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1군 진입 이후 두 번째 시즌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얻으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중심에는 나성범, 이호준, 외국인 타자 테임즈 등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철저하게 뒷문을 단속했던 불펜의 몫이 컸다. 그해 NC의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4.79로 LG(4.56)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당시 필승조로 활약했던 투수는 원종현, 김진성, 손민한, 임창민 등이었다. 특히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원종현(71이닝)과 팀 내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김진성(25세이브)의 호투는 NC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단순히 한 시즌에 그치지 않고 줄곧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그 시작점이 된 2014년은 이들에게 의미있는 해였다.

원종현이 대장암 투병으로 인해 2015년을 건너뛰는 사이 최금강, 임창민, 이민호 등 여러 명의 투수들이 그의 빈 자리를 함께 메웠다. 이듬해 5월 말 완벽한 몸상태로 돌아온 원종현의 가세로 탄력을 받은 NC 불펜은 리그에서 가장 견고한 불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많은 팀들이 NC를 부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다.

NC의 4년 연속 PS 진출을 이끈 불펜의 활약상

 꾸준히 NC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김진성.

꾸준히 NC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김진성. ⓒ NC 다이노스


2014년부터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은 NC의 불펜을 공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2014년에 이어 2015년(4.50, 리그 1위), 2016년(4.15, 리그 1위), 2017년(4.32, 리그 2위)까지 4년간 불펜 평균자책점 순위가 2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 투수 한두 명의 힘으로는 만들 수 없는 결과다.

그래도 가장 고생한 투수를 꼽자면 역시 김진성이다. 2013년을 포함해 5년간 288경기에 등판해 322.1이닝 동안 23승 23패 42홀드 33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2016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69경기씩 등판해 80이닝 이상 소화하며 많은 공을 던졌다. 2016년 권혁과 송창식(이상 한화)가 90이닝 넘게 던지며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뿐 2년 동안 170이닝 이상 소화한 김진성도 자주 마운드에 올랐다.

대장암 투병을 딛고 일어선 원종현의 역할 또한 매우 컸다. 원종현은 2014년, 2016년, 2017년 세 시즌 동안 불펜에서 활약했다. 195경기 221.2이닝 11승 12패 50홀드 4세이브 ERA 3.90으로 매년 70이닝 이상을 던졌다. 지난해의 경우 22홀드를 기록해 진해수(24세이브)에 이어 홀드 부분 2위를 차지했다. 복귀 이후에도 위력적인 투구로 타자들을 상대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마무리 임창민의 이름도 빠질 수 없다. NC 유니폼을 입은 이후 2013년부터 매년 40경기 이상 등판했고 2015년부터 팀의 마무리로 활약했다. 계속되는 타고투저 현상 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투구로 뒷문을 책임졌다. 지난해에는 어깨 통증을 느낀 임정우를 대신해 WBC 대표팀에 승선하며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민호, 최금강, 임정호, 윤수호 등이 불펜 요원으로 나서면서 힘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2000년대 후반 KBO리그를 대표했던 두산의 'KILL'라인 못지않은 강력한 불펜이 완성됐고 이는 단시간에 팀이 강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동안 잘 버텼던 불펜, 관리의 중요성 더욱 커지는 이유

 암 투병을 딛고 돌아온 원종현의 투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관리가 분명 필요하다.

암 투병을 딛고 돌아온 원종현의 투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관리가 분명 필요하다. ⓒ NC 다이노스


더 이상 바랄 것은 없다. 투수들이 예년과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팀 입장에서는 불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변수는 '건강'이다. 여태껏 잘 버틴 투수들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투수들이 그동안 많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큰 문제 없이 시즌을 치르던 NC 불펜은 후반기에 다소 주춤했다. 후반기 팀 불펜 평균자책점 4.59(전체 3위)로 전반기(4.15, 전체 1위)보다 상승했고 전반기까지 잘 지켰던 2위 자리도 두산에게 내줘야만 했다. 순위 추락의 원인이 불펜의 부진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이 때 김진성, 원종현, 임창민 등 대부분의 투수들이 지친 상태였다.

무리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면 4~5년 정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더라도 그 이상으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내는 게 어렵다. 이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팀의 주축이 되는 투수들이 계속 마운드를 지키되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것은 NC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다. 성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불펜을 관리해야 한다. 그 누구도 지난해 9월 이후의 일이 반복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각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받쳐주는 것은 바로 건강이다. 아무리 좋은 능력을 갖췄어도 건강하지 않다면 롱런할 수 없다. 리그에서 수준급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NC 불펜이 아무 탈 없이 한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또한 '건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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