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시즌, 어느 누구도 뉴욕 메츠가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메츠에는 가능성 있는 유망주 선수들이 많았지만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은 아니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정규 리그에서 90승 72패의 성적으로 지구 라이벌 워싱턴 내셔널스를 7경기 차로 제치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5차전 혈투 끝에 3승 2패의 성적으로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리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압도적인 선발진을 앞세워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시카고 컵스를 4-0으로 완파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비록 월드시리즈에서 캔자스시티에 1승 4패로 패하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이들이 일으킨 돌풍은 굉장히 신선했다.

이후 메츠 선발진은 단 한 번도 제대로 가동된 적 없이 항상 무너졌다. 한 명이 살아나면 한 명이 부상으로 실려나가는 악재가 반복되었다. 2015 시즌 에이스 맷 하비는 여러 가지 이유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2시즌 동안 100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2016 시즌 노아 신더가드가 에이스로 군림하자 제이콥 디그롬이 부상으로 나갔고, 2017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 메츠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우선 '뉴욕의 터줏대감'이라 불리던 테리 콜린스 감독이 물러났고, 클리블랜드 투수진의 부활을 이끌었던 미키 켈러웨이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클리블랜드는 켈러웨이 감독이 투수 코치로 부임한 이후 꾸준히 투수진의 성적이 상승했으며, 지난 2년 간 정점을 찍었다.

 켈러웨이 부임 이후 클리블랜드의 팀 방어율

켈러웨이 부임 이후 클리블랜드의 팀 방어율 ⓒ 청춘스포츠


캘러웨이 감독의 취임은 메츠 투수진에게 엄청난 희소식이다. 켈러웨이 감독은 대표적인 젊은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요즘 메이저리그 투수 운영의 트렌드는 바로 '퀵 후크'다. 선발진에게 오랜 이닝을 맡기지 않고 적은 이닝에 모든 힘을 쏟아 붓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퀵 후크를 가장 잘 사용했던 사람은 바로 켈러웨이 감독이다.

켈러웨이의 퀵 후크 전략은 메츠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 되어 이닝 수 제한이 필요한 신더가드, 2015 시즌 과부하로 최근 2년간 부진했던 하비, 부상에서 신음했던 스티브 마츠, 지난 시즌 홀로 선발 마운드를 지키며 고생했던 디그롬 모두 철저한 관리만 해준다면 충분히 엄청난 시즌을 보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 해 메츠 투수진의 평균 자책점은 5.01이었다. 이는 내셔널리그에서 14위를 기록할 정도로 최악의 자책점이었다. 특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5.14를 기록했을 정도였다. 1선발 역할을 했던 디그롬(15승 10패 3.53)외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굳건하게 지킨 선수도 없었다.

그래도 이번 시즌에는 '토르' 신더가드가 돌아온다. 신더가드는 시범 경기에서 안정적인 투구 능력을 보여주며 디그롬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룰 준비를 마쳤다. 이번에는 구속 뿐만 아니라 완급조절까지 장착하며 생애 첫 사이영 상을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하비, 바르가스, 휠러, 마츠 모두 지난 시즌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모두가 최악이었기에 이번 시즌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고, 더 나은 경기를 펼칠 것은 분명하다.

불펜진에는 변화가 있다. 지난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밀워키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앤서니 스와잭(6승 4패 2.33)을 2년 1400만 달러에 데려왔다. 스와잭은 작년 에디슨 리드가 보스턴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했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마무리에는 쥬리스 파밀리아가 있지만, 켈러웨이 감독 성향 상 파밀리아가 항상 9회에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켈러웨이 감독은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투수인 파밀리아를 위기 때마다 등판시켜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하도록 만들 것이다.

파밀리아 외에도 A.J 라모스(61경기 3.99), 제리 블레빈스(75경기 2.94) 같은 믿을 만한 불펜 투수들이 한 둘은 더 있기에 클리블랜드 때보다는 운영이 어렵더라도 충분히 좋은 불펜 운영은 가능하다.

메츠의 타선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팀들 중 가장 알차게 보강했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외야수 제이 브루스(0.254 36홈런 101타점)를 3년 3900만 달러라는 매우 적절한 가격에 영입했다. 브루스는 지난 시즌 중반까지 메츠에서 뛴 경험도 있기에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키스에서 3루수로 뛰던 토드 프레이저(0.213 27홈런 76타점)도 2년 1700만 달러에 영입했다. 프레이저는 타격 스킬은 부족하지만 큰 거 한방으로는 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다만 캔자스시티에서 1년 650만 달러에 계약한 무스타커스(0.272 38홈런 85타점)를 놓친 부분은 분명 후회할 일일 지도 모른다.

이 두 선수의 합류로 메츠는 엄청난 파워 군단이 되었다. 지난 시즌 메츠의 총 홈런 개수는 무려 224개였다. 이는 내셔널리그 전체 1위를 기록할 정도의 엄청난 홈런 페이스였다. 이런 상황에서 브루스가 돌아왔고, 프레이저, 그리고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합류했기에 메츠의 파괴력은 더욱 무서워졌다.

타선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했던 세스페데스는 지난 시즌 81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이 지속되었던 탓이다. 세스페데스는 이번 시즌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요가 훈련을 병행하며 지난 시즌과 다르게 준비하고 있다.

중견수 콘포토 역시 돌아온다. 지난 시즌 어깨가 탈구되기 전까지, 콘포토는 메츠 타선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임은 분명했다. 1번 타순에서 그가 상대 투수를 흔들어준다면 뒤의 공갈포 타자들은 마음 편하게 상대 투수를 공략하여 더 많은 홈런을 기록할 것이다.

다만 메츠는 분주하게 준비했던 2루수 영입은 하지 못했다. 2015 시즌 메츠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가장 혁혁한 공을 세웠던 선수는 바로 현재 워싱턴의 주전 2루수 다니엘 머피였다. A.카브레라가 과연 머피만큼 해 줄 수 있을지가 메츠 내야진의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다.

분명 메츠는 지난 시즌보다 나아졌다. 콜린스 감독이 떠나면서 그동안 답답했던 운영도 많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경쟁자 워싱턴의 질주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도 하퍼가 내년 시즌 FA를 앞두고 있기에 이번 시즌을 우승 도전의 적기로 생각할 것이다. 과연 메츠가 2015 시즌의 기적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이정엽
캘러웨이 뉴욕메츠 클리블랜드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