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부두르 불탑에 왔다.
세 번 오면 소원을 이룬다고 한다.
네 번째 왔다.
이제 이룰 일이 없는 셈이다.
'나 없음'으로 비우는 일밖에 없다.
그러나 그건 사실
무엇을 이루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임을
눈물겹도록 안다.
'각자가 자신의 몫으로
충분히 누리도록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하는 일...
이전보다 불탑에서
미소가 더 많이 보인다.
모두가 미소다.
서서
앉아서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두리번거리며...
모두가 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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