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시·군의원 3~4인 선거구(지역)를 쪼개기로 한 것을 두고 반발이 거세다. 경남도의회는 16일 오전 기획행정위원회, 오후 본회의를 열어 '획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경남도(획정위)는 지난 13일 기초의원 84개 선거구 가운데, 2인 38개와 3인 32개, 4인 14개로 하는 획정안을 경남도의회에 넘겼다. 이는 4년 전 2014년 선거 때보다 2인(62개)은 줄어들고, 3인(31개)과 4인(2개)은 늘어났다.
경남도의원 53명 가운데 48명이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은 14일 오후 비공개로 의원총회를 열어 3~4인 선거구를 쪼개기로 했다.
이날 정판용 원내대표는 "경남도 획정위가 정한 안은 여러 지점에 불합리한 점이 많다. 소선거구제로 해야 소신껏 주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며 "4인 선거구가 필요한 지역은 필요한 대로 하고, 원상복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했다.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에는 아직 '획정안'을 조정한 안건이 제출되지 않았다. 16일 오전 회의 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획행정위 위원은 모두 9명이고, 이중 8명이 자유한국당이다.
기획행정위 소속 전현숙 의원(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은 획정안에 손을 댄다고 하는데, 아직 조정된 안이 제출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선거구에서 의원을 적게 뽑으면 다수정당에 유리하고, 많이 뽑으면 소수정당도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정의당·민중당·노동당 경남도당은 '기초의원 3~4인 선거구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석영철 '철야 1인시위'... 허성무 "획정안 존중하라"자유한국당의 기초의원 3~4인 선거구 쪼개기 시도를 두고 다른 정당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민중당 석영철 창원시장 예비후보는 자유한국당의 '기초의원 선거구 쪼개기' 시도 저지를 위한 1인 철야시위에 들어간다. 석 예비후보는 15일 오후 8시 30분부터 경남도의회 정문 앞에서 철야 1인시위에 들어간다.
석 후보는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은 공공연히 기초의원 선거구획정위의 잠정안을 '2인 선거구로 쪼개기'하여 수정조례를 통과시킬 의도를 드러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은 본회의를 앞두고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내부적 합의를 거친 후 16일에 날치기로 조례를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유한국당의 선거구 쪼개기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수정조례통과를 저지하기 위하여 철야시위를 진행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창원시장 예비후보는 15일 낸 자료를 통해 "자유한국당은 4인 선거구 쪼개지 말고 선거구획정안 존중하라"고 했다.
그는 "공직선거법상 '중선거구제 도입 취지'를 살리고 인구편차를 최소화해 표의 등가성을 높인다는 방향에서 결정된 '경남도 선거구획정안'은 자당의 이익여부를 떠나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거구 쪼개기 시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듯 계층별 요구가 확대되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낡은 사고에 사로잡힌 주장이며, 무엇보다 공직선거법을 정면으로 위반함은 물론 다양하고 참신한 정치신인들의 의회 진출을 막기 위한 치졸한 작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