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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TV에 출연해 성대모사를 선보인 강수훈 예비후보(위). 가운데는 데블스TV에 출연해 생선 이름으로 재채기하는 민형배 예비후보. 아래는 팟캐스트 귤까는 방송에서 입담을 과시한 강기정 예비후보.
 데블스TV에 출연해 성대모사를 선보인 강수훈 예비후보(위). 가운데는 데블스TV에 출연해 생선 이름으로 재채기하는 민형배 예비후보. 아래는 팟캐스트 귤까는 방송에서 입담을 과시한 강기정 예비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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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이 "대학교 때 수산물 공장에서 일한 이력이 있네요? 생선 이름으로 재채기 한 번 해보세요"라고 황당한 요구를 하자, 머뭇거리던 면접자는 곧장 "꽁치이~" "갈치이~"라며 재채기 시늉을 한다.

6·13 지방선거 민형배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출연한 한 영상 콘텐츠의 한 장면이다. 시장 후보를 검증한다는 '면접' 콘셉트의 홍보 영상인데, 결코 평범하지가 않다. 소위 "망가지는 상황"도 불사하며 탈권위적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눈에 띄는 것.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활발한 가운데, 좀 더 기발하고 톡톡 튀는 콘텐츠로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홍보 기법도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SNS 주이용 층인 젊은이들에게 엄숙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깨고 유쾌 발랄한 모습으로 다가가려는 시도다.

일각에선 무거움을 내려놓은 선거 콘셉트에 대해 "후보자를 무례하게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오히려 후보자들이 자진해서 이런 콘셉트를 적극 활용하고 나서는 상황.
 
▲ 김래원 성대모사·바닥서 물구나무 서기



더불어민주당 강수훈 동구청장 예비후보는 지난달 23일 SNS예능제작소 데블스TV를 통해 '어그로 뉴스'를 선보였다. 강 예비후보는 청년 후보답게 진행자 김영빈 씨와 시종일관 유쾌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출마 소식을 전했다.

영상에서 강 예비후보는 연예인 "김래원과 닮았다"는 진행자의 멘트를 이어받아 김래원의 극중 대사를 성대모사로 따라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후반부에는 "정치인으로서는 젊은 나이"라는 외부 우려를 인터뷰에 녹여내 "일하기 딱 좋은 나이"라고 받아치며 웃어넘기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예능을 보듯 웃다가도 가볍지만은 않은 대화가 오가는 것.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도 데블스TV와 촬영한 영상을 SNS에 게재했다. 민 예비후보는 면접 콘셉트로 진행되는 영상 속에서 진행자가 질문하고 요구하는 사항들을 따른다. '건강을 위해 물구나무를 선다'는 후보자의 이력을 본 진행자가 요청을 하자 민 예비후보는 직접 물구나무를 서 보이는 식이다.

민 예비후보의 영상이 공개되자 "어른에게 무례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기도 했다. 진행자 외에도 청소년, 이주민, 여성이 면접관을 연기했다. 이에 데블스TV 측은 해당 영상에 댓글을 달고 제작 의도와 배경을 전하며 "권위주의를 부수고 시민에게 몸을 낮추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로 받아들여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정작 민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사자인 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재밌는 영상만큼이나 데블스의 해명 글은 저의 정치적 지향과 많이 일치한다. 정치인을 무례하게 다룰 수 있는 데블스TV 홧팅"이라고 글을 남겼다. 해당 영상은 3일 기준 10만3000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청년들이 진행하는 지역 팟 캐스트 '귤 까는 방송(귤팟)'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광주시장 예비후보 편으로 시즌3 첫 방송을 시작했다. 강 예비후보가 귤팟 측에 출연 의사를 밝혀 진행된 녹음이다.
 
▲ "선거 관심 적지만, 확장성 큰 젊은 층 공략"
 
이날 강 예비후보는 청년 진행자들과의 세대 차이에도 불구하고 소탈한 모습으로 녹음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진행자들은 강 예비후보가 국회의원 재직 시절 국회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했던 일화를 거론하자 "문무를 겸비한 시장후보"라며 맞장구치는 등 무게감을 덜어내는 화법을 구사했다.

광주 지역구에 출마하는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젊은 층은 선거에 관심은 적지만 확장성이 큰 만큼 특성에 맞는 선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정형화 된 정치인의 이미지보다는 가볍더라도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게 좋은 반응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캠프도 이러한 트렌드에 걸맞게 선거 전략을 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미지 유리천장을 깰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리 기자 ur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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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지방선거,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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