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겨울 이적 시장에서 유독 잉글랜드가 뜨거웠다. 20개 팀이 총 6362억을 지출한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축구 시장을 전체적으로 흔들기에 충분했다. 많은 이들의 시선은 대형급 스타에 향했다. 오바메양의 잉글랜드행과 더불어 진행된 바추아이, 지루의 연쇄 이동은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산체스와 라포르테, 판 다이크 등의 이적은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반면 재도약을 위해 임대를 결정한 이들도 있다. 최근 높아진 시세와 리그의 수준은 부진한 선수들을 하위 클럽에 향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주앙 마리오, 다니엘 스터리지, 데울로페우 등이 임대를 떠났다. 과연 이번 임대는 '두 발 전진을 위한 한 발의 후퇴'가 될 수 있을까. 이번 기사에서는 그들 중 하나인 마리오를 자세히 분석해보자.

주앙 마리오는 포르투갈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활약하다가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지난 2016년 이적료 497억 원에 인터밀란에 입성했다. 등번호는 10번을 달았고, 팬들은 그가 인터밀란의 재건을 이뤄낼 수 있기를 바랐다. 첫 시즌에는 교체 출전을 포함해 총 30경기를 뛰며 3골 5도움을 기록했다. 나름 최선은 다했지만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다.

두 번째 시즌은 더욱 성장하는 모습이 필요했다. 인터밀란은 천문학적인 돈을 선수 영입에 썼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성적을 요구했다. 하지만 마리오의 플레이는 성장이 더뎠다. 상대의 압박에 취약했고, 창의성이 떨어져 점차 벤치로 밀려났다. 클럽은 세리에 우승 경쟁을 원하는데, 언제까지나 마리오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

웨스트햄과 미드필더 마리오, 서로 '윈윈' 임대 될까

 인터밀란에서 웨스트햄으로 이적한 주앙 마리오 선수.

인터밀란에서 웨스트햄으로 이적한 주앙 마리오 선수. ⓒ 웨스트햄 공식 트위터


인터밀란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른 미드필더를 찾기로 결정했다. 발 빠르게 움직이며 미키타리안과 파스토레, 후안 마타 등의 이적설이 루머로 돌았다. 하지만 문제는 FFP 규정이었다. 이미 엄청난 돈을 사용했기 때문에, 더 큰 배팅이 무리였다. 결국 이들은 마리오를 이적 시장에 내놓았다. 마리오를 처분함으로써 다른 선수를 데려오고자 했다.

인터밀란은 시장이 진행되는 내내 마리오를 팔기 위해 사방으로 뛰었다. 그 노력 끝에 선수와 클럽이 모두 합의한 팀은 웨스트햄이었다. 웨스트햄은 임대를 통해 마리오를 영입했다. 인터밀란을 떠나는 것은 마리오의 계획에 없었다. 세리에 입성 당시 받았던 관심에 비해 증명이 부족했고, 아쉬움만을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밀란에서 더 많은 기회를 원했었던 그는 결국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팀은 하피냐를 데려오며 마리오에게 자리가 없음을 알렸다.

웨스트햄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마리오는 많은 출전 기회를 원했는데, 마침 웨스트햄은 공수에 능한 미드필더가 필요했다. 협상은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다. 서로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계약서에 도장이 찍혔다. 웨스트햄은 올 시즌 골 득실이 좋지 못 하다. 공수 전면에서 약한 부분들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선수 보강이 시급했다.

미드필더들이 압박에 실패한 게 큰 발목을 잡았다. 상대의 카운터 어택이나 중거리 슈팅에 대해 약점을 드러냈고, 공격수들을 프리한 상태에 놓아두며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선수 부재가 많은 것도 문제였다. 안드레 아예우를 스완지에 보내고, 노블과 쿠야테에 캐롤, 아르나우토비치가 전부 부상으로 쓰러졌다. 그래서 웨스트햄에는 이번 이적 시장이 더욱 소중했다.

 웨스트햄에 입성한 마리오의 모습

웨스트햄에 입성한 마리오의 모습 ⓒ 웨스트햄 공식 트위터


결국 현재 웨스트햄의 약점을 메꿀 선수로는 마리오가 낙점됐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웨스트햄은 공수 전체에서 능한 마리오를 택했다. 이제 그는 웨스트햄의 중원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쳐야 할까. 아마도 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넓은 활동량'이다. 어떤 위치도 가리지 않고 경기장 곳곳에서 뛰어주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그동안 인터밀란에서 부족했던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팀을 옮긴 만큼, 열심히 뛰는 모습이 가장 먼저다. 특히 상대의 공격에 밀리지 않고 압박을 가하는 것이 요구된다. 조금 답답했던 공격으로의 패스길까지 열어준다면 금상첨화다.

마리오는 지난 두 차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두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며 한 번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을 활약은 아니었지만 마리오의 플레이는 매우 고무적이다. 무려 2개월 만에 뛴 풀타임이었고, 공격포인트 역시 4개월 만에 기록했다. 드리블도 팀에서 가장 많은 7회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분위기가 좋지 못한 경기력의 웨스트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오기에 충분함을 입증했다. 다만 팀의 부진은 막지 못했다. 지난 3일에 펼쳐진 브라이튼과의 경기에서는 1-3으로 패배하며 모예스 감독의 경질설까지 돌았다. 과연 마리오는 웨스트햄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후반기 프리미어리그를 지켜보는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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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앙마리오 웨스트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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