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승훈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이희훈


11일 5000m, 15일 10000m, 18일 3200m(팀추월 준준결승), 21일 6400m(팀추월 준결승·결승).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승훈(31)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주행한 거리다. 열흘 사이에 총 2만4600m를 달렸음에도 이승훈은 "한 바퀴, 한 바퀴 돌 때마다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진행된 팀추월 경기에서 은메달을 거머쥔 이승훈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기자들을 만나 "(경기를 할수록) 오히려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이승훈은 함께 경기에 나선 까마득한 후배 김민석(20)·정재원(18)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같이 수고한 우리 동생들에게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월드컵은 몇 주에 걸쳐 하다 보니 후배들이 갈수록 체력이 떨어져 걱정했었는데, 올림픽에서 후배들이 잘 준비해준 것 같아 너무 고맙다"라고 말했다.

여자팀 논란엔 "분위기 안 좋지만 우리 경기에 집중"

은메달 확보한 남자 팀추월 이승훈, 정재원, 김민석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준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 은메달 확보한 남자 팀추월 이승훈, 정재원, 김민석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준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팀추월 경기에 나선 이승훈·김민석·정재원은 준결승(뉴질랜드)에서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극적인 역전승을 따내며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노르웨이)에선 경기 초반 근소하게 앞서가다 막판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승훈은 "준결승, 결승을 치르며 몸이 풀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처음 두 바퀴 리드할 때 좋은 랩타임이 나왔는데 네 바퀴 이후 속도가 떨어지면서 노르웨이에 밀렸다. 노르웨이 선수들이 워낙 좋은 기록, 인정할 수밖에 없는 기록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훈은 여자 팀추월 팀에 발생한 논란으로 스피드스케이팅팀이 어수선한 분위기인 것을 두고는 "후배들에게 우리 경기에 집중하자고 이야기했다"라며 "다행히 후배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이승훈은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고 해서) 팀워크를 더 다지고 이런 건 없었다"라며 "기존에 연습했던 대로 경기했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승훈은 이제 매스스타트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매스스타트는 총 6400m를 주행해야 한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남은 경기가 있는 만큼 경기에 집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남자 팀추월 은메달! 이승훈, 정재원, 김민석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자 팀추월 은메달! 이승훈, 정재원, 김민석 선수가 21일 오후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이희훈


앞서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낸 뒤 이날 은메달까지 거머쥔 김민석은 "정말 올림픽에 앞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수확을 얻게 돼 기쁘다"라며 "물론 이승훈·정재원 선수와 호흡을 잘 맞춰 이뤄낸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국민분들께서 응원해줘 이뤄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석은 "그래도 1500m 결과가 좋아서 부담감 없이 임했던 것 같다"라며 "(다음) 베이징올림픽이면 24세가 되는데 남자 선수로서 전성기라고 본다. 베이징에선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달리겠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석은 "결승 레이스에서 가장 힘든 순간"을 묻는 질문에 "솔직히 스타트 때부터 힘들었다"며 웃기도 했다.

2001년생인 막내 정재원은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어서 기쁘고 실감이 안 나지만 이제 24일 매스스타트 경기가 남았으니 그 경기에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재원은 "시상대에 섰을 때 '내가 진짜 시상대에 서는구나'라고 생각했다"라며 "다음 올림픽 땐 꼭 1등 자리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승훈과 13살 차이가 나는 정재원은 "(승훈이) 형이 잘 챙겨주고 엄하게 하지 않아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세 선수는 메달 수여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어사화 쓴 수호랑' 인형을 관중석에 던지기도 했다. 정재원은 "우리가 지나갈 때마다 함성이 커졌다. 응원해 주셨으니 당연히 (인형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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