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법무부가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가상화폐 관련주들이 11일 동반 급락했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에스트레뉴빌딩에 있는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의 대형 전광판에 표시된 동반 급락한 비트코인 시세표를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 '어디까지 내려가나...' 법무부가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가상화폐 관련주들이 11일 동반 급락했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에스트레뉴빌딩에 있는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의 대형 전광판에 표시된 동반 급락한 비트코인 시세표를 시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가상화폐문제를 두고 청와대와 법무부 사이에 엇박자가 나면서 청와대가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문제의 발단은 11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었다. 이날 '가상화폐 폐쇄 검토안이 보도됐는데 정확한 입장이나 스케줄을 밝혀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박 장관은 "기본적으로 가상화폐 거래 금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사실 박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의 의견에 충실한 것이었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28일 범정부 가상화페 대책회의가 열린 뒤 가상화폐 폐쇄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건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가상화폐문제에 대처하는 여러 가지 방안 중의 하나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진행된 상황임을 헤아리더라도 '가상화폐 거래 금지 법안 준비'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목표' 등 박 장관의 발언은 후폭풍이 상당히 컸다.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했을 경우 일어날 자금의 해외유출, 가상화폐 거래의 음성화와 그로 인한 관리의 문제 등의 현실적 문제점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박 장관의 발언은 '콘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와 충분히 조율되지 않은 것이어서 '문재인 정부 내 정책 혼선'으로 비쳤다. 사기거래 등 불법행위에 역점을 두는 법무부와 가상화폐 거래(블록체인 기술)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촉매제라고 보는 경제관련 부처 사이의 의견 차이도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혼선은 '시장'을 이해하는 부처간 방식의 차이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박 장관 발언, 법무부 준비 방안 중 하나... 확정 사안 아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조기자단 간담회에서 가상화폐 논란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조기자단 간담회에서 가상화폐 논란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박 장관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박상기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이나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각 부처 논의와 조율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12일 '어제(11일) 박상기 장관의 발언이 청와대와 사전 조율 안되고 한 걸로 봐야 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전 조율을) 안했다, 안했으니까 어제 (윤영찬 수석이)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검토 관련해 추가 의견을 낼 계획이 없나?'는 질문에도 이 관계자는 "부처에서 논의해야 한다"라며 "(앞으로) 가상화폐 관련 청와대 코멘트는 없을 것이다, 해당 부처를 취재해달라"라고 말했다. 

이러한 대응을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콘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가 부처들끼리 조율하면 되는 정책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편,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전날 청와대에서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낸 것에는 "답변하기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태그:#가상화폐,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박상기, #청와대
댓글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