 야유를 받을 수도 있다. 그래도 K리그에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줬으면 한다"라며 "승리에 집중할 것이다. 단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커리어 최대 위기 맞은 황선홍

또 하나의 관심은 황선홍 감독이다. 부산, 포항을 거쳐 서울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이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016 시즌 서울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전북의 승점 삭감에 힘 입은 어부지리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황선홍 감독은 제대로 된 성적으로 확실하게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서울은 리그 5위에 머물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쳤다.

그래서 올 시즌은 더욱 중요하다. 황선홍 감독은 과감하게 칼을 빼들었다. 리빌딩을 위한 스쿼드 개편이었다.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 김치우 등 주전급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상쇄할 만한 선수들의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또 리빌딩이라고 볼 수 없었던 것이 정작 선수 스쿼드의 연령대는 낮아지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대로 서울은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빠르고 역동적인 축구를 구사하겠다는 황선홍 감독의 색깔은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급기야 지난 인천과의 4라운드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황선홍 아웃'이 쓰인 플래카드가 걸리기도 했다. 팬들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 황선홍 감독은 하루 빨리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슈퍼매치 승리는 성난 서울 팬들을 조금이나마 잠재울 기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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