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여성들의 성폭력 대응 단체 '타임스 업' 결성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미국 할리우드 여성들의 성폭력 대응 단체 '타임스 업' 결성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 뉴욕타임스


미국 할리우드 여성들이 '일하는 여성'을 향한 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뭉쳤다.

할리우드 여배우, 여성 감독, 여성 작가 등 300여 명은 1일(현지시각)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전면 광고를 내고 직장 내 성폭력과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단체 '타임스 업'(Time's Up)을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폭로 사건을 시작으로 영화계를 넘어 언론계, 정치계 등으로 확산된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Too) 캠페인'을 주도했던 할리우드 여성들이 조직적인 활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광고를 통해 "남성이 지배하는 업계에 끼어들고, 지위를 높이고, 의견을 내고, 인정받으려는 여성의 투쟁은 끝나야 한다"라며 "도저히 뚫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남성 독점의 시간은 끝났다"라고 주장했다.

'타임스 업'에는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피해자인 애슐리 쥬드를 비롯해 에바 롱고리아, 메릴 스트립, 엠마 스톤, 리스 위더스푼, 나탈리 포트먼 등 여배우와 유명 시나리오 작가 숀다 라임스, 전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고문을 지낸 변호사 니나 쇼 등이 참여했다.

라임스는 "여성은 집 안 청소를 하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할 수 없었다"라며 "우리 같은 여성 그룹이 권력을 갖지 못한 다른 여성들의 모델이 될 수 없다면 누가 그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미국 전역의 여성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 지원에 쓰일 1300만 달러(약 138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비롯한 남성들도 기부하며 힘을 보탰다.

또한 성폭력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거나 침묵을 강요하는 회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 제정과 전 업계에서 주요 직위의 남녀 비율을 대등하게 하기 위한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첫 공식 활동으로 오는 7일 개막하는 제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성폭력과 성차별에 대한 경각심을 울리기 위해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검은색 의상을 착용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롱고리아는 "이것은 패션이 아니라 연대(solidarity)의 순간"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여배우로서 드레스와 외모로 시상식을 장식했지만, 더 이상 그런 것을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할리우드 타임스업 미투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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